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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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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이 관리하는 '내셔널(National)..' 413곳 유형별 총정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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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 미국 버지니아 주에 사는 Dan Elias라는 남성이 워싱턴DC의 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의 스탬프를 마지막으로, 24년이 걸려서 미국의 "all 411 national parks, monuments, memorials and sites"를 방문했다는 뉴스가 있었다.그 411곳의 '내셔널(National) ...'들은 모두 미국 국립공원청에서 관리하는 "official units"로 국립공원 방문도장(National Park Passport Stamp)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즉 미국에는 국립공원청에서 관리하는 '넓은 의미로 국립공원'이 당시에 411곳... 지금 2016년 10월 기준으로는 413곳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돌화살촉 모양의 로고를 사용하는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 NPS)은 1916년에 만들어져서 올해로 정확히 100주년(centennial)을 맞았다! 미국 국립공원들을 방문해서 검은색 줄이 있는 브로셔를 모으는 것이 취미인 위기주부(클릭!)의 NPS 100주년 축하 포스팅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미국의 국립공원(National Park)과 준국립공원(National Monument)을 각각 소개한 1부와 2부에 이어서 미국 국립공원청에서 관리하는 나머지 유형의 장소들을 모두 소개한다. (Wikipedia의 List of areas in the United States National Park SystemList of the United States National Park System official units두 글을 참고로 했음)

2016년 10월 현재 미국의 "National Park System Official Unit"은 위의 표와 같이 분류해서 413곳이 있다고 한다. National Park 59개는 말 그대로 좁은 의미의 진정한 '국립공원'으로 위기주부는 그 중 28곳을 가봤다. (1부 포스팅 National Park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그 다음 준국립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National Monument 84개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현재 124개인 전체 '내셔널모뉴먼트'들 중에서 NPS에서 직접 관리하는 곳만 집계한 것이다.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여기를 클릭해서 2부 National Monument편을 보시면 됨)그럼 이제 나머지 분류에 대한 설명 및 그중에 위기주부가 가본 곳의 여행기들을 링크로 소개한다.


National Preserve (국립보호구역) 19개

국립공원 수준의 가치가 있어서 보호가 필요한 지역이지만, 제한적으로 개인의 수렵이나 채굴 등의 영리활동이 허용되는 곳이 National Preserve로 지정된다. 따라서, 국립공원과 붙어있는 영역으로 함께 관리되고 있는 곳이 많으며, 19곳 중에서 10곳이 지하자원이 풍부한 알래스카(Alaska) 주에 위치해 있다. 위기주부는 캘리포니아 모하비사막에 위치한 아래의 장소만 두 번을 방문했다.

Mojave National Preserve - 모하비(Mojave) 사막으로 떠난 결혼 10주년 기념여행 - 홀인더월(Hole-In-The-Wall)


National Historical Park (국립역사공원) 50개

말 그대로 미국의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과 건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 소유의 공원으로 만든 곳으로, 모두 국립공원청에서 직접 관리를 한다. 2015년 미동부 여행에서 방문했던 보스턴과 필라델피아에서 중요한 두 곳을 방문했으며, 2011년 하와이 여행에서도 한 곳을 방문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바닷가의 San Francisco Maritime National Historical Park도 따로 포스팅은 없지만, 비지터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으니까 모두 4곳의 국립역사공원을 가봤다.

Boston NHP - 미국독립전쟁의 현장! 보스턴 북쪽 찰스타운(Charlestown)의 벙커힐기념탑(Bunker Hill Monument)

Independence NHP - 미국의 독립과 노예해방을 상징하는 필라델피아 독립 국립역사공원에 있는 자유의 종(Liberty Bell)

Puʻuhonua o Hōnaunau NHP - 옛날 하와이섬에 살았던 원주민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푸우호누아 국립역사공원


National Historic Site (국가유적지) 78개

역사적 중요성이 있는 개별 장소나 건물인 미국의 역사유적지는 모두 90곳인데, 그 중에서 국립공원청에서 직접 관리하는 곳은 78개로 대부분 전직 대통령의 생가 등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과 관련된 곳들이 많다. 확실하게 방문한 곳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아래의 한 곳이며, 보스턴에서 잠시 지나간 Boston African American National Historic Site를 포함해도 방문한 곳은 2개 뿐이다.

Manzanar NHS -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인 강제수용소였던 '만자나 국립사적지(Manzanar National Historic Site)'


International Historic Site (국제유적지) 1개

미국 북동부 메인(Maine) 주의 작은 무인도 Saint Croix Island는 캐나다와 공동으로 관리하는 유일한 국제유적지라고 한다.


National Battlefield Park 4개
National Military Park 9개
National Battlefield 11개
National Battlefield Site 1개


따로 한국말로 각각 번역하기도 애매한 위의 25곳은 모두 미국의 독립전쟁이나 남북전쟁 등과 관련된 곳들로, Wikipedia의 설명을 봐도 분류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유명한 게티스버그(Gettysburg) 전투가 벌어진 곳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앞서 역사유적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동부에 있어서, 위기주부가 근처에라도 가본 곳은 한 군데도 없다~^^


National Memorial (국가기념물) 30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진 조형물 등을 국가기념물로 지정하는데, 역사적인 장소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 앞서 역사공원이나 사적지와는 다르다. 전체 35개 중에서 NPS에서 관리하는 곳은 30개이며, 공식이름에 '내셔널(National)'이라는 단어가 없는 경우도 있단다. 위기주부는 2011년의 첫번째 동부여행 때 뉴욕과 워싱턴DC에서 아래의 6개를 봤다.

Federal Hall National Memorial - 뉴욕 로워맨하탄: 배터리파크, 트리니티처치, 월스트리트, 그리고 그라운드제로 등

Lincoln Memorial - 미국에도 신전이 있다. 워싱턴 내셔널몰(National Mall) 서쪽끝에 있는 링컨기념관(Lincoln Memorial)

Washington Monument - 미국의 수도 워싱턴 한가운데에 있는 백악관과 워싱턴기념탑(Washington Monument)

World War II Memorial / Korean War Veterans Memorial / Vietnam Veterans Memorial
          - 워싱턴 내셔널몰 추모공원의 2차대전기념관, 한국전참전용사기념물, 그리고 베트남참전용사기념물


National Recreation Area (국립휴양지) 18개

댐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공적인 호수나 도시 주변에 있는 산맥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나 하이킹을 즐기는 곳들 중에서 연방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곳이 National Recreation Area, 줄여서 NRA이다. 유명한 후버댐으로 만들어진 미드호수와 '물에 잠긴 그랜드캐년'이라는 글렌캐년,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부근과 열심히 새벽등산을 다닌 산타모니카 산맥, 이렇게 4곳을 방문했다.

Glen Canyon NRA - 글렌캐년(Glen Canyon) 국립휴양지 비지터센터에서 보는 다리와 댐, 그리고 파웰호수(Lake Powell)

Golden Gate NRA - 소살리토쪽 언덕에 올라 내려다 본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골든게이트브리지(Golden Gate Bridge)

Lake Mead NRA - 후버댐(Hoover Dam)을 내려다 보는 마이크오캘러핸-팻틸만(Mike O'Callaghan-Pat Tillman) 기념다리

Santa Monica Mountains NRA -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제일 높은 샌드스톤피크(Sandstone Peak)와 미시모카 트레일


National Seashore (국가해안) 10개
National Lakeshore (국가호숫가) 4개


정부 차원에 따로 지정해서 관리하는 바닷가와 호숫가도 있는데, 위의 14개 중에서 미서부에 있는 것은 금문교 북쪽의 해안인 Point Reyes National Seashore가 유일하다. 금문교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그 쪽 해안선을 바라본 적은 있지만, 그래도 가봤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다...^^


National River (국가강) 15개

미국의 National Wild and Scenic Rivers System에 따라서 연방정부의 여러 기관에서 관리하는 강은 모두 156개나 되고, 그 중에서 국립공원청(NPS)에서 단독으로 관리하는 15곳만 국립공원시스템에 속한다고 하는데, 역시 대부분 동부에 있는 처음 들어보는 작은(?) 강들이다.


National Reserve (국가예비지?) 2개

아마도 자연공원이나 역사공원으로 만들기 전에 임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 National Reserve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이다호 주의 City of Rocks National Reserve와 워싱턴 주의 Ebey's Landing National Historical Reserve두 곳이 이런 특이한 이름으로 지정되어 있다.


National Parkway (국가공원도로) 4개

자동차 도로도 만들어진 이유와 그 경로에 의미가 있고, 주변 경관이 수려한 경우에 국립공원청에서 직접 관리하는 별도의 유닛으로 지정된다고 한다. 애팔래치아 산맥의 능선을 따라 달리는 유명한 Blue Ridge Parkway를 포함해서 미동부에 총 4개가 있다고 한다.


National Trail (국가보행로) 3개

미국의 National Trails System에 따라서 현재 11개의 National Scenic Trail, 19개의 National Historic Trail, 그리고 1148개 이상의 National Recreation Trail이 있는데, 그 중 단 3개만이 NPS의 공식유닛이다. 동부의 애팔래치아 산맥을 종주하는 2200마일의 Appalachian Trail은 그 3개 중의 하나인데, 올 여름에 위기주부가 다녀온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을 포함해 미서부를 종단하는 2659마일의 Pacifcic Crest Trail, PCT는 National Scenic Trail로만 지정되어 있다.


Other (기타) 11개

그외에 분류가 어려운 곳들이 11개가 있는데,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중심의 백악관을 포함해서 내셔널몰(National Mall) 부근의 공원이나 정원들이다. 굳이 따지자면 National Mall, Constitution Garden, 그리고 White House의 3곳을 그 중에서 가봤다고 할 수 있겠다.

White House/President's Park - 미국의 수도 워싱턴 한가운데에 있는 백악관(White House)과 워싱턴기념탑


이상으로 미국 국립공원청 100주년 기념 3부작 포스팅의 마지막 회, 국립공원시스템(National Park System)에 속한 413곳의 유형들을 소개했는데, 중요한 것도 아니고 의미도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위기주부는 413곳 중에서 몇 곳을 가봤는지 합계를 내어보니 국립공원(National Park) 28곳, 준국립공원(National Monument) 12곳, 그리고 위에 소개한 나머지 20곳해서 총 60곳을 방문한 것 같다. 예전에 어떤 분이 "미국에서는 '내셔널(national)'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곳은 왠만하면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미국은 확실히 넓고 아직도 가 볼 곳은 많이 남아있다.




LA 뒷산에서 PCT 맛보기, 앤젤레스 국유림 샌가브리엘 산맥의 마운트 베이든파웰(Mt Baden-Po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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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혼술, 혼밥에 이어서 혼자서 여행하는 것을 일컫는 '혼행'이라는 말이 또 생겼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요즘 위기주부도 혼행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 혼자서 여행하는 혼행은 아니고 '혼자서 산행'하는 혼행족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거의 두 달만에 나선 '혼행'의 목적지는 집에서 아주 먼 곳으로, 5년전 새해 첫날에 눈썰매를 타러갔던 마운틴하이 스키장이 있는 빅파인(Big Pines)에서,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Angeles Crest Hwy를 따라서 약 5마일을 산속으로 들어온 여기 Vincent Gap Trailhead 주차장에서 시작되는데, 산행을 시작하는 이 고개의 해발고도가 정확히 2,000m나 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최종 목적지인 해발 2,865m 베이든파웰(Baden-Powell) 산의 정상까지는 여기서 급경사의 산사면을 따라서 단 한번의 내리막길도 없는 4마일의 지그재그 코스를 올라가야 한다. 사실 LA에서 여기 주차장까지만 차로 2시간 이상 걸리고, 등산로만 본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오르막이기 때문에, 솔직히 아무에게나 권할만한 LA 근교의 하이킹 코스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주부가 여기를 찾은 이유는 LA 북쪽 샌가브리엘 산맥(San Gabriel Mountains)의 5곳 베스트 트레일에 여기가 포함된다는 것에 솔깃한 것도 있고, 또 저 Pacific Crest Trail 안내판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은 미서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총길이 4,279km의 등산로인데, 지난 7월에 위기주부가 다녀온 존뮤어트레일(클릭!)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 PCT가 LA 북쪽에서는 위의 지도처럼 샌가브리엘 산맥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관통한 후에 Agua Dulce 지역을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는데, Vincent Gap에서 Mt Baden-Powell로 올라가는 이 등산로가 LA 인근 PCT 구간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 코스라고 할 수 있단다. 위의 지도에 녹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미국 산림청(Forest Service)에서 관리하는 앤젤레스 국유림이며, 또 그 중 대부분은 준국립공원에 해당하는 샌가브리엘산맥 내셔널모뉴먼트(San Gabriel Mountains 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어 있다.

나무에 '20'이라고 누가 적어 놓은 이유는 여기가 20번째 스위치백이기 때문인데,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혼행이라서 오래간만에 그림자 독사진 하나 찍었다. 주차장에서 출발할 때 위기주부가 단체사진을 찍어 준 사람들이 조금 앞서서 올라가고 있었지만, 그냥 약간 거리를 두고 혼자만의 산행을 즐기기로 했다.^^

정상으로 올라갈 수록 스위치백의 턴은 점점 빨라지는데, 38번째 지그재그를 돌아서면 탁트인 능선에 도착하면서 이렇게 범상치 않은 나무가 지키고 있는 삼거리에 도착을 하게 된다.

미국 산림청과 보이스카우트의 마크가 같이 새겨진 안내판에 따르면, 이 나무는 The "Wally" Waldron Tree로 수령은 1,500년 이상 되었다고 한다. 여기 삼거리에서 PCT는 주능선을 따라서 Throop Peak와 Mt Islip 쪽으로 계속 이어지고, 눈 앞의 언덕을 300m 정도를 더 걸어가면 Mt Baden-Powell의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국제 스카우트 운동의 창시자인 영국인 The Lord Baden-Powell의 이름을 딴 이 마운트 베이든파웰(Mt Baden-Powell)의 정상에는 그를 기리는 작은 기념비가 만들어져 있었다.

앞서 올라온 그룹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인데, 나를 보더니 기다렸다며 정상에서의 단체사진을 또 부탁했다.^^

팔뚝의 근육을 자랑하며 여성분들만 사진을 찍고있는 모습이 아주 재미있었다. 위기주부도 정상에서 사진 한 장은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내 카메라로 부탁을 했는데, 혼행인 것을 증명하려고 썰렁하게 혼자 찍을 이유가 있나...

