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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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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 산행기 (유니투어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9박10일'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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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산악인들이 '지상 최고의 등산코스'라고, 또 누구는 '걷는 자의 꿈'이라고 불렀던 미국 캘리포니아의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JMT) 340km의 하이킹 코스~ 마침내 위기주부도 제일 북쪽 1/4에 해당하는 1구간 약 90km를 7/8~12일의 4박5일로 무사히 다녀왔다. (존뮤어트레일과 유니투어 트레킹 상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여기를 클릭해서 보시기 바람)

JMT 1구간의 대표적인 풍경인 '천섬호수' Thousand Islands Lake 위로 솟은 해발 12,942피트(3,945m)의 배너피크(Banner Peak)의 모습이다.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동안에 계속해서 만나게 되는 이런 절경은 세부적인 산행기로 차례로 소개하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초보 등산가'인 위기주부가 이번 전체 여행의 일정에 따라서 JMT 산행에서 느낀 점과 알아두어야 할 것 들을 생각나는데로 소개해드린다. (본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JMT 전체구간을 종주하신 분들도, 또 훨씬 많은 백패킹 경험이 있는 산악인들도 계실텐데, 잘못된 설명이나 이해가 있으면 덧글로 가르쳐주시기 바람)



투어1일차: LA를 출발해서 395번 도로를 따라서 이스턴시에라(Eastern Sierra)의 명소들을 구경하며 북상

Eastern Sierra Scenic Byway라 불리는 395번 도로를 따라 북상하면서 론파인의 알라바마힐스(Alabama Hills), 만자나 국립사적지(Manzanar National Historic Site), 그리고 숙박하는 비숍(Bishop)에서 마운틴라이트갤러리(Mountain Light Gallery)와 에릭샤츠 빵집(Erick Schat’s Bakkerÿ) 등을 구경했다. (395번 도로 주변의 관광지에 대한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위기주부 가족의 2012년 로드트립 여행기를 보시면 됨)


          JMT투어 1일차, 395번 도로를 따라 이스턴시에라 지역의 론파인(Lone Pine)에서 비숍(Bishop)까지


숙박하는 비숍의 호텔방에서 4박5일 JMT 산행을 위한 음식물들을 정리하는 모습이다. 불필요한 포장은 최대한 모두 제거하고, 각자가 먹을 음식을 정확히 나누어서 뒤에 보이는 노란색 '곰통(bear canister)'에 넣어서 자신의 배낭에 짊어지고 가야한다.

투어2일차: 맘모스레이크 레인저스테이션에서 JMT 퍼밋을 받고, 데블스포스트파일 준국립공원 구경하고 캠핑

전세계 산악인들이 존뮤어트레일을 하고싶어하기 때문에, JMT는 정확한 일정과 구간으로 '허가증' 윌더니스퍼밋(Wilderness Permits)을 미리 받아야만 입산이 가능하므로, 가고 싶다고 불쑥 떠날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 (실제 JMT산행 3일째에 등산로에서 만난 레인저가 퍼밋을 보여달라고 해서 꼼꼼하게 검사를 했음)

이번 유니투어의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9박10일> 프로그램에 참가한 덕분에, 그 동안 꼭 가보고 싶었던 데블스포스트파일 준국립공원(Devils Postpile National Monument)도 전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JMT투어 2일차, 맘모스레이크에서 퍼밋을 받아서 데블스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 준국립공원으로


          레인보우 폭포(Rainbow Falls)의 무지개와 PCT 하이커들의 쉼터인 레드메도우(Reds Meadow) 리조트


4박5일 존뮤어트레일 1구간의 전체 하이킹 코스를 구글맵에 그려본 것인데, 표시된 소요시간 "22 h 33 min"은 그냥 평지를 걷는 시속4km 정도의 속도를 가정한 것이고, 실제로는 거의 매일 10시간 정도를 야영배낭을 메고 산길을 걸었다. (휴식 및 점심 식사시간 포함)



투어3일차 (JMT산행1일차): Devils Postpile NM → Garnet Lake 야영지, 약 17km (12시간 소요)

7월의 존뮤어트레일은 '모기와의 싸움'이었다. 물가에서 점심과 저녁을 해먹을 때는 물론, 이처럼 잠시 물가를 지나갈 때에도 모기들이 엄청 많기 때문에, 머리에 쓰는 방충망과 뿌리는 약은 필수였다. 가끔은 물가에서 점심 먹을 때, 머리에 방충망을 쓰고 있는 것도 까먹고 숟가락을 입에 집어넣기도 했다는...^^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1일차, 데블스포스트파일 준국립공원에서 가넷 호수(Garnet Lake)까지


모든 호수와 계곡의 물은 지금 사진에 보이는 작은 수동펌프를 이용해서 반드시 정수를 해서 먹어야 한단다. 하루에 각자 2리터 이상의 물을 정수해서 '물주머니'에 채운 다음에 게토레이 가루를 넣어서, 즉석에서 스포츠음료로 만들어서 빨아서 마시면서 산행을 했다.



투어4일차 (JMT산행2일차): Garnet Lake → Donohue Pass 바로 북쪽의 작은 호숫가, 약 13km (9시간반 소요)

이틀째부터는 발가락부터 발바닥, 발목, 무릎, 허리, 어깨까지 모든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렇게 쉴 때마다 미리 준비한 의약품 등으로 응급처치를 하면서 걸어야 했다. (더 적나라한 사진도 많지만, 그냥 발목에 파스를 붙인 정도로 소개함^^)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2일차, 가넷레이크를 출발해 '천섬호수'를 지나서 도노휴 패스를 넘다!