이렇게 그 미국인 일행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혼자가 아니었던 혼자만의 산행...^^

백두산보다도 100m 이상 높은 베이든파웰(Baden-Powell) 산의 정상에서는 360도로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지는데, 북쪽으로만 이렇게 앤틸롭밸리(Antelope Valley)의 평지가 보이고 나머지 방향은 첩첩산중이다.

"월리(Wally) 나무야, 잘 있어라!"아마도 다시 '월리를 찾아서' 이 산에 오를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38번의 지그재그 등산로를 따라서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11개의 공식적인 미국 National Scenic Trail 중의 하나인 Pacific Crest Trail 2,659마일... 그 중에서 이 날 0.15%에 해당하는 4마일을 걸은 셈이다.^^ 이렇게 내년 9월 미본토의 최고봉인 휘트니(Whitney) 산 등반을 위한 혼자만의 훈련이 다시 시작되었다~



골프장 이름으로 더 유명한 샌디에고 토리파인스 주립보호구역(Torrey Pines State Natural Reser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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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땡스기빙데이(Thanksgiving Day)의 연휴에는 항상 3박4일 정도로 멀리 여행을 다녀오곤 했는데, 올해는 LA에서 가까운 샌디에고쪽으로 가볍게 1박2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그것도 연휴 전날 오전에 출발해서 추수감사절 오후에 집으로 돌아온 아주 짧은 일정이었다.

집에서 출발해 2시간 정도를 달려서 오션사이드(Oceanside)에서 점심을 먹고, Torrey Pines State Reserve를 구경하고는 샌디에고 미션베이의 하얏트 호텔에 숙박을 했다. 다음날 아침에 Mission Beach와 내륙에 있는 Palomar Observatory를 구경하고는 테메큘라(Temecular)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주립보호구역 바로 남쪽은 매년 PGA Tour가 열리는 토리파인스 골프장(Torrey Pines Golf Course)인데, 2008년 U.S. Open 골프 대회에서 타이거우즈가 연장접전 끝에 우승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이 곳은 '토리파인(Torrey pine)'이라는 멸종 위기의 소나무종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되었는데, 현재 1만그루 정도만 남아있는 이 소나무는 여기와 채널아일랜드 국립공원(Channel Islands National Park)의 산타로사(Santa Rosa) 섬에만 자생지가 남아있다고 한다.

여기 비지터센터 건물의 간판에 Torrey Pines Lodge라고 되어 있는데, 골프장에 있는 5성급 호텔의 이름도 The Lodge at Torrey Pines이므로 헷갈리면 안된다.

비지터센터 안에서 오래간만에 만난 마운틴라이언(Mountain Lion)...^^

언덕 위에 만들어진 비지터센터의 북쪽으로는 바닷가로 이어지는 습지가 내려다 보인다. 자세히 보면 습지 중앙을 따라서 철길이 이어지다가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서 해안으로 나가는데, 바로 이 위쪽이 바닷가 기차역으로 유명한 델마(Del Mar)라는 곳이다. (8년전의 델마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토리파인스 주립자연보호구역(Torrey Pines State Natural Reserve)의 지도로 우리는 중앙에 보이는 비지터센터에서 Beach Trail을 따라서 바닷가 제일 아래에 보이는 Flat Rock까지의 트레일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보다시피 '겨울산책' 복장으로 출발을 했는데, 왕복 2.5km의 거리에 언덕 위에서 바닷가까지 100m 이상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 '난코스'였다. 덕분에 다시 올라올 때는 가이드는 구박을 받으면서 저 겉옷들을 모두 짊어지고 와야했다~ T_T

저 브라이스캐년 비스무리한 언덕 위에 자라는 소나무들이 아마 멸종위기의 Torrey pine으로 생각이 된다. 여러 갈래의 트레일들이 있지만,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것은 Beach Trail이 유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언덕 위의 전망대로 향하는 것이므로 표지판을 잘 보고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20분 정도를 내려오니 해안가 절벽 사이로 트레일이 이어지면서, 우리의 목적지인 '납닥한 바위' 플랫락(Flat Rock)이 나타났다.

마지막 백사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서니까 주차비 12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내려와서 계단을 돌아보고 찍은 사진으로 바위 언덕은 노란색이었는데, 그 아래쪽 지층은 검은색으로 바뀌면서 바닷가 모래가 검은색인 것이 특이했다.

노란 절벽과 까만 모래의 해변에서, 11월말이지만 옷이 다 젖으면서 바다에 들어가서 노는 아이들도 볼 수가 있었다.

북쪽 해안을 배경으로 지혜 독사진도 한 장 찍어주고,

남쪽의 Flat Rock이 있는 절벽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얼핏 봐서는 저 모퉁이를 돌아가는 것이 상당히 위험해 보였는데,

이렇게 바위를 깍아서 안전하게 난간을 만들어 놓아서 한 사람씩 지나갈 수가 있도록 해놓았다.

모퉁이 돌아서 또 남쪽으로 계속 노란색 절벽과 한적한 해변이 이어지는데, 절벽 위에는 토리파인스 골프장의 36홀과 그 남쪽에는 바닷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행글라이더를 탈 수 있는 Torrey Pines Gliderport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골프장과 글라이더포트 절벽 아래의 해안이 1970년대까지 미국에서 가장 큰 누드해안(nude beach)이었던 블랙비치(Black's Beach)라고 한다.

왠지 구조해달라고 손짓하는 듯 한 느낌...^^

암벽등반을 시도하고 있는 위기주부의 모습~ 그런데, 이 사진으로 보니까 노란색 수직의 절벽이 정말로 높다!

캘리포니아의 오후 햇살을 받아서 더욱 노랗게 보이는 토리파인스 주립해안(Torrey Pines State Beach)의 절벽을 떠나서, 샌디에고 북쪽에 시월드가 있는 미션베이(Mission Bay)의 하얏트 호텔 숙소로 향했다.



샌디에고 미션베이(Mission Bay) 하얏트 호텔에서 석양을 보고 저녁식사는 Phil's BBQ의 백립바베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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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수감사절 1박2일 샌디에고 여행은 호텔을 먼저 잡아놓고, 그 다음에 앞뒤로 잠깐씩 방문할 곳들을 붙여서 일정을 짰다. 토리파인스 주립보호구역(Torrey Pines State Reserve) 구경을 마친 우리 가족은 서둘러서 샌디에고 씨월드 바로 옆에 있는 하얏트리젠시 미션베이(Hyatt Regency Mission Bay Spa and Marina) 호텔로 향했다.

바로 이렇게 해가 지는 모습을 호텔방에서 편하게 보기 위해서...^^

체크인을 할 때 타워 건물의 높은 층으로 달라고 했더니, 9층의 오션뷰(ocean view) 룸을 줘서 이렇게 시원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반대쪽 전망도 요트선착장이 보이는 하버뷰(harbor view)로 나쁘지는 않다고 한다.

유명한 테마파크인 씨월드(Seaworld)가 위치한 샌디에고의 미션베이(Mission Bay)는 바다가 안쪽으로 구불구불 들어와 있는 지형이라서, 여기서 저 다리를 또 건너서 넘어가야만 실제 파도치는 태평양 바다를 만나게 된다.

높은 구름이 적당히 있어서 더 멋있었던 11월말 캘리포니아의 석양~

요트들이 떠있는 곳 너머로 길게 뻗어있는 땅이 태평양을 면한 바닷가인 미션비치(Mission Beach)로, 저 곳은 내일 오전에 들리기로 하고 우리는 다시 옷을 챙겨입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이 날의 저녁은 샌디에고에서 가장 유명한 베베큐 전문점이라고 하는 Phil's BBQ로 정했는데, 숙소인 하얏트 호텔에서 멀지않은 거리라서 좋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추수감사절 연휴의 전날이기는 하지만 평일이었는데요, 6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벌써 줄이 입구밖까지 늘어서 있었다. 예약도 안 받고 또 대기시스템도 없는 곳이라서 그냥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 밖에는 없었다.

왼쪽은 전화로 미리 주문한 것을 픽업해가는 줄이고 오른쪽이 줄을 서서 주문하는 줄인데, 주문을 하고나서도 자리를 안내해주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빈 자리를 찾아서 앉아야 하는 '시장통' 스타일이었다.

우리 가족 3명은 베이비백립(Baby Back Rib) 풀사이즈 디너 두 개와 양파튀김을 하나 시켰다.

맛도 좋고, 양도 많고, 또 가격도 싸고... 아주 성공적인 저녁식사였다~^^

호텔로 돌아와서 잠시 산책을 했는데, 제법 긴 미끄럼틀이 있는 수영장도 있고 야자수가 우거진 모습이 마치 하와이의 휴양지 같은 느낌이라서 여름에 와서 수영을 하며 놀아도 좋을 것 같았다.

수중 조명까지 설치되어 있던 호텔 바로 앞의 요트 정박장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찍고, 호텔방으로 돌아가서는 가지고 온 아이패드로 한국드라마를 옹기종기 모여서 보다가 잠들었다.



'LA의 남산공원'이라 할 수 있는 그리피스파크(Griffith Park)의 마운트헐리우드(Mt. Hollywood)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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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상징 중의 하나인 커다란 'HOLLYWOOD' 글자가 있는 곳이 헐리우드산이 아니라고 하는데...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그러면 마운트헐리우드(Mount Hollywood), 즉 헐리우드산은 어디에 있을까?

LA의 야경명소로 유명한 위기주부가 LA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그리피스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하지만, 깜깜한 지금은 저녁이 아니라 해 뜨기전인 새벽 6시이다.

동쪽 하늘 아래로 붉게 타오르는 먼동~ 관광객들에게는 야경의 명소로만 알려져있지만, 그리피스천문대와 그 바로 뒷산인 마운트헐리우드(Mt. Hollywood)는 LA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일출의 명소로도 애용된다.^^

일요일 새벽 6시인데도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에 불이 많이 켜져있는데, 아무래도 대부분 불을 켜두고 퇴근한게 아닐까?

그리피스천문대 주차장의 북쪽 끝으로 가보면 차단된 산악소방도로가 나오는데, 여기가 바로 헐리우드산으로 올라가는 Mt. Hollywood Hiking Trail이 시작되는 Charlie Turner Trailhead이다. 찰리터너는 은퇴 후에 91세로 죽을 때까지 15년동안 거의 매일 이 등산로를 오르며 청소를 하고 식물들을 가꾼 자원봉사자라고 한다!

500m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표지판으로 주차장에서 산 정상까지는 왕복 3마일 정도이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넓은 소방도로와 좁은 등산로가 갈라지는데, 올라갈 때는 넓은 소방도로를 따라서 가는 것이 좋다.

소방도로를 따라 서쪽 끝까지 오면 보석회사 티파니에서 만든 The Tiffany & Co. Foundation Overlook이 나오는데, 여기서 저 헐리우드 사인이 가장 가까이 보인다. 보석회사에서 만든 전망대답게 의자도 돌을 깍아서 비싸게(?) 만들어놓았는데, 여기서 걸어온 소방도로 등산로를 돌아보면...

바로 이 각도! 이 구도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 미리 준비해간 망원렌즈로 줌을 당겨 보았다~

LA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을 배경으로 그리피스천문대가 가운데 보이는 이 사진은 로스앤젤레스의 관광엽서에도 등장을 하는 모습으로, 특히 지금과 같이 일출시간에 찍은 사진들이 유명하다.

조금 더 올라가니 산 능선에 누군가 일부러 심은 것 같은 야자수들이 헐리우드 사인과 함께 카메라에 들어왔다.

그리하여 약 40분 걸려서, 정확히 일출시간에 맞춰서 그리피스천문대의 뒷산인 마운트헐리우드(Mt. Hollywood) 정상에 도착을 했다. 정상에는 별다른 이정표는 없고 피크닉테이블이 있는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왼쪽의 LA 다운타운과 바로 아래로 보이는 그리피스천문대의 모습이다.

아침햇살이 비추는 그리피스천문대의 돔지붕~ 그런데, 정상의 전망대 바로 앞까지 트럭이 한 대 와서는 여러 사람들이 커다란 물체를 내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잠시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하더니,

무슨 퍼포먼스인지? 동그란 화면이 있는 노란색 이 자동판매기같은 기계를 정상에 설치를 하는 것이 아닌가...^^

노란 풍선까지 기계 위에 매달더니, 사람들을 모두 나가게 하고는 이 기계의 독사진을 열심히 찍어줬다. 동그란 화면이 나중에 이렇게 눈동자로 바뀌었는데, 혹시라도 이 '외눈박이 노란괴물'의 정체를 아시는 분이 있으신지?

아침 햇빛을 받아서 순식간에 어둠이 물러가버린 LA 다운타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헐리우드산 정상의 모습인데 이 곳은 LA시민들, 특히 한국분들에게 새해맞이 일출을 단체로 보는 곳으로 아주 인기가 있다. 이 날 등산로에서 만난 사람들도 조금 과장해서 1/3은 한국분들이었다.^^

등산로가 정상을 한 바퀴 도는 형태로 되어있어서, 내려올때는 올라간 길과는 다른 쪽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서 내려왔다. 북쪽으로는 글렌데일(Glendale) 도심의 건물들과 그 너머 멀리로는 해발고도 2천미터가 훨씬 넘는 샌가브리엘(San Gabriel) 산맥이 보인다.

돌아내려오는 길에는 단테스뷰(Dante's View)라는 '약수터'가 나온다. (사실 약수터는 아니고 그냥 물을 마실 수 있게 수도를 설치해놓은 곳으로, 아래의 그릇은 아마도 같이 산책하는 개들을 위한 것으로 생각됨) 사실 이름만 보고는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의 단테스뷰를 떠올리며 멋진 전망을 예상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십여년동안 이 등산로를 가꾼 Dante Orgolini라는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내려올때는 앞서 소개한데로 약간 경사가 있는 좁은 등산로를 이용하면 지름길로 빨리 내려갈 수가 있다.

소방도로와 다시 만나는 곳에 도착을 했는데, 하얀 다리(?)의 아래로는 버몬트길(Vermont Ave)에서 올라오는 자동차 도로의 터널이 지나간다. 이 날은 사전답사를 겸한 혼자만의 산행 '혼행'이었는데, 아마도 연말이나 연초에 가족과 함께 꼭 다시 오게 될 것 같은, 아주 마음에 드는 '해맞이 등산코스'였다.



현대미술관 더브로드(The Broad), 2015년 9월에 문을 연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새로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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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한지 1년도 훌쩍 넘은 브로드 현대미술관 '더브로드(The Broad)'를 마침내 이 블로그에 소개한다. 이미 지혜와 아내는 각각 따로 친구들과 방문을 했지만, 위기주부 혼자만 계속 기회가 없었는데... 지난 12월초에 드디어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북쪽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와서 걸어가면서 바라본 브로드뮤지엄(Broad Museum)의 모습인데, 건물이 마치 거대한 하얀색의 '설겆이 할 때 쓰는' 스펀지같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브로드미술관의 장점은 입장료가 없다는 것인데, 대신에 홈페이지에서 한 달전에 미리 원하는 입장시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하지만, 개관한지 1년이 넘은 지금도 인터넷 예매는 금방 매진이 되므로, 표가 없는 사람들은 위기주부처럼 이렇게 문 앞에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려야 한다. (주말에는 보통 1시간 전후로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

참고로 브로드미술관 바로 길 건너에는 지혜가 콘서트밴드 활동을 한 음악학교인 콜번스쿨(Colburn School)이 있고, 그 아래쪽으로는 사진에 보이는 LA의 '원조' 현대미술관인 모카(MOCA, 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가 있다. "미술관 앞이라고 화단도 콘크리트를 뚫고 올라온 것처럼 예술적으로 만들어 놓았군..."생각을 하고 있는데, 차례가 되어서 브로드 현대미술관으로 입장을 했다.

디즈니홀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거대한 악기 속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는데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더브로드(The Broad)에 입장을 하니까 거대한 조각작품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찰흙이 굳은 것 같은 곡선의 벽면을 뚫고 바로 3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는 저 에스컬레이터가 가장 압권이었는데,



위의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시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넓은' 3층 전시관이 나타나는 순간의 감동을 느끼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더브로드(The Broad)는 미술관이 넓어서 '브로드(broad)'가 아니고, Eli and Edythe Broad 억만장자 부부가 자신들의 현대미술 수집품들을 전시하기 위해서 만든 개인미술관으로, 이 스펀지 건물을 만드는데만 1억4천만불을 들였고 그걸 또 무료로 운영을 하고있는 것이다.

3층의 상설 전시관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제프 쿤스(Jeff Koons)의 <TULIPS>라는 작품이다. 각각의 전시품들의 사진과 설명이야 미술관 홈페이지나 인터넷에서 훨씬 잘 찾아보실 수 있으므로, 그냥 늘 그랬듯이 전체적인 분위기만 느낄 수 있게 소개를 한다.

그나마 위기주부가 이름을 아는 현대미술가... 아니, '낙서(落書)를 하는 사람'들인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와 키스 해링 (Keith Haring)의 겁나게 비싼 낙서들이 걸려있던 방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갑자기 작아진 관람객들이 식탁을 올려다보게 되는 <UNDER THE TABLE>

파란색 기다란 막대풍선을 불어서 만든 강아지... 그 바람을 불어넣은 매듭에 비친, 사진을 찍는 위기주부의 모습~^^

<행복한 눈물>이라는 작품 때문에,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만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또 다른 눈물을 흘리는 그림으로, 작품 제목은 친절하게 그림 위에 적어 놓았다~ <I...I'M SORRY!>

꼭 낙서나 만화같은 그림만 현대미술이 아니라, 정면에 보이는 <JOHN>처럼 극사실주의(hyperrealism) 초상화도 있다. 그러나...

왼쪽 작품 <GREEN BLUE RED>, 오른쪽 작품 <BLUE RED>... 재료만 주면 나도 그리겠다... 아니 색칠할 수 있겠다...

그렇게 3층 전시관을 한바퀴 둘러보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곳에 다시 서서, 숭숭 뚫린 스펀지 구멍으로 자연광이 들어오는 천정을 올려다 본다. 내려갈 때는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중간에 전시하지 않은 미술품을 보관하고 있는 2층의 창고도 잠시 들여다 볼 수가 있다.

2층에는 사무실 및 미술품 창고와 함께 오큘러스홀(The Oculus Hall)이라는 작은 강당이 있는데, 미술관 건물의 정면에 움푹 파여있는 '둥근 창(oculus)'을 통해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1층 전시실에는 내년 봄까지 "CREATURE"라는 제목의 전시를 하고 있는데, 다양한 생명체(creature)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이 전시의 중심을 잡고있는 이 외눈박이 괴물의 앞에 앉아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좀 산만한 것 같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거인' <GIANT FIGURE> 앞으로 무심히 지나다니는 사진을 골랐다.

여기는 미술관 의무실이 아니라... 약품과 의료용품 등이 가득 들어있는 이 3개의 벽장도 미술작품이라고 한다~

말하는 먼지 <DUST>... 프로젝터로 눈과 입이 '먼지' 여기저기에서 움직이면서, 계속 뭐라고 무슨 말을 하는 소리도 들린다.

<6 BEARS>라는 나무를 깍아서 만든 아날로그적인 생명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생명체는...

바로 이 일본 작가의 조각(?)작품인 <NURSE KO2>였다. "잘 만든 애니피규어(Anime Figure)도 현대미술에 속하는구나~"

실제 독일 나치스와 영화에서 나치스로 등장한 배우들의 얼굴만 164개를 모아놓은 <THE NAZIS>라는 작품인데, 가운데 눈에 띄는 고전영화의 명배우, 율 브린너(Yul Brynner) 한 명만 나는 알아봤다.

그렇게 1시간반 정도? 혼자만의 현대미술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출구쪽에는 어김없이 기념품 가게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남쪽 출구로 나가면 백년 넘은 올리브 나무들이 심어진 작은 정원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저 미술관 건물 안의 작품들 보다도, 이 울퉁불퉁한 Barouni olive tree가 더 예술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스폰지같은 겉모습의 더브로드(The Broad) 현대미술관 건물은 정말 외관만으로도 하나의 미술작품이라는 생각이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os Angeles Philharmonic Orchestra, LA Phil)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인 구스타포 두다멜(Gustavo Dudamel)의 사진이 걸려있는 디즈니홀로 돌아왔다. 직사각형의 스펀지같이 생긴 더브로드 미술관 건물은, 매끈한 금속을 곡면으로 처리한 이 디즈니 콘서트홀과 의도적으로 대비를 이루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함께 돌아보면 두 건물의 질감이 완전히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1년 동안을 벼르던 LA 다운타운의 새로운 명소! 더브로드(The Broad) 미술관의 관람을 마쳤다.^^

P.S. 이미 많은 분들이 페이스북으로 보셨겠지만, 위기주부가 혼자 미술관 관람을 하는 동안에 아내와 지혜는 디즈니홀에서 <Dudamel & Russian Masters>라는 클래식 연주회를 감상하고는...

공연이 끝나고 지휘자 두다멜을 따로 만나서, 이렇게 함께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영광을 누렸다~^^



추수감사절 당일 아침의 샌디에고 미션비치(Mission Beach)의 바닷가 산책과 커피숍에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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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면 고향에서 친척들이 모여서 추석차례를 지내는 모습이 떠오르는, 미국의 땡스기빙데이(Thanksgiving Day)의 아침...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이 미국명절을 보내는 미국사람들의 아침은 어떤 모습일까?

샌디에고(San Diego) 씨월드 바로 옆에 있는 하얏트리젠시 미션베이(Hyatt Regency Mission Bay Spa and Marina) 호텔의 9층에서 막 해가 뜬 아침의 모습을 내려다본다.

미션베이(Mission Bay)는 바다가 구불구불 안으로 들어와있는 곳으로, 저기 집들이 빼곡히 줄을 지어있는 남북으로 좁고 길게 뻗은 곳 너머가 실제 태평양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바닷가이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는 차를 몰고 저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바닷가 마을인 미션비치(Mission Beach)로 가서 아침산책도 하고, 혹시 추수감사절 아침에 문을 연 식당이 있다면! 아침도 사먹기로 했다.

다리를 건너서 서쪽으로 향하면 큰 사거리에 갑자기 이렇게 청룡열차... 자이언트디퍼 롤러코스터(Giant Dipper Roller Coaster)가 있는 벨몬트파크(Belmont Park)라는 작은 놀이공원이 나오는데, 1925년에 공원이 오픈을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운행을 하고있는 저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는 미국역사유적(National Historic Landmark)으로 지정이 되어 있단다!

벨몬트파크의 무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서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이렇게 넓디넓은 샌디에고 미션비치(Mission Beach)의 태평양 바다가 펼쳐진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바닷가 백사장을 따라서는 자동차는 다닐 수 없는 보드워크(boardwalk)가 만들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걷고 달리거나, 롤러나 자전거를 타고 추수감사절 아침운동을 하고 있었다. 우리 가족도 그 대열에 합류를 하기는 했는데... 뒤에 오시는 여성 두 분이랑 앞쪽의 두 분이 복장이 너무 대비된다~^^

모래사장에서 비치발리볼을 열심히 하고 있는 남정네들... "추석상 차례는 지내고 나오셨어요?"

이 날 미션비치 보드워크에서 가장 눈에 띈 사람은 바로, 이 외발자전거를 타고 아침운동을 나오신 분이었다!^^

그리고, 11월말의 추수감사절이지만 온 가족이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일찌감치 모든 장비를 챙겨서 백사장에 자리를 잡으러 걸어가시는 분들도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일단 아침을 먹기 위해서 문을 연 식당을 찾아야 했다~

아내가 옐프에서 찾은 브런치 레스토랑 몇 곳은 문을 안 열어서, 그냥 간단한 아침 샌드위치를 파는 커피전문점 문을 연 곳을 찾아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있는 모습이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당일에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열지 않는 것은 한국의 추석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래 기다리려서 먹은 샌드위치도 맛있었고, 이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맛도 좋아서 아주 성공적인 아침식사였다. 예전에 LA 베니스비치(Venice Beach)의 인텔리젠시아 커피숍에서도 느꼈지만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런 바닷가 관광지 커피가게의 바리스타들은 전부 '꽃미남'들만 골라서 뽑나보다.

브런치를 잘 먹고 다시 보드워크를 따라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백사장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탁구채로 테니스공을 배드민턴처럼 치면서' 놀고 있었다.

추수감사절 당일 오전에 샌디에고 미션비치(Mission Beach)의 바닷가는 이렇게 아침산책과 운동을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그 와중에 왼쪽 백사장의 꼬마는 금속탐지기를 들고 나와서 모래속의 보물을 찾고 있었다! (너는 커서 인디아나존스 박사같은 훌륭한 사람이 될거여~^^) 이렇게 평화로웠던 바닷가 산책을 마친 우리 가족은, 1박2일 추수감사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가 있는 샌디에고 북동쪽 내륙의 클리블랜드 국유림(Cleveland National Forest)으로 향했다.



세계 최대 천체망원경이 45년간 운영되었던 샌디에고 지역의 팔로마 천문대(Palomar Observ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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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와 비슷한 시대에 고등학교를 다니신 분이라면, 지구과학 교과서에 '세계 최대의 천체망원경'이 있는 곳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팔로마 천문대(Palomar Observatory)라는 이름이 등장했던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이 천문대에 1948년에 설치된 지름 200인치(=5.1미터) 반사망원경이 1993년까지 무려 45년간 '세계최대'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헤일망원경(Hale Telescope)이다.

1박2일 추수감사절 여행의 둘쨋날, 샌디에고에서 북동쪽 내륙으로 100km 정도 떨어진 클리블랜드 국유림(Cleveland National Forest)의 해발 1,712m 산 위에 위치한 팔로마 천문대(Palomar Observatory)를 방문했다. 이 천문대는 LA 파사데나에 있는 세계적인 공과대학인 칼텍(CalTech)에서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역시 파사데나에 위치한 미국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 JPL)와 동부의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가 연구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천문학계에서는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천문대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어서, 입구에는 별도의 전시관인 The Addison White Greenway, Jr. Visitor Center가 만들어져 있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추수감사절 당일이라서 기념품 가게는 문을 열지 않았지만, 천문대의 역사와 업적을 소개하는 전시관은 오픈을 했다. 무려 45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능좋은 천체망원경을 운용한 천문대이니, 이 곳에서 이루어진 중요한 천문학 업적은 매우 많은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1950년대에 퀘이사(quasar) 연구를 통해 '허블팽창계수'를 정확히 구해서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밝힌 것이 가장 유명하다.

전시관 중앙에는 1928년에 설립된 팔로마 천문대 최초의 천체망원경으로 1936년에 설치되어 1990년대 중반까지 운용되었던 18-inch Schmidt telescope의 실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1993년에 처음 관측되고 이듬해 목성과 충돌해서 뉴스에도 많이 나왔던 슈메이커-레비 혜성(Comet Shoemaker–Levy 9)을 최초로 발견하는데 사용되었던 망원경이라고 한다.

태양광과 여러 기체원소의 스펙트럼에 관한 전시물을 함께 보고있는 위기주부와 지혜... He, Ne, Xe 등등의 원소 이름을 보니, 지혜는 요즘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화학수업시간이 떠오르고, 다른 누구는 옛날옛적의 추억이 아스라히 떠올랐다~

이제 200인치 망원경을 보러가자~ 아침에는 샌디에고 미션비치(Mission Beach)의 바닷가에서 더웠는데, 여기 해발 1,700미터가 넘는 천문대에서는 다시 두꺼운 옷을 꺼내서 입어야 했다.

1993년에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Mauna Kea) 산의 4,145m 정상에 반사경 지름 10미터의 Keck I 망원경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무려 45년간 '실질적인 세계최대 망원경(the largest effective telescope)'이었던 헤일망원경(Hale Telescope)돔의 입구이다. (크기만으로 보면 구 소련에서 1975년에 지름 6미터의 BTA-6라는 천체망원경을 만들었지만, 반사경 품질 등의 여러 문제로 제대로 된 성능을 내지 못했다고 함)

입구를 들어서면 1928년에 세계최대의 천체망원경 제작을 제안해서, 록펠러재단으로부터 자금을 받아서 이 천문대를 건설한 천문학자 George Ellery Hale 흉상이 우리를 맞이한다. 헤일 아저씨 왼쪽으로 원형돔을 따라서 곡선으로 만들어진 70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일반 관람객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의 이틀만 빼고는 자유롭게 망원경을 구경할 수 있는 유리칸막이가 쳐진 공간이 나온다. 정말로 천문학과 우주망원경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4월부터 10월까지 토/일요일에만 진행되는 선착순 유료 Public Guided Tour를 이용하면, 저 안쪽으로 들어가서 바로 머리 위로 망원경을 올려다보면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위기주부도 뭐 그 정도까지는 필요 없을 듯...^^

그냥 유리창에 코를 바싹대고 쳐다보고, 또 카메라렌즈를 딱 붙여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도 만족했다.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하면, 저 비스듬한 원통의 왼쪽 아래에 지름 약 5.1미터의 반사거울이 있는데, 원통의 망원경이 반구형의 돔 지붕과 함께 동서남북으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상하로 각도도 바뀌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망원경의 가장 핵심인 지름 200인치의 반사경은 1934년에 코닝글래스(Corning Glass)에서 당시 신소재였던 '파이렉스(Pyrex)' 유리로 20톤짜리 덩어리로 만드는데 성공했고, 1936년에 특수열차에 실려 미대륙을 가로질러서 LA 파사데나의 칼텍에 도착을 하게 되고, 2차대전으로 몇년 중단되기는 했지만 1948년까지 11년반 동안 정밀하게 갈아서 포물면을 만들었는데, 완성된 거울의 무게가 14.5톤이었다고 하니 5톤 이상의 유리를 드릴로 깍아 가루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위 사진은 2차대전이 끝나고 다시 작업을 시작하면서 기념으로 찍은 사진으로 Wikipedia에서 가져왔음)

지혜의 표정이 "아빠 신났군~ ㅋㅋ"관람석에는 천문대와 망원경에 대한 소개가 붙어있는데, 여기 팔로마 천문대에는 200인치 헤일망원경 외에도 48-inch (1.2-meter) Samuel Oschin Telescope와 60-inch (1.5-meter) Telescope의 두 기가 현재 더 동작을 하고있다.

"그래, 신났다! 같이 사진 좀 찍자~"이 천문학계에서 기념비적인 망원경으로 1949년에 첫번째 우주의 사진을 찍은 사람이 바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서, 자신의 이름을 딴 우주망원경이 지구궤도에 떠있는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이라고 한다.

내부 구경을 마치고, 돔을 한바퀴 돌아보면서 찍은 점프샷이다. 우리 가족이 사진 찍는 것을 본 직원이 가족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는데... 바로 확인을 안했더니 DSLR 카메라의 셔터를 끝까지 누르지 않아서 하나도 찍히지 않은 것을 집에 와서 알았다. T_T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좌우에 붉게 말라버린 것은 전부 고사리인데, 봄철에 오면 'DO NOT PICK THE FERNS / 고사리 채취 금지'라고 영어, 한국어, 그리고 일본어로 써놓은 안내판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짧은 1박2일 샌디에고 여행을 마치고 테메큘라(Temecula)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는 LA 집으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이번에 못 산 기념품도 하나 사고, 고사리도 따러 나중에 생각나면 한 번 더 가야겠다.

P.S. 추수감사절 연휴 마지막 날에는 작년에는 건너뛰었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2016년 마지막 포스팅이 될 듯 하므로, 올 한 해 블로그 방문해주신 분들 모두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팜스프링스 여행을 가장한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 쇼핑~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1박2일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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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첫번째 포스팅은 크리스마스 여행기로 시작을 했는데, 직전은 멋진 설경을 구경했던 킹스캐년/요세미티 국립공원이었고, 그 전 두 해는 라스베가스를 크리스마스 여행으로 다녀왔었다. 하지만 지난 번 크리스마스 연휴는...

키 큰 야자수 두 그루를 배경으로 성탄의 별이 가로등에 매달려있는 이 곳은 LA지역의 대표적인 겨울 휴양지인 팜스프링스(Palm Springs) 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굵은 야자수 '팜트리(palm tree)'의 죽은 갈색의 잎들을 그대로 둔 것이 특징인 팜스프링스 다운타운의 모습인데, 가로등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띄우는 별장식과 배너들이 걸려있다.

그 배너들중의 하나... 소나무 대신에 선인장을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을 해놓은 그림이 여기 '사막의 휴양도시'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지만, 저렇게 생긴 사구아로(Saguaro) 선인장을 이 부근 동네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함정! 무슨 말인지 궁금한 분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미서부의 상징인 커다란 선인장을 찾아서~ 아리조나 투싼(Tucson)의 사구아로(Saguaro) 국립공원

이번 팜스프링스 1박2일 여행은 맥스네 가족과 함께 했는데, 먼저 도착한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사먹었고, 나중에 도착한 맥스네와 함께 다운타운을 걸어서 구경했다.

처음 계획에는 팜스프링스 아래쪽에 있는 인디언 캐년(Indian Canyons)하이킹을 할 생각도 있었는데, 그냥 릴렉스하자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서 숙소인 하얏트 호텔로 걸어가서는... 저녁으로 도미노피자를 사러 아빠 두 명만 잠시 나온 것을 제외하면, 다음 날 아침까지 모두 그냥 호텔에서 쉬었다.^^

다음날 아침, 호텔방에서 내다본 모습은 팜스프링스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막의 돌산, 야자수가 심어진 골프장, 그리고 호텔 수영장의 조합이다. 부지런한 다른 사람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호텔 수영장의 자쿠지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호텔방 발코니에서라도 사진을 좀 찍어야 뭔가 남길게 있겠다는 생각에...^^ 그런데 뒤로 보이는 야자수들 너머로는,

최근에 LA지역이 춥고 비가 많이 왔더니, 높은 산맥에는 이렇게 하얗게 눈이 쌓여있는 모습이 보였다.

호텔 로비에서 엄마들이 체크아웃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지혜와 하늘이의 모습인데, 너희들도 참 많이 컸다~^^

호텔 입구에 있던 커다란 PALM SPRINGS 글자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팜스프링스 관광(?)을 모두 마쳤다.

시내를 벗어나 111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니, 길가의 야자수들 너머로 하얀 산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팜스프링스의 또다른 상징인 하얀 풍력발전기들은 1980년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현재 3천개 이상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뒤로 눈 덮인 샌버나디노 산맥(San Bernardino Mountains)이 보이고, 그 중에서 가장 높이 하얗게 솟아오른 것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샌고르고니오(San Gorgonio) 산으로 해발고도가 무려 3,506미터나 된다!

그렇게 20분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곳은 바로 여기...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Desert Hills Premium Outlets)이다.

이 날은 바로 아울렛들도 가장 추가할인을 많이 한다는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After Christmas Sale)'이 시작되는 26일이었는데, 새로 만든 커다란 주차타워가 만차가 되어서 주차장 입구를 잠시 막아놓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쇼핑하실 분들을 먼저 내려드리고, 아울렛을 몇 바퀴 돈 후에야 겨우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주차도 줄을 서서 겨우 했는데, 그 후에도 계속 줄을 서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건 프라다 매장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고,

앞쪽의 줄은 구찌(GUCCI)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그리고 오른쪽 멀리 보이는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은 토리버치(Tory Burch)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는 줄인데, 뭐라도 하나 사기 위해서는 계산대에 또 줄을 서야했다.

그리고, 이건 아울렛 안의 푸드코트에 최근에 입점한 파이브가이즈(Five Guys) 햄버거를 사먹기 위한 줄...T_T 혹시 파이브가이즈 햄버거에 대해서 더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포스팅을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오바마 미국대통령도 좋아하는 파이브가이즈(Five Guys) 햄버거를 원조동네인 워싱턴에서 먹어보다

데저트힐 아울렛에서 남동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눈 덮힌 산은 역시 해발 3,302미터나 되는 샌하신토(San Jacinto) 산으로, 팜스프링스 입구에서 원형 케이블카를 타고 눈 덮힌 2,596미터까지는 올라갈 수 있다.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도착한 아울렛이지만... 나이키에서 지혜 운동화만 두 개 사고는 집으로 '즐겁게' 돌아갔다.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의 로스앤젤레스 촬영장소, 필름로케이션(film location)들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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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는 이 영화 한 편 때문에 새로운 관광투어상품도 생겼다고 하는데,

바로 지난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7개 부문의 수상기록을 세운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 La La Land이다. LA를 배경으로 한 영화중에서 '드물게' 작품성을 인정 받으면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최근에 흥행을 한 영화라서, 한국분들도 영화가 촬영된 LA의 장소들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 그래서 위기주부가 오랜간만에 영화에 관해서 포스팅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이미 Fandango에서 이렇게 필름로케이션 지도도 멋지게 만들어졌고, CNN TravelPeople Magazine등에서 촬영지를 소개하는 기사들도 많이 나왔는데, 그 장소들 중에서 한국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곳들만 골라서, 앞의 두 사이트와 Curbed LA의 지도를 참조로 해서 위기주부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았다.

로스앤젤레스의 악명높은 교통체증을 "Another Day of Sun"노래와 함께 멋지게 영화 오프닝으로 사용한 이 장면은, LA 국제공항 동쪽의 105번과 110번 고속도로가 만나는 인터체인지에서 촬영을 했다. (구글맵 지도로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위 사진에도 왼쪽 가장자리 저 멀리 LA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보이는데, 교차로 가장 높은 곳에서 110번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내려다보는 이 모습은 누구나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그래서, 정확히 이 교차로에서 위기주부가 직접 찍은 사진이 두 장이나 벌써 이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데, 여기를 클릭하시면 그 중 한 장을 보실 수 있다!

여주인공 미아(Mia)가 바리스타로 일하던 커피숍이 있는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Warner Bros. Studios)는 유명한 헐리우드사인이 있는 마운트리(Mt. Lee) 북쪽 너머에 있는데, 여기를 클릭해서 헐리우드사인 등산기 첫번째 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놀이공원으로 만들어진 유니버셜 스튜디오와는 달리 워너브라더스 영화사는 별도의 투어 프로그램만 유료로 제공하는데, 위기주부도 아직 해보지는 못했다... 참, 투어를 해도 미아가 일하던 커피숍은 볼 수가 없다고 하는데, 왜냐하면 이 영화를 위해서 스튜디오 안에 특별히 만든 셋트였기 때문이라고...^^

영화 포스터에 등장하는 이 "A Lovely Night"댄스 장면이 촬영된 곳은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의 중심인 마운트헐리우드(Mt. Hollywood) 북쪽에 Cathy’s Corner라 불리는 곳 부근이라고 한다. 여기를 클릭하면 위기주부가 얼마전에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출발해 마운트헐리우드까지 새벽등산한 포스팅을 보실 수 있는데, 그 때 미리 알았으면 시간을 더 내서 Cathy’s Corner라는 곳까지 가보는 건데 아깝다~참고로, 실제로 Mt. Hollywood Drive를 따라 막상 찾아가보면 좀 썰렁하다는데, 이유는 영화에 등장했던 가로등과 벤치가 실제로는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자 주인공 세바스챤(Sebastian)이 마음대로 피아노를 치다가 해고 당하는 Lipton's라는 레스토랑은 실제로는 없지만, 그 입구 옆의 벽면에 그려진 "You Are the Star"라는 벽화는 헐리우드에 실제로 있다. 하지만, 이 그림을 실제로 본 관광객들은 많지 않을텐데, 왜냐하면 코닥극장이나 손도장이 있는 차이니스극장이 있는 관광지에서 동쪽으로 0.5마일 정도 떨어진 Wilcox Ave와 교차로에 있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참, 영화에 등장하는 Lipton's 레스토랑의 내부는 실제로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바로 건너편에 1946년에 문을 연 The Smoke House라는 이미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주인공들이 제임스딘 주연의 <이유없는 반항> Rebel Without a Cause 영화를 보러간 극장은 사우스파사데나(South Pasadena)에 1925년에 만들어진 리알토씨어터(Rialto Theater)로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로 지정되어 있을만큼 유서깊은 건물이다. 그러나 2007년 이후로는 영화 상영은 하지않고 이벤트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으며, 그 동네에서는 귀신이 나오는 영화관으로도 제법 알려져 있다고 한다...^^

라라랜드의 촬영장소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이 블로그에도 여러차례 소개한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이다. 하지만, 천문대의 중앙돔 아래에 위치한 사무엘오스친 플래니터리움(Samuel Oschin Planetarium) 내부의 이 장면은 비슷하게 만든 셋트에서 촬영을 했는데, 천문대 측에서 플래니터리움 내부에서의 촬영은 불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화 <이유없는 반항>에 등장한 그리피스 천문대의 모습과 플래니터리움 내부의 진짜 모습을 보시고 싶으시면 여기를 클릭하시면 된다.

멋진 여름밤의 이 산책 장면이 촬영된 곳은 파사데나의 노턴사이먼 미술관(포스팅은 여기를 클릭!)서쪽에 있는 Colorado Street Bridge로 1913년에 만들어졌을 때 세계최고 높이의 콘크리트 다리였다고 한다. 곡선으로 우아하게 휘어진 다리의 총 길이는 450m에 달하며 이미 많은 영화에도 등장을 한 파사데나를 대표하는 명소들 중의 한 곳이란다.

데이트 장면에서 잠시 등장하는 철과 콘크리트로 만든 이 기괴한 탑은 와츠타워(Watts Towers)로 Simon Rodia라는 이탈리아 이민자가 33년동안 혼자서 만들어서, 지금은 주립역사공원으로 지정이 되어있다. LA를 상징하는 유명한 장소중의 한 곳이지만, 한국분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방문한 분들도 많지 않은 이유는 이 탑이 있는 곳이 치안이 별로 좋지 않은 South LA 지역인 영향이 크다. 그래서인지 위기주부도 예전부터 꼭 직접 보고싶었지만 아직 가보지는 못한 곳이다...

영화에서 남녀주인공이 키스를 하는 비탈진 철로 위의 케이블카는 다운타운에 있는 Angel's Flight Railway로 LA 현대미술관, MOCA가 있는 곳(포스팅은 여기를 클릭)에서 약간 남쪽에 만들어져 있다. 1901년에 처음 만들어진 곳은 다운타운의 벙커힐(Bunker Hill)이었지만, 1996년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서 실제 운행을 했었는데 2013년부터는 안전상의 문제로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영화에서는 특별히 요청을 해서 촬영일에만 운행을 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시의 안전책임자가 그 사실을 알고는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또, 사진에 보이는 케이블카의 아래쪽이 영화에도 등장을 하는 LA 다운타운의 '먹자골목'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센트럴마켓(Grand Central Market)이다.

세바스챤이 "City of Stars"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이 곳은 헤모사비치(Hermosa Beach)의 부두인데, 여기를 클릭하시면 똑같은 부두의 벤치에 앉아있는 위기주부와 지혜의 거의 10년전 모습을 보실 수 있다!그리고, 세바스챤이 미아를 데리고 가는 재즈클럽 The Lighthouse Café도 실제 헤모사비치에 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한 음악카페라고 하니,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방문해보셔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헐리우드의 유명배우로 성공한 미아의 모습에서 등장하는 곳은 선셋대로(Sunset Blvd)에 있는 샤토마몽트(Château Marmont) 호텔로 제일 싼 방이 1박에 500불이 넘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라라랜드의 광팬이라도 이 호텔 겉모습만 찍으면 되고, 굳이 숙박할 필요는 없는데... 왜냐하면 내부의 모습은 이 호텔에서 촬영된 것은 아니고, LA카운티 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는 Orcutt Ranch라는 다른 곳인데 결혼식장으로 애용되는 장소라고 한다.

이상으로 영화 <라라랜드> La La Land예습을 모두 마쳤으니, 늦어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전까지는... 빨리 이 영화를 보러 가야겠다! 사실... 나... 아직... 이 영화... 안봤다...



우리동네 스튜디오시티(Studio City) 앞산의 낸시후버홀 전망대와 프라이맨캐년(Fryman Can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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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작년 9월에 베벌리힐스에서 북쪽 산타모니카 산맥 너머 '밸리' 지역의 스튜디오시티(Studio City)로 이사를 했었다. 예전 베벌리힐스 집은 동네 주변이 다 관광지였는데(^^) 여기는 딱히 그렇게 부를 만한 곳은 없지만, 그래도 사는 동네 근처의 소소한 볼거리들을 소개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토요일 오후에 산책을 간 곳은 동네 앞산이라고 할 수 있는 산타모니카 산맥에 있는 프라이맨캐년(Fryman Canyon) 공원으로, 왼쪽에 보이는 도로가 LA를 배경으로 한 유명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멀홀랜드드라이브(Mulholland Drive)이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낸시후버폴 전망대(Nancy Hoover Pohl Overlook)라는 곳인데, 작은 주차장에 운 좋게 주차를 하고 안내판 너머 북쪽으로 우리 동네를 내려다 보고 있다. 안내판에는 이 전망대 이름의 유래와, 여기서 볼 수 있는 야생동물들, 그리고 이 공원과 동쪽의 콜드워터캐년(Coldwater Canyon) 및 윌에이커 공원(Wilacre Park)을 함께 표시한 지도가 소개되어 있다.

프라이맨캐년 공원(Fryman Canyon Park)의 지도로 우리는 이 날 Betty B. Dearing Trail을 따라서, 노란색으로 표시한 구간만 왕복으로 하이킹을 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주차장 바로 아래로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 공부할 것이 많다는 고등학생 지혜는 혼자 집에 놔두고 아내와 둘 만 산책을 나왔는데, 요청에 따라서 멀리서 찍은 뒷모습만 한 장...^^

지난 몇 주간 LA에는 한국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려서, 7년의 가뭄이 모두 끝났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할 정도였다. 그래서 어디를 가나 녹색의 풀들이 새로 많이 자란 것을 볼 수가 있어서 아주 상쾌하다~

상쾌한 녹색의 풍경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독사진 줌해서 한 장...^^

이 개울물이 프라이팬, 아니 프라이맨 협곡의 골짜기이다~ 이름이 '캐년(canyon)'이라고 전부 그랜드캐년을 상상하면 안된다!

골짜기를 건너서 조금 더 걸어가니 길 옆으로 땅에 파묻힌 물체가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오래된 자동차였다. 복습을 하면서 찾아보니까 아주 오래전에 위쪽의 멀홀랜드드라이브를 달리던 자동차가 여기까지 굴러떨어진 것이라고 한다. R.I.P...

그렇게 20분 정도 걸어서 지도에 표시된 삼거리까지 왔는데, 저 언덕 위의 하얀집은 누구 집일까? 여기서 바로 앞에 보이는 주택가로 내려가서, 소방도로인 Briarcrest Fire Rd를 따라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것이 출발전 계획이었는데, 내려오면서 보니까 그 쪽은 막혀있다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위의 지도에는 저 위에 언덕을 깍아서 만든 멀홀랜드드라이브까지 바로 올라가는 트레일이 있는 사거리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유턴해서 왔던 길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구글맵에도 주택가로 내려가는 길만 있고, 도로쪽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은 없음)

제법 경사가 있는 지그재그 코스라서 다시 올라오는데는 30분 정도 걸려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짧은 겨울 해가 거의 넘어가고 있었다. 별도로 만들어 놓은 약간 높은 전망대(?)에 만들어 놓았던 다른 안내판의 내용을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리면,

LA 사람들이 그냥 '밸리(Valley)'라고 부르는 지역이 바로 위의 옛날 지도에 표시된 샌퍼난도밸리(San Fernando Valley)로 현재 우리 가족을 포함해 180만명 이상의 인구가 살고있다. (사진을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면 확대해서 볼 수 있음) 1913년에 LA대수로(Los Angeles Aqueduct)가 완성되어서 옥수수, 면화, 오렌지 등을 키우는 농장들이 밸리에 들어섰지만, 1920년에도 전체 인구는 2만명에 불과했단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을 지나면서 자동차와 항공 등의 군수산업과 함께 영화산업의 중심지가 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했는데, 지금은 공장들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전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로 많은 영화사와 방송사들이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는 곳이 '밸리' 지역이다.



트리오브라이프 트레일(Tree of Life Trail), '지혜의 나무' 일출과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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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해가 시작되고 나서는 주말마다 많은 비가 내려서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 했는데 (덕분에 LA의 7년 가뭄은 해갈되었다고 함), 지난 주말에는 모처럼 날씨가 좋아서 가까운 곳에 새벽 등산을 몸풀기로 다녀왔다.

작년 새해맞이 가족등산으로 헐리우드사인을 보러갔을 때와 같은 곳에 주차를 하고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주택가를 따라 조금 걸어올라가서 '멋진 뷰'를 보여주는 Wonder View Trailhead에서 여명의 LA 다운타운을 줌으로 당겨보았다. 그리고는 해 뜨기 전에 정상에 도착해야 된다는 생각에 20분 동안 헉헉거리면서 급하게 올라갔다.

해발 515미터의 버뱅크피크(Burbank Peak) 정상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외로운 나무 한 그루를 1년만에 다시 만났다. 그런데 이 날 내가 1등인 줄 알았는데, 나무 밑에서 열심히 셀카를 찍고 계신 여성분 발견...^^ (구글맵 지도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소원을 비는 돌탑들 너머로 여성분의 나머지 일행 3명이 이미 자리를 잡고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돌탑들은 1년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는데, 무너지고 새로 쌓고를 계속 반복하는 것 같다.

돌탑들 너머로 우뚝 서있는 '지혜의 나무' - 위즈덤트리(Wisdom Tree)... 그 동안에 Tree of Life, Wishing Tree, Magic Tree, Giving Tree 등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는데, 최종적으로 Wisdom Tree로 통일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나무를 포함해서 한바퀴 도는 트레일은 여전히 Tree of Life Trail로 부름)

이 나무 아래에는 여러 사람들이 글을 적어서 넣어두는 박스가 있어서 유명해졌는데, 녹슨 오래된 박스말고도 새로운 박스가 두 개나 더 놓여있다. 그리고 작년과는 달리 사람들이 자신의 바램이나 생각을 쓴 종이들을 돌탑 아래에 끼워두는 스타일로 바뀌었나 보다.

Stay Strong, Be Positive, Never Give Up, Always Appreciate, Enjoy Life, Travel, Love, Grow ♡ - Jenny Estrada

아이폰 날씨앱에서 예측한 시간인 정확히 6:53분에 떠오른 태양~

소원을 들어준다는 신령한 나무 아래로 아침 해까지 떠올랐으니, 소원을 비는 효험이 '따블'이 되지 않을까? ^^

'라라랜드(La La Land)'에 "Another Day of Sun"이 시작되었다! (LA의 라라랜드 촬영지들의 소개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정상에서 남쪽으로는 헐리우드 저수지(Lake Hollywood)가 바로 아래에 내려다 보이는데, 최근에 많이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저수지의 수위가 아직도 많이 낮았다. 바로 그 너머로 오른쪽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극장(Dolby Theatre) 등이, 왼쪽에는 동그란 외형이 특징인 Capitol Records Building 등이 보인다.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로 아래에 영화사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Warner Bros. Studios)가 있고, 그 너머로 멀리 밸리지역에서 가장 큰 공항인 버뱅크 밥호프에어포트(Bob Hope Airport)의 활주로가 보인다. "자, 그럼 이제 미아(Mia)가 일하던 커피숍을 찾으러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에 좀 더 가까이 가보자~"

트리오브라이프 트레일(Tree of Life Trail)을 한바퀴 돌기 위해서는 버뱅크피크에서 내려와서, 왼쪽 능선코스인 Aileen Getty Ridge Trail을 따라서 헐리우드사인이 있는 마운트리(Mt. Lee)로 가다가 북쪽으로 산을 내려가면 된다. (오른쪽 급경사가 새벽에 헉헉대며 올라온 길)

갈림길에서 3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이렇게 나오는데,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지 표지판도 없고 길도 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잘 찾아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기주부처럼 워더브라더스 스튜디오를 꼭 가까이서 구경(?) 해야겠다는 분들에게만 권해 드린다~^^

내려가는 길 오른편 아래로는 넓은 잔디밭과 그 가운데에 교회처럼 서있는 건물들이 보이는데, 그리피스파크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포레스트론 공원묘지(Forest Lawn Memorial Park)이다.

구글지도를 보면 트레일 북쪽에 Valley Overlook이라는 표시가 있는데, 실제로는 조금 더 가서 송전탑 바로 아래의 삼거리에서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가 더 잘 보였다. 워너브라더스의 영화가 시작할 때 잠시 등장을 하는 둥근 지붕의 비닐하우스같은 건물들이 바로 저 스튜디오들인데, '미아의 커피숍'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였다. (이유가 궁금하시면 여기를 클릭)

대신에 여기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의 상징물인 급수탑을 찍어보았는데 <레고 배트맨 무비> The Lego Batman Movie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배트맨 마크를 급수탑에 그려놓았다.

그러나저러나 이렇게 멀리서 스튜디오 건물들만 구경하는 것 말고, 진짜 스튜디오투어를 한 번 해야되는데...^^

트레일을 따라서 Wonder View Trailhead로 돌아오는 길에는 오른편으로 유니버셜스튜디오 헐리우드 놀이공원이 보이는데, 저 눈 덮인 성은 바로 유니버셜과 경쟁하는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해리포터> 시리즈를 주제로 한 놀이기구이니까... 이런 상황을 바로 '적과의 동침'이라고 부르는 것인가?



LA에서 가장 멋진 스터트반트(Sturtevant) 폭포를 볼 수 있는 산타아니타(Santa Anita) 캐년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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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계곡 하이킹 코스를 가지고 있다는 곳이 산타아니타 캐년(Santa Anita Canyon)이다.

앤젤레스 국유림의 챈트리플랫(Chantry Flat) 주차장에 일요일 일출 20분전에 도착을 했는데, 소문대로 아직 해도 뜨기 전인데도 주차장에는 거의 빈자리가 없었다! 여기 주차를 하면 반드시 산림청의 어드벤쳐패스(Adventure Pass) 또는 국립공원 연간회원권같은 유효한 퍼밋을 차량 앞쪽에 놓아두어야 하는데, 없는 사람들은 $5의 일일권을 반드시 사서 놓아두어야 한다.

위기주부는 국립공원 연간회원권이 있어서 일일권을 살 필요가 없었지만, 여기 안내소 역할을 하는 Adams Pack Station에 잠시 들러봤다. 새벽이라서 주인없는 산장을 사진 가운데 고양이 한 마리가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 날의 트레일은 주차장 입구의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는 이 도로를 따라서 내려가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약 1km의 거리로 수직으로 100m 정도를 내려가게 된다. 걸어내려가면서 예상은 했지만, 나중에 그늘도 없는 이 아스팔트 도로를 다시 걸어서 올라올 때가 이 날 트레일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다.

산맥의 이름을 딴 가브리엘리노 트레일(Gabrielino Trail)은 미국 연방정부에서 인정한 National Recreation Trail로 지정이 되어 있다. 이 날의 목적지는 4.3마일 떨어진 스터트반트 캠프(Sturtevant Camp)로 등산코스는 아래의 지도와 같다.

Big Santa Anita Canyon이라고 부르는 이 곳은 바로, 천문대로 유명한 윌슨산(Mt. Wilson) 아래의 계곡이다. 첫번째 방문이었던 이 날은 노란색으로 표시된 경로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서 Lower Winter Creek Trail로 내려왔는데, 총 걸은 거리는 14km로 4시간이 소요되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아스팔트 도로 1km를 걸어내려와서 Winter Creek을 건너는 저 다리를 건너면 Roberts Camp가 있는 삼거리이다.

트레일은 산타아니타 개울(Santa Anita Creek)을 따라서 올라가게 되는데, 이렇게 계곡 중간중간에 홍수 방지를 위한 둑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올겨울에는 비가 많이 와서 개울물이 둑을 넘어서 이렇게 인공의 폭포를 만들고 있다.

또 계곡을 따라서 제법 많은 집들이 있었는데, 땅은 국유림이지만 집들은 개인소유로 유지가 되고있는 것 같았다.

Gabrielino Trail이 Upper와 Lower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30분 정도 걸었다. 이 계곡에 첫번째 방문인 위기주부는 당연히 폭포를 보기 위해서 개울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는 오른쪽 Lower Trail로 방향을 잡았다.

그렇게 10분 정도 더 올라가서 스터트반트 폭포(Sturtevant Falls)에 도착을 했는데, 부지런하신 한국분 두 커플이 먼저 와 계셔서 인사를 하고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등산바지를 어디에 뒀는지 못 찾아서 그냥 청바지를 입고 왔더니, 등산스틱하고 참 안 어울린다...^^

스터트반트 폭포(Sturtevant Falls)는 높이가 15m에 이르는 큰 폭포로 LA 지역에서 연중 물이 흐르는 폭포 중에서는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물줄기 좌우로 검게 보이는 젖은 바위를 보니, 얼마전 LA에 폭우가 내렸을 때는 폭포수가 엄청났던 모양이다.

주차장에서 여기 폭포까지는 그렇게 힘들지 않은 코스로 아이들과 함께라도 1시간 정도면 올 수 있어서, 더운 여름철에는 많은 가족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또 다른 작은 폭포가 있는(^^) 피크닉 장소가 나온다. 뒤로 보이는 작은 창고의 안에는 비상전화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동작하는지가 궁금했다.

이 날의 트레일은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모두 이렇게 계속 계곡을 건너야 하는 것이 재미가 있는 코스였다. 주차장에서 출발한지 1시간반 정도를 걸어서야 겨우 계곡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을 만날 수 있었다.

목적지 조금 못미친 곳에는 Spruce Grove Campground가 나오는데, 실제로 여러 팀이 이 곳에 텐트를 치고 간밤에 캠핑을 했던 모양이다! 이제 저 텐트를 걷어서 커다란 배낭을 메고 또 어디로 가는걸까?

그리고 마침내 이 날의 목적지인 스터트반트 캠프(Sturtevant Camp)에 도착을 했다. 이 곳은 백년도 훨씬 전인 1893년부터 개발되었는데 왼쪽 건물은 이 리조트를 만든 Wilbur Sturtevant가 1897년에 지은 건물을 개조한 것이며, 오른쪽에 돌로 쌓은 굴뚝이 있는 통나무집은 1903년에 만들어진 관리소(ranger station)가 원형 그대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밤을 보낸 어린이들이 캐빈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있는 모습인데, 이 곳은 지금도 40명 이상이 숙박가능한 캠프로 예약제로 운영이 되고있다.

캠프를 지나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이정표로 오른쪽 길로 3마일을 더 걸어가면 윌슨 천문대가 있는 Mount Wilson의 정상인데... 다음 번에 점심 도시락을 싸와서 도전하기로 했다. 위기주부는 '겨울 개울' Winter Creek으로 내려가기 위해서 직진을 했는데, 중간에 잠시 '시온산' 마운트 자이언(Mt. Zion)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시온산을 떠올리며, 정상에 뭔가 있을 줄 알고 열심히 올라왔는데... 트레일 옆의 작은 언덕 정상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에 이렇게 남쪽으로는 걸어서 올라온 산타아니타 캐년(Santa Anita Canyon)을 내려다 볼 수가 있었고,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천문대의 흰색 구조물이 정상에 살짝 보이는 윌슨산이 오른쪽에 보이고, 그 너머 왼쪽으로 정상에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산의 이름은 하버드산(Mt. Harvard)이다. 믿거나말거나... 이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하버드산의 바로 남쪽에는 예일산(Mt. Yale)도 있다.^^

능선을 내려와서 다시 Winter Creek 계곡을 만나는 곳에 또 다른 캠핑장인 호기스 캠프그라운드(Hoegees Campground)가 나오는데, 여기도 한 팀이 아침을 해먹은 것을 정리하고 있었다. "다음 번에는 나도 텐트를 메고 와야 하나?"

Lower Winter Creek Trail을 따라서 3시간여 전에 지났던 삼거리로 돌아와서, 녹색 다리를 건너서 아스팔트 오르막을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서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다음 번에는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윌슨산 정상의 천문대까지 걸어서 올라가야겠다!^^



2017 누가 휘트니에 오르는가? 위기주부와 함께하는 유니투어 휘트니산 트레킹 참가자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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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지역의 트레킹 전문여행사인 유니투어에서 올해 7월말에 진행하는 "2017년 휘트니 정상과 존뮤어트레일, 요세미티 트레킹"프로그램에 위기주부와 함께 참가하실 분들을 모십니다.

죽음의 계곡을 건너온 붉은 아침햇살을 받고 있는 사진 속 휘트니 산(Mount Whitney)의 높이는 해발 4,421 미터로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본토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 일반인들은 6월부터 8월말까지 약 3개월 동안에만 미리 허가증 '퍼밋(permit)'을 받아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휘트니 정상 등정 후에는 많은 산악인들이 '지상 최고의 등산코스'라고 부르는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의 제일 남쪽 4구간을 걷게 되는데, 존뮤어트레일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는 위의 사진이나 여기를 클릭해서 작년도 안내 포스팅을 보시면 된다.

매년 유니투어에서는 존뮤어트레일을 걷는 두 개 프로그램의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위의 사진이나 여기를 클릭하면 이외에도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 여행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작년에 위기주부가 참여했던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의 제일 북쪽 1구간을 걸어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9박10일"프로그램은 올해 2017년에는 7/11~20일의 일정으로 진행이 되므로, 참가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유니투어로 직접 문의를 하시면 된다. (위의 사진이나 여기를 클릭하면 위기주부의 작년 해당 트레킹의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올해 2017년에 위기주부가 참여하는 "북미 최고봉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은 위와 같이 전체일정은 7/26~8/5일의 10박11일의 일정으로 진행이 되며, 이 중에서 7/28~8/2일의 5박6일이 텐트와 식량을 각자 배낭에 메고 걸어야 하는 백패킹(Backpacking)을 하는 기간이다. (올 겨울 폭설을 고려해서 여유있는 산행이 되도록 백패킹 기간을 하루 늘려 잡았다고 함) 그럼, 5박6일 백패킹 일정을 지도와 사진으로 좀 더 자세하게 소개를 해드리도록 하자.

전체 약 360 km의 '꿈의 등산로'인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JMT를 거리에 따라서 대략적으로 4등분을 한 경우에 제일 남쪽의 4구간은 위에 표시된 것처럼 킹스캐년(Kings Canyon) 국립공원의 우즈크릭(Woods Creek) 삼거리에서 휘트니산 정상에 올랐다가 휘트니포털(Whitney Portal)까지 구간을 일컫는다. 하지만 Woods Creek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동쪽에서는 접근할 수가 없고 서쪽인 시더그로브(Cedar Grove)에서 걸어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JMT 4구간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번 트레킹에서도 위 지도의 Glen Pass 아래쪽에서 JMT를 벗어나, 동쪽으로 키어사지패스(Kearsarge Pass)를 넘어서 오니온밸리(Onion Valley)로 빠지게 된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JMT 산행과 휘트니 등정은 퍼밋을 미리 받아야만 하는데, 수 많은 등산객이 몰려서 추첨으로 퍼밋을 발급하는 휘트니포털을 시작이나 끝으로 원하는 날자에 단체 8명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휘트니포털 남쪽에 있는 코튼우드 호수(Cottonwood Lakes) 지역에서 출발을 해서 세쿼이아(Sequoia) 국립공원을 지나는 PCT를 추가로 걸어서 John Muir Trailhead로 들어가게 된다.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는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 주연의 2014년도 영화 <와일드>로 한국분들에게도 많이 알려졌는데, 미서부를 남북으로 완전히 종단하는 길이 4,279 km의 하이킹 코스로 JMT의 대부분 구간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셰릴 스트레이드(Cheryl Strayed)의 자전소설 Wild: From Lost to Found on the Pacific Crest Trail을 바탕으로 제작되어서, 실제 저자도 엄격한 퍼밋이 필요한 JMT 구간은 걷지를 않았기 때문에 영화에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멋진 풍경은 등장하지 않으니까, 본 트레킹에 참가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보실 필요는 전혀 없다. (실제로 캘리포니아는 초반에 모하비 사막의 PCT 구간이 잠시 나올 뿐이고, 영화의 대부분은 오레곤 주에서 촬영이 되었음) 그리고, 우리는 여주인공처럼 집 나와서 몇 천 km를 걷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렇게 무지막지한 배낭을 메고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걱정 안하셔도 된다~^^

그래서, 최종적인 5박6일 백패킹의 코스는 위와 같은 경로의 약 110 km로 첫날 Cottonwood Pass Trailhead Campground를 출발해서 세쿼이아 국립공원으로 들어가서 백패킹 1일차 밤을 보내게 된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백패킹 2일차는 저 아래에 딱 보이는 기타 호수(Guitar Lake)에서 캠핑을 하고, 3일차에 텐트와 무거운 야영배낭은 호숫가에 두고 가볍게 휘트니 산을 서쪽에서 오르게 된다. 따라서, 고개 넘어 동쪽 휘트니포털에서 출발해 무거운 배낭을 메고 급경사를 올라서 휘트니를 등정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힘을 덜 들이고 4,421 미터의 휘트니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이 이 코스의 큰 장점이다.

마운트휘트니(Mount Whitney) 정상에 선 유니투어 홍사장님의 모습으로, 휘트니 정상 등정 후에는 다시 기타 레이크로 하산을 해서 텐트를 철수한 다음에 JMT를 따라서 북상을 해서 Wallace Creek 부근에서 백패킹 3일차 밤을 보내게 된다.

존뮤어트레일 전체 구간에서도 가장 악명높은 코스가 바로 해발 13,200 피트, 즉 4,023 미터의 바윗고개로 세쿼이아와 킹스캐년 국립공원의 경계인 포레스터패스(Forester Pass)를 넘는 것이다. 특히 올해 2017년 겨울에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려 7월말에도 위의 사진보다 훨씬 많은 눈이 쌓여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어서, 고개를 넘기 전에 백패킹 4일차 밤을 아래에서 보내고, 다음날 고개를 넘고 조금만 가서 나오는 Vidette Meadow에서 5일차 야영을 하는 여유있는 일정으로 잡았다.

백패킹의 마지막 날인 6일차에는 오전중에 시에라네바다 산맥 주능선의 키어사지 고개(Kearsarge Pass)를 넘어서 오니온밸리 캠핑장에서 다시 문명세계와 만나게 된다. 이후 395번 도로를 타고 북상해서 티오가패스(Tioga Pass)를 넘어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서 8/2일밤에 숙박을 한다.

다음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는 셔틀을 타고 글레이셔 포인트(Glacier Point)로 올라가서 일리루엣 폭포(Illilouette Falls)를 지나서 네바다 폭포(Nevada Falls)의 꼭대기까지 간 다음에 강을 따라서 요세미티 밸리까지 다시 걸어내려가는, 보통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지만 요세미티의 진면목을 빠짐없이 볼 수 있는 파노라마 트레일(Panorama Trail)을 하게 된다.

위기주부가 윈도우 배경화면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사진이 바로 파노라마 트레일로 네바다 폭포에 다가가면서 바라본 모습으로, 네바다 폭포의 왼쪽으로 바위산인 리버티캡(Liberty Cap)과 마운트브로데릭(Mount Broderick), 그리고 하프돔(Half Dome)의 뒷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다음날에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서 1박을 더 하는 것으로 전체 10박11일 일정이 모두 끝나게 된다.

이상과 같이 2017년 7/26일부터 8/5일까지 10박11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휘트니 정상과 존뮤어트레일, 요세미티 트레킹"프로그램에 참가를 원하시는 분은, 유니투어 전화 (미국) 213-798-2508, (한국) 070-7883-3151, 또는 카카오톡 uniusatour로 직접 연락을 하셔서 문의를 하시면 되고, 유니투어의 두 가지 존뮤어트레킹 프로그램에 대해서 궁금한 점은 본 포스팅의 덧글로 문의하셔도 간단히 답변을 드립니다. (본 참가자 모집 안내는 2월말 기준으로 작성이 되었으며 변동이 있을 수 있음)





해발 2,500 미터의 볼디보울(Baldy Bowl) 아래에서 올겨울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눈구경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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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록적으로 많은 비와 눈이 내려서, LA에 사는 스키매니아들이 많이 가는 맘모스 스키장은 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 슬로프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올해 한번도 눈구경을 가지 못했고...T_T 그래서 위기주부가 대표로 혼자 눈구경을 하고 오기로 하고, 지난 주말 새벽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해발 1,850 미터의 맹커플랫 캠핑장(Manker flats Campground)으로 "마운트볼디(Mt. Baldy)"샌안토니오(San Antonio) 산으로 올라가는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에 해 뜨는 시간에 도착을 했다. (여기 등산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여기를 클릭해서 작년 6월의 마운트볼디 등정기를 보시면 됨)

비포장 도로인 San Antonio Falls Road를 따라서 조금 올라가니, 아침 햇살을 받아서 하얗게 빛나는 눈 덮힌 볼디보울(Baldy Bowl) 지역과, 그 꼭대기인 해발 3,068 미터의 '대머리산' 정상부근이 보인다.

샌안토니오 폭포(San Antonio Falls)는 3단 폭포의 전체 높이가 30 미터나 되는 큰 폭포로, 요세미티 폭포를 떠올리게 한다.

여전히 반쪽만 남아있는 Baldy Bowl Trail 표지판을 따라서, 앞서 가는 두 산악인이 비포장 도로를 벗어나서 본격적인 급경사의 트레일로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배낭 뒤의 저것은 에베레스트 올라갈 때나 사용하는 아이스피켈(ice pickel)이 아닌가?

볼디보울 트레일로 접어들어서 처음에는 이렇게 등산로가 그늘진 골짜기를 지날 때만 잠시잠시 눈 위를 걸어야 했지만...

나중에는 이렇게 양지바른 곳의 등산로도 눈으로 완전히 덮여있었는데, 바위에 앉아계신 분은 등산화에 크램펀(crampon), 흔히 말하는 '아이젠'을 장착하고 있는 중이다.

혼자 부지런히 걸어서 1시간 40분만에 샌안토니오 스키헛(San Antonio Ski Hut)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여기까지는 위기주부처럼 그냥 올라온 사람들이, 등산용 헬멧도 쓰고 등산화에 아이젠을 장착하는 모습인데, 여기서 해발고도 약 600 m를 더 올라서 겨울철 마운트볼디 정상에 오를 준비를 하는 것이다! 위기주부는 아이젠도 없고, 아이스피켈도 없고, 무엇보다도 점심도시락이 없었기 때문에... 마운트볼디 동계 정복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그래서 처음 계획한데로 골짜기 너머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나오는 볼디보울(Baldy Bowl)의 아래에서 눈구경만 하기로 했다. 바로 거기서 아이폰으로 찍은 동영상 하나 투척하고 시작~



볼디보울(Baldy Bowl)은 샌안토니오산의 남동쪽에 '밥그릇(bowl)'처럼 둥글게 만들어진 원형협곡(cirque)으로 그 폭이 800 미터 정도되는 급경사 지역을 말한다. 몇 주전에 페이스북에서 폭설이 내린 직후에 여기 풍경을 찍은 동영상은 정말로 히말라야같은 모습이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눈구경을 하기에는 충분한 멋진 모습이었다.

뾰족한 바위능선 아래로 경사가 가장 급한 곳에는 작은 눈사태가 났던 흔적도 볼 수가 있었다.

사진을 뚫어져라 보면 두 명씩 짝을 이룬 세 팀이 사진 중앙 너머의 마운트볼디 정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원래 정상 등산로는 볼디보울을 직접 올라가지 않고 서쪽으로 돌아서 능선을 따라서 올라가게 되어 있지만, 겨울철에 이렇게 눈에 완전히 덮이면 동계등반 준비를 한 산악인들이 직접 최단거리로 정상으로 치고 올라가는 것이다.

조금 전에 스키헛에서 만났던 두 명도 아이스피켈을 단단히 다져진 눈에 박으면서 급경사를 올라가고 있다. "내년에 점심도시락은 싸올 수 있는데... 이걸 위해서 아이젠하고 아이스피켈을 사야되나?"

다들 정상으로 올라간다고 바쁘셔서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커다란 DSLR 카메라 들고 셀카찍기~^^

가까이 나무들이 있는 곳 너머 아래쪽 골짜기에 샌안토니오 스키헛(San Antonio Ski Hut)이 있다. 이렇게 사방이 눈으로 덮인 해발 2,500 미터에서 눈구경을 마치고는 다시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 전에...

카메라를 바위 위에 올려놓고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서 이렇게 전신셀카도 한 장 찍었다. 그런데, 두 줄로 나있는 것은 스키자국?

스키헛에는 이제 제법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마주친 올라오는 분들 중에 정말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절반은 한국분들이었고, 그 중에는 뉴욕에서 오셨다는 팀도 있었다. 정말 여름이나 겨울이나 산을 좋아하는 한국분들~^^

그리고, 저 여성분이 등에 메고 올라오는 것은 바로 스키! 이후로도 반팔에 스키를 메고 올라오는 미국인들이 여럿 있었다. 작년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에서 신었던 가죽 등산화를, 이 날 7개월만에 처음으로 다시 꺼내서 등산을 다녀왔는데... 올해 7월말 한여름에 또 이 등산화를 신고 눈길을 걸을 것이다. 해발 4,421 미터의 미본토 최고봉 휘트니(Whitney) 산을 오르면서 말이다!





Bridge to Nowhere - 도로도 없는 깊은 산속에 생뚱맞게 등장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아치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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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는 다리?"이 정도로 번역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브리지투노웨어(Bridge to Nowhere)'는, LA 북쪽의 산가브리엘 산맥에서도 가장 신기하고 이상하고, 또 재미있는 볼거리 중의 하나라고 할 수가 있는 곳이다.

LA 뒷산에서 가장 크고 깊은 계곡인 샌가브리엘 캐년(San Gabriel Canyon)을 댐으로 막아서 만든 저수지를 건너는 이 다리가 East Fork Rd의 시작점이다. (이 다리는 오늘의 주인공이 아님^^) 다리를 건너지 않고 39번 도로를 따라 샌가브리엘 강을 계속 올라가면, 미국에 와서 이 산맥을 처음 방문했을 때 찾아가려고 했던 크리스탈 호수(Crystal Lake)가 나온다.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계곡을 따라 약 10 km를 자동차로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는데, 일출 1시간 정도 지난 시간인데도 주차장은 물론이고 입구 도로변까지 차들이 벌써 가득했다. 샌가브리엘 강의 '동쪽 지류(East Fork)'의 계곡을 따라서 깊고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는 트레일이 여기서 시작된다.

주차장 북쪽 끝에 차를 잠시 세운 이 두 명은 그냥 계곡을 한 번 내려다 보고는 돌아섰다. 게이트를 지나서 비포장도로를 따라서 조금 걸어내려가면 Heaton Flat 이라는 작은 캠핑장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 있던 안내판으로 샌가브리엘 준국립공원(San Gabriel National Monument)에서도 가장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Sheep Mountain Wilderness 지역을 보여주고 있다. 지도 한가운데에 목적지인 "Bridge to Nowhere"가 보이고, 여기서 East Fork Trail을 따라서 4.2 마일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 북쪽으로 2번 도로 아래에 작년 가을에 다녀왔던 Mt. Baden-Powell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 그리고 지도 오른쪽에 이 산맥에서 가장 높은 해발 3천미터가 넘는 "마운트볼디(Mt. Baldy)" Mount San Antonio가 보인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 트레일은 계곡을 따라서 올라가는데, 이렇게 어른 종아리 이상 높이의 물길을 목적지까지 총 6번을 건너야 한다! 깊이는 종아리 정도이지만 물살이 엄청나게 쎄기 때문에 하이킹스틱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계곡 옆으로는 이렇게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는데 (파란 해먹에 지금 누워서 주무시고 계심^^), 캠프사이트의 분위기가 일반적인 국립공원이나 국유림의 야영객들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 들었다...

1시간 정도 걸어서 트레일을 절반 정도 올라와서 Allison Gulch와 만나는 곳 부근에 서쪽으로 보이는 바위절벽은 "Swan Rock"이라고 불리는데, 사진 가운데에 하얀 백조 한마리가 보이기 때문이다.

계속 계곡을 따라서 올라가는데 트레일 바로 옆에서 아침부터 '삽질'을 하고있는 사람이 있어서, 무엇을 하는건지 물어보니... 금을 찾고 있다고! 뭐라 할 말이 없어서 "Good Luck"한마디 해주고는 계속 걸어가는데,

앞에 걸어가는 두 분의 배낭이 심상치가 않았다. 배낭에 짊어진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금을 찾기 위한 도구라고 한다! 아직도 이 계곡 주변에서 금을 찾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앞쪽에 더 나이가 많은 분이 작은 지갑같은 것을 꺼내더니 열어서 위기주부에게 보여주었다.

유리병 안에 노란색으로 보이는 것이 지난 번에 여기 샌가브리엘 계곡에서 찾은 금, 골드(gold)란다! 다른 젋은 분 말씀이 이미 이 분은 여기서 찾은 금으로 아내 금반지도 만들어서 줬다나... 캘리포니아 골드러시(California Gold Rush)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었따! ^^

물줄기를 6번 건너고 질퍽이는 등산화로 계곡 동쪽으로 넓은 비포장도로(?)를 걷다가 'Welcome to the Bridge to Nowhere"라는 제목의 이 안내판이 나오면 목적지에 거의 도착을 한 것이다. 그런데 환영간판의 내용은 다리와 그 주변은 사유지이므로 뭘 하면 안된다는 내용만 빨간 글씨로 잔뜩 씌여있다.

그리고는 간이 화장실과 컨테이너 가건물이 몇 개 나오고 마침내 멋진 좌우 난간을 가진 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리 위 오른쪽에는 무슨 장비들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일단 다리의 끝까지 건너서 가보기로 하자.

걸어온 쪽은 그나마 넓은 도로같은 트레일과 다리가 연결이 되어있지만, 다리의 반대쪽 끝은 그냥 이렇게 돌무더기로 꽉 막혀있다. 그나마 오른쪽으로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가느다란 트레일이 있어서, 그 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서 돌아보면,

멋진 아치를 그리는 콘크리트 다리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깊은 산 속 옹달샘은 들어봤어도, 깊은 산 속 콘크리트 다리?"

저 아래 물이 흐르는 곳은 아직도 햇살이 들지 않을 정도로 깊은 절벽을 끼고 있었는데, 여기서 상류로 계속 이어지는 트레일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양쪽이 높은 절벽으로 되어있는 '내로우' The Narrows라고 불리는 곳이 나온다고 한다. 처음부터 여기서 더 들어갈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저 아래 사람들이 보이는 계곡 바닥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내려가다 중간쯤에서 간식을 먹고 증명사진 한 장을 부탁해서 찍었다. 그리고는 다리 바로 밑 물가까지 내려갔다.

계곡에서 높이가 37 m인 이 멋진 콘크리트 아치의 다리는, 지금 걸어온 East Fork 계곡을 따라 산맥을 남북으로 관통해서 북쪽 너머의 라이트우드(Wrightwood) 마을까지 도로를 뚫기 위해 1936년에 만들어졌는데, 백 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던 1938년 3월의 LA 대홍수에 다리 하류쪽에서 공사중이던 도로가 대부분 유실되어서 건설계획이 완전히 취소되는 바람에, 이렇게 깊은 산 속에 혼자 남게 되었다고 한다. (돌무더기로 막혀있던 다리 북쪽은 바로 터널로 이어질 예정이었다고 함) 결국 멋지게 만들어놓고 실제 자동차는 한 번도 지나다닌 적이 없는 다리로 무용지물로 전락할 뻔 했지만, 지금은 다른 용도로 아주 잘 사용되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더 없이 완벽한 번지점프(bungee jump) 장소로 운영이 되고 있는 것이다. LA에서는 유일한 번지점프 시설인 것은 확실한데, 다리 위에서 만났던 직원은 캘리포니아는 물론 미서부에서도 유일한 번지점프 장소라고 주장을 했었다.

두 개의 발판에서 교대로 사람들이 계속 고무줄에 매달려 뛰어내리는 모습을 밑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위기주부가 왠만해서 동영상을 세로로는 안 찍는데, 이 번지점프는 세로로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한 참을 구경하다가, 다시 2시간반을 걸어서 주차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일어섰다.

그런데, 다리 위에서 이렇게 아래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더 아찔하고 재미있어서, 또 한참을 구경...

스카이다이빙은 아니더라도 번지점프는 언젠가는 한 번 해보고 싶은데... 내가 과연 저렇게 뛸 수 있을까?

여기 Bridge to Nowhere 다리에서의 번지점프는 번지아메리카(Bungee America)라는 회사에서 진행을 하는데, 한 번 뛰어내리는 가격은 현재 $99로 주말에만 운영을 한다. 사진에도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데, 아주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서 번지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왕복 5시간의 힘든 트레일을 덤으로 반드시 해야하는 단점이 있다.

다리를 건너와서 마지막으로 또 돌아보니까 여성분이 뒤로 만세를 부르면서 뛰어 내리고 있었다. 언젠가는 나도 한 번...^^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앤젤스플라이트(Angels Flight)와 그랜드센트럴마켓(Grand Central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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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산악회 블로그도 아닌데, 맨날 어디 등산을 다닌 이야기만 올리는 것 같아서... LA 다운타운에 있는 콜번스쿨에 지혜를 데리고 가는 아내에게, 지혜와 같이 가서 저녁 먹는 곳의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했다.

음악학교인 콜번스쿨(The Colburn School)에서 남쪽으로 걸어서 LA 현대미술관 MOCA(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를 지나면 캘리포니아플라자(California Plaza)라는 작은 도심 공원이 나오는데, 그 공원의 동쪽끝으로 'ANGELS FLIGHT RAILWAY'라고 씌여진 작은 매표소같은 건물이 있다.

매표소 창문 옆으로는 50센트라고 가격은 써놓았지만 표를 파는 직원은 없다. 왜냐하면 지금은 운행을 하지 않고있기 때문에...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그렇다고 그냥 돌아서지 말고,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서 내려다보면,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경사진 좁은 철로가 보이고, 또 그 옆으로 걸어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계단을 걸어서 내려가는 지혜 옆으로 고가철로(?)의 딱 중간이 되는 지점에 나란히 세워진 두 대의 객차가 보이는데, 이 철도는 두 객차가 케이블로 연결되어서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하나는 내려오는 방식의 강삭철도(cable railway 또는 funicular railway)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별로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아래의 사진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오른 (아주 짧은 순간은 작품상까지 7관왕이었던^^) 영화 <라라랜드> La La Land 남녀주인공이 데이트를 하다가 키스를 하는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이 바로 앤젤스플라이트(Angels Flight)라는 LA 다운타운에 만들어진 짧은 경사철도의 객차 내부였다!

언덕을 다 내려왔으니 '천사의 비행' 열차 이야기는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하기로 하고, 요즘 아내와 지혜가 콜번스쿨에 갈 때마다 저녁을 사먹는 곳이 횡단보도를 건너면 왼쪽에 있는 건물이다.

바로 'LA 다운타운의 먹자골목'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센트럴마켓(Grand Central Market)으로, 정확히 딱 100년전인 1917년부터 이 건물안에서 운영이 되고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오래되고, 또 가장 큰 재래시장이라고 한다.

그랜드센트럴마켓이 입주한 Homer Laughlin 빌딩은 밖에서 보기에는 3층이지만, 시장이 들어선 1층이 높은 천정으로 트여있는 2층 건물로 현재 약 30곳의 가게와 식당이 운영을 하고 있다.

백년전에 문을 열 때는 다운타운 벙커힐 지역의 고급 맨션에 사는 주민들의 식료품을 파는 시장으로 90개 가까운 작고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주로 다운타운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과일을 파는 상점과 정면에 보이는 캔디가게 등이 남아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남녀주인공의 데이트 장면에 역시 잠깐 등장하는 이 식당이 그랜드센트럴마켓 안에 있는 Sarita’s Pupuseria라는 엘살바도르 음식(Salvadorean dishes)을 판매하는 곳이다. (바로 길 건너의 앤젤스플라이트 키스신과 복장이 다른 것을 보니, 데이트하러 다운타운에 여러번 갔나봄^^) 라라랜드 때문에 이 식당이 유명세를 치르고는 있지만, 그랜드센트럴마켓에서 가장 인기있는 먹거리는 에그슬럿(Eggslut)이라는 곳의 계란이 들어간 햄버거인데, 장사가 너무 잘 되어서 그런지 오후 4시까지만 영업을 해서, 아내와 지혜도 아직 먹어보지를 못했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현대식 고층건물과 대비되어서 더욱 매력이 있는 이 경사철도(Inclined Railway)는 철로의 길이가 91 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라고 한다. 1901년에 처음 만들어진 곳은 현재의 위치에서 반블록 북쪽으로 3가(3rd St) 터널이 있는 언덕이었는데, 1969년까지 운행을 하다가 도심 재개발을 위해서 철거가 되었다고 한다.

철거된 지 27년이 지난 1996년,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현재 위치에서 다시 운행이 재개되었지만 2001년에 사망사고가 발생해서 운행이 중단되었다. 그 후 2010년에 다시 오픈을 했지만 안전상의 문제점이 발견되어 결국은 2013년 9월에 다시 운항이 중단되어서 지금은 동작을 하지 않고 있다. (작년에 라라랜드 영화 촬영을 위해서 그 날 하루만 임시로 작동을 했다고 함)

앤젤스플라이트 철로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입구에는 낡은 콘크리트 벽 위에, 멸종위기의 커다란 새인 캘리포니아 콘도르(California Condor)의 모형이 만들어져 있다. 그 옆 안내판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이정표로 콘도르와 앤젤스플라이트를 함께 소개해놓았는데...

영화 <라라랜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3월초에 LA시장이 이 앞에서 앤젤스플라이트(Angels Flight)를 올해 노동절 전까지는 다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를 했으니, 올 가을에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하는 분들은 이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차를 타보실 수 있게 될 것 같다. 영화속 주인공들처럼 말이다~^^

P.S. 여기를 클릭하면 네이버 메인페이지에 소개되었던, 위기주부의 <라라랜드> 촬영지 소개 포스팅을 보실 수 있습니다.



LA 재팬타운 '리틀도쿄(Little Tokyo)'의 유명한 스시집, 스시겐(Sushi Gen)에서 10년만에 만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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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재수학원에서 89년에 처음 만나서, 같은 대학교를 다니던 92년에는 둘이서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왔고, 99년 나의 결혼식 때 사회를 본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10년만에 만나러 금요일 저녁에 LA 재팬타운(Japan Town)으로 향했다.

LA다운타운에 있는 재팬타운은 '리틀도쿄(Little Tokyo)'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그 동쪽 끝의 혼다플라자(Honda Plaza)라는 작은 상가안에 친구 부부를 만나서 저녁을 먹기로 한 음식점이 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스시겐(Sushi Gen)은 많은 스시집들이 모여있는 리틀도쿄에서 뿐만이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스시 레스토랑으로 전에부터 한 번 와보고 싶었던 곳인데, 이렇게 친구 덕분에(?) 마침내 와볼 수 있게 되었다. 저녁 5시반에 문을 열어서 30분 정도 지난 시간인데 벌써부터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3명도 거의 1시간을 기다려서 7시가 넘어서야 테이블로 안내를 받을 수가 있었다.

한국을 떠나 10년만에 LA에서 만난 친구 부부와 기념사진 한 장~ (전면카메라로 찍은 화질 나쁜 사진은 작게^^)

스시 전문점답게 이렇게 요리사들이 바로 만들어주는 스시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넓은 바도 만들어져 있었다.

이건 여러 종류의 다양한 스시가 함께 나오는 Sushi Deluxe Combination 이고,

대표적인 모듬회인 사시미디럭스(Sashimi Deluxe)의 모습인데, 회맛을 좀 아는 친구 부부가 정말 맛있었다고 한다.

3년전에 우리 가족이 한국에 갔을 때 못 만났기 때문에, 이번에 10년만에 본 것이데... 그냥 지난 주에 만났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만나서 정말 반가웠다. 다음에는 시간 여유있게 LA 놀러와서, 우리집에서 자고 가라~"

그래도 이 포스팅의 카테고리가 '외식 또는 요리하기'인 관계로 일식레스토랑 스시겐(Sushi Gen)의 사진 한 장 더 올린다. 이렇게 스시바에 앉으면 일인당 4개 이상의 스시를 주문해서 먹어야 하는 규정이 있어서, 일인당 $50 정도는 예산을 잡아야 한단다.

친구 부부는 함께 미국에 온 일행과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 시간이 되어서 식사만 마치고 헤어졌다... LA 리틀도쿄의 중심인 일본촌광장(Japanese Village Plaza)을 바라보면서, 몇 번 이렇게 스쳐가기만 한 리틀도쿄도 언제 제대로 구경하고 포스팅을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렌데일, 버뱅크, 라크레센타 등으로 둘러싸인 버두고(Verdugo) 산맥 통바피크(Tongva Peak)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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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봄방학을 맞아서 학교 밴드활동으로 캐나다 퀘벡(Quebec) 등지로 일주일 여행을 떠나고, 아내는 오래간만에 친구분들과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가신 일요일 오후... 혼자 소파에서 뒹굴면서 넷플릭스로 한국영화나 한 편 볼까 생각했지만, 그러기에는 봄바람 부는 파란 하늘이 너무 아까웠다~

버두고 산맥(Verdugo Mountains)은 위의 구글맵 지형도에 표시한 것처럼 로스앤젤레스의 북쪽에 버뱅크(Burbank), 글렌데일(Glendale), 라크레센타(La Crescenta) 등의 도시들로 완전히 둘러싸인 작은 산맥이다. 하지만 이 산맥의 최고봉인 Verdugo Peak의 해발고도는 953 m나 되고, 주변의 도시들로 부터도 600 m 이상을 솟아있는 높은 산맥이다. 위기주부도 이 산맥은 이번에 처음 찾아갔는데, 맛보기로 주능선 제일 아래쪽의 Tongva Peak와 Mount Thom 두 봉우리를 돌아보는 트레일을 했다.

보드리루프트레일(Beaudry Loop Trail) 출발점은 산맥의 동쪽사면에 자리 잡은 글렌데일의 주택가로 1300 Beaudry Blvd라는 주소가 사진 오른편 가로등에 보인다. 생소한 '보드리(Beaudry)'라는 이름은 아마도 1800년대 LA시장을 했던 프랑스계의 Prudent Beaudry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 같다.

이 트레일은 전체가 산악용 소방도로로, 메마른 작은 댐의 옆으로 만들어진 이 게이트를 옆으로 통과해서 들어가면 된다.

조금 올라가면 Beaudry North와 Beaudry South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는데, 나는 북쪽 소방도로로 올라가서 남쪽 소방도로로 내려왔는데, 오래간만에 MapMyHike 앱을 이용해서 기록한 이 날의 트레일 코스는 아래와 같다.

루프의 위쪽 Beaudry N. Motorway를 따라서 올라간 다음에 주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와서 Beaudry S. Motorway로 출발한 곳으로 돌아왔는데, 정확히 2시간반 동안에 걸은 거리는 11 km이고, 수직으로는 450 m를 올라갔다가 내려온 것이었다.

사실 등산로 자체는 전부 넓은 비포장도로라서 별로 재미는 없고, 이렇게 사방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볼만한 등산로이다. 올라갈때는 북동쪽으로 사진 중앙에 2번과 210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곳을 중심으로 왼쪽에 라크레센타(La Crescenta)와 오른쪽에 라카나다(La Canada) 지역을 볼 수 있다.

산맥의 주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소방도로인 Verdugo Motorway를 만나면 다 올라온 것이데, 여기서 주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턴을 해야지 계속해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안된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방송용 안테나와 통신탑이 세워져 있는 통바피크(Tongva Peak)가 보이는데, 버두고 산맥은 도시들로 둘러싸여 있는 특성상 봉우리들 마다 이렇게 안테나가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한 굽이를 돌면 역시 안테나가 세워진 제일 남쪽 봉우리인 마운트쏨(Mount Thom)이 나오고, 그 사이로 마침내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테나 시설들은 이렇게 철조망으로 엄격히 못 들어가게 해놓았는데, 중요한게 여기서 그냥 왼쪽 소방도로를 따라 내리막이라고 신난다고 걸어 내려가버리면 안된다! (본인이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다가 잘못을 깨닫고 헉헉대며 다시 돌아왔음^^) 여기 통바피크의 정상 표석은 철조망 바로 아래를 따라서 건너편으로 걸어가면 나오기 때문이다.

해발 2,656 피트(810 m)의 통바피크의 정상 표석인데, '통바(Tongva)'라는 이름은 바로 LA분지 지역에 살던 원주민 부족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란다. (구글맵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방금 지나온 안테나 타워들과 파란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소파에서 뒹굴지않고 나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바피크(Tongva Peak) 정상에는 또 보이스카우트에서 만들어 놓은 쉼터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저기 위에 서면 LA지역의 많은 부분을 내려다 볼 수가 있다.

남쪽으로는 바로 산아래에 글렌데일(Glendale) 시내가 가까이 보이고, 조금 멀리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보인다. LA 다운타운의 오른쪽 아래로 저수지같이 보이는 것은 5번 프리웨이를 따라서 남쪽으로 흘러가는 LA강(Los Angeles River)의 모습이다.

남서쪽으로 가까이에 보이는 산들은 바로 산타모니카 산맥의 동쪽 끝에 그리피스공원(Griffith Park)으로 지정된 곳으로, 제일 왼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그리피스 천문대의 뒷산인 마운트헐리우드(Mt. Hollywood)이고, 가운데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곳이 헐리우드 사인이 있는 마운트리(Mt. Lee), 그리고 제일 오른쪽의 봉우리가 '지혜의 나무'가 있는 버뱅크피크(Burbank Peak)이다. (산 이름들을 클릭하면 각각의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서쪽으로는 버뱅크(Burbank) 시내와 그 너머로 넓은 LA의 '밸리(Valley)' 지역이 보인다. 오른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활주로는 버뱅크 밥호프 공항(Bob Hope Airport)인데, 아무래도 다음 번에는 좀 더 가까운 북쪽 봉우리로 오후말고 오전에 올라가서 내려다 봐야겠다.

버두고 산맥의 주능선 제일 남쪽의 봉우리인 마운트쏨(Mount Thom)에도 역시 방송용 안테나가 세워져 있다. 여기서 내려가는 길은 두 갈래인데 오른쪽 Las Flores Motorway는 남쪽의 다른 마을로 내려가므로, 위기주부는 당연히 차를 세워둔 동쪽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서 왼쪽의 Beaudry South Motorway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글렌데일 시내가 아주 가깝게 보이는 곳이 있어서, 배낭에 넣었던 카메라를 다시 꺼냈다.

그리고는 LA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을 줌으로 당겨 보았는데, 지금 LA 국제공항에 착륙을 위해서 다운타운 위에서 선회를 하고 있는 저 푸른색의 비행기는 사진을 확대해보니 한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의 비행기였다.

저 아래로 2시간여 전에 출발했던 메마른 댐이 있는 주택가의 트레일 출발점이 보이는데, 이렇게 바로 아래로 보이지만 소방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제법 멀고 힘들었다. 이렇게 첫번째 버두고 산맥 하이킹은 마무리하고, 다음 번에는 이 산맥에서 가장 높은 버두고피크(Verdugo Peak)에 도전을 해봐야겠다.



슈퍼블룸(Super Bloom)을 찾아서~ 앤틸롭밸리(Antelope Valley) 캘리포니아파피(California Po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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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캘리포니아에 야생화들이 많이 피는 '슈퍼블룸(Super Bloom)'이라고 해서 봄방학에 카리조플레인(Carrizo Plain) 내셔널모뉴먼트에 가서 노란 꽃구경을 했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비가 겨울에 내려서 '울트라' 슈퍼블룸이라는 말에... 토요일 당일치기로 겨우 시간을 내어서 앤틸롭밸리(Antelope Valley)로 주황색 파피꽃 구경을 떠났다.

5번 프리웨이를 달리다가 위기주부가 아직 못 가본 놀이공원인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Six Flags Magic Mountain)이 있는 발렌시아에서 빠져서, San Francisquito Canyon Rd로 앤젤레스 산맥을 넘어 파피꽃 보호구역으로 들어가는 Lancaster Rd를 만나서 조금 달리니까 이렇게 도로 좌우로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길가에 피어있는 주황색 파피꽃들 속에서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인데, 반팔을 입으신 두 분 엄청 추우셨을거다~^^

도로옆으로 주차한 차들을 지나서 서쪽으로 조금 더 가면 앤틸롭밸리 캘리포니아파피 보호구역(Antelope Valley California Poppy Reserve) 표지판에서 우회전을 해서 올라가면 된다. 8년전에 여기를 방문했을 때에 비해서 주립공원 표지판이 멋지게 바뀌어 있었다. (8년전 방문기는 여기를 클릭)

우회전을 해서도 제법 차로 올라가야 하는데 진입로 좌우로는 주차가 엄격히 금지되기 때문에, 주차비 $10을 아끼려면 조금 전 Lancaster Rd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꿋꿋하게 차로 올라가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는 차 안에서 위기주부표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왜냐하면 사람들 복장을 보면 알겠지만, 기온이 낮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매우 추웠기 때문에...T_T 이 때 쯤 이미 여기 분위기 파악이 끝난 상태였지만, 그래도 트레일을 따라서 조금 올라가보기로 했다. (구글맵 지도로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조금 걸어가니까 그래도 꽃들이 제법 피어있는 곳이 나오기는 했지만, 기온이 낮고 바람이 많이 부는데다가 구름까지 끼어서 꽃잎들이 모두 활짝 피지를 못하고 움츠려있는 상태였다~

"8년전에 왔을 때도 날씨가 안 따라줬는데, 우리는 파피꽃하고는 별로 인연이 없나봐~"

첫번째 전망대에 올라가니 저 멀리 제법 주황색과 노란색의 꽃밭이 펼쳐져 있는 것 같은데... "너무 멀어, 그냥 돌아가자~"

반대편 트레일 코스로도 멀리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바람 불고 춥다. 그냥 비지터센터나 둘러보고 가자~"

비지터센터인 Jane S. Pinheiro Interpretive Center 앞에도 사람들이 아주 많았는데, 특히 화장실 앞의 줄이 엄청 길었다.

여기 주황색 파피(Poppy)는 양귀비꽃의 한 종류로 특히 이 지역에 자라는 품종의 이름이 'California Poppy'로 캘리포니아 주의 주화(state flower)로 지정이 되어있다.

먹구름 아래로 세차게 펄럭이는 성조기와 캘리포니아기... 이렇게 8년만의 파피꽃 구경이 또 허무하게 20분만에 끝나는 것인가?

그럴 수는 없지! 우리는 보호구역을 나와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향하는 동쪽 랭카스터(Lancaster)로 돌아가지 않고, 반대로 서쪽으로 138번 도로를 달려서 Neenach라는 마을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날 위기주부가 미국 아웃도어 사이트에서 미리 예습해서 찾아놓은 저 멀리 보이는 주황색 들판을 향해서~

도로는 비포장으로 바뀌고 좌우로 노란색의 꽃들이 나타날 때 쯤, 파란 하늘이 나타나면서 날씨까지 도와주는 상황에서,

여기가 거기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을 해서 차를 세웠다.^^ 도로에서 보기에는 약간 휑한 것 같지만, 조금만 걸어서 들어가면

이렇게 시야에 꽉 차는 주황색 파피꽃의 물결을 볼 수 있었다. 이 사진은 아내가 아이폰으로 찍은 것인데, 커다란 DSLR 카메라보다 스마트폰이 꽃밭 사진이 더 잘나오고 색깔도 예쁘게 나오는 것 같았다.

우리 부부 두 명 말고는 아무도 없던 앤틸롭밸리의 주황색 꽃밭~

꽃들을 밟지 않기 위해서 조심히 안으로 들어가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있는 사모님 모습이다.

사진을 봐도 알 수 있지만, 바람은 계속 세게 불어서 꽃잎들이 펴지지 않고 돌돌 말려있어서 아쉬웠다. 기온이 높고 바람이 잠잠했으면 훨씬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좀 전에 보호구역 안에 비해서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아?"그런데, 나이에 안 어울리게 모자는 왜 거꾸로...

돌아 내려오는 길에 노란색 꽃들이 피어있는 곳에 잠시 내려서, 꽃들이 점령한 옆길을 따라 조금 걸어들어가 보았다.

작은 노란색 꽃들 사이사이에 피어있는 주황색 파피꽃들~

셀카봉도 가지고 오지를 않아서 팔을 길게 뻗어서 커플사진 한 장 찍고는 2017년 봄의 '슈퍼블룸(Super Bloom)' 구경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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