JMT 1구간에서 가장 높은 곳인 해발 11,066피트(3,373m)의 도노휴패스(Donohue Pass) 고개를 넘어가는 모습인데, 이렇게 7월인데도 트레일에 눈이 가득 쌓여있었다. 이렇게 눈길도 지나고 또 가끔은 얕은 개울을 그냥 건너애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등산화는 발목까지 올라오는 방수가 되는 제품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수이다. (가끔 운동화나 샌달을 신고 다니는 백인들도 볼 수는 있었음)



투어5일차 (JMT산행3일차): Donohue Pass 아래 야영지 → Tuolumne Meadows Campground, 약 19km (8시간 소요)

4박5일의 JMT 산행중에서 투올럼니 초원(Tuolumne Meadows) 캠핑장에서의 1박을 제외하면, 나머지 3박을 하는 곳은 그냥 '야영지(campsite)'로 정수해서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 시설도 없다. 음... 무슨 말을 하려는지 사진만 봐도 아실 것 같아서, 추가적인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3일차, 라이엘계곡 따라 투올럼니메도우(Tuolumne Meadows) 캠핑장


3박째는 잠시나마 다시 '문명의 세계'로 귀환을 하게 되었다. 저녁도 사먹고, 화장실에서 간단히 빨래도 하고...



투어6일차 (JMT산행4일차): Tuolumne Meadows Campground → Sunrise Creek 물가, 약 22km (9시간반 소요)

투올럼니 캠핑장에서 아침에 일어나보니, 전날 밤에 받아둔 물이 새서 고드름이 얼어있었다! 존뮤어트레일은 7~8월에도 따뜻한 패딩 하나는 꼭 챙겨야 하는데, 이번의 1구간이 가장 평균 고도가 낮은 코스이니까 나머지 다른 구간은 말할 것도 없겠다...

마지막 4박째를 한 곳은 위쪽 지도에 표시된 Sunrise High Sierra Camp에서 2시간 정도를 더 내려간 개울가로 우리 일행의 텐트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 날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이 '곰 퇴치 스프레이'를 머리맡에 두고 잤다. 다행히 밤에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 다음날 텐트를 철수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하는데...



투어7일차 (JMT산행5일차): Sunrise Creek 물가 → 하프돔 → Yosemite Valley 캠핑장, 약 17km (9시간반 소요)

JMT 1구간 4박5일의 마지막 날에는 존뮤어트레일 코스는 아니지만, 요세미티의 상징인 하프돔(Half Dome)을 오르게 된다. 몇 년 전부터 하루 400명으로 등반이 제한되어서, 별도의 퍼밋을 받아야만 케이블을 잡고 정상에 오를 수가 있는 곳이다.

그렇게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의 해피아일(Happy Isle) 등산로로 내려오면 존뮤어트레일이 끝나는데, 안내판의 제일 아래에 휘트니산(Mount Whitney)에서 여기까지 211마일(340km)이라고 적어놓은 것이 보인다.



투어8일차: 밸리에서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 정상까지 왕복 6시간 하이킹 등 요세미티 국립공원 구경

위기주부는 이미 가족과 함께 요세미티 폭포의 정상에 올라가봤기 때문에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 이 날 따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못 가본 곳들을 찾아다녔다. 위 사진은 타이오가 패스(Tioga Pass)로 넘어가는 120번 도로의 올름스테드 포인트(Olmsted Point)에서 망원경으로 하프돔의 뒷모습을 보고있는 소년의 모습이다.

그리고, 꼭 가보고 싶었던 '물에 잠긴 또 하나의 요세미티 밸리'라고 하는 헤츠헤치(Hetch Hetchy) 지역을 방문했다.



투어9일차: 요세미티를 떠나서 샌프란시스코 구경 후 호텔 숙박 (위기주부는 개인적인 사유로 LA로 바로 돌아옴)

2박을 한 요세미티 캠핑장을 떠나는 날 아침의 모습이다. 텐트를 철수하고 개인 물품만 배낭에 가볍게 챙겨서, 위기주부는 머세드(Merced)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로스앤젤레스로 바로 돌아왔다.

다시 만난 LA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과 야자수... 그렇게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여행이 무사히 끝났다~^^


에필로그: JMT산행의 처음 이틀은 정말 힘들어서, 저녁에 텐트치고 밥을 먹는데 숟가락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였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힘들었던 기억은 벌써 잊혀져가고, 언제고 친구들과 함께 이 구간을 꼭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만 계속 든다~ 그리고, 내년 9월을 목표로 미본토의 최고봉인 해발 4,421m의 마운트휘트니(Mount Whitney)를 오르는 존뮤어트레일 4구간 도전을 위해서 꾸준히 운동해야겠다는 생각도...^^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JMT투어 1일차, 395번 도로를 따라 이스턴시에라 지역의 론파인(Lone Pine)에서 비숍(Bishop)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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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서쪽 끝에 1번 해안도로가 있다면, 동쪽 내륙 깊숙히에는 395번 도로가 있다.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한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의 첫날에는 이 395번 도로를 따라서 숙박하는 비숍(Bishop)까지 올라가면서 관광을 하게 된다.

캘리포니아의 등뼈인 시에라네바다(Sierra Nevada) 산맥의 동쪽 지역을 일컫는 '이스턴시에라(Eastern Sierra)'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이 395번 도로를 따라서 위기주부 가족은 이미 4년전에 로드트립을 했으므로, 여기를 클릭하시면 지도와 함께 주요 관광지들에 대한 소개가 있는 포스팅을 보실 수가 있다.

처음으로 들린 곳은 Eastern Sierra Interagency Visitor Center라는 곳으로 395번 도로 좌우의 4개 국립공원을 비롯한 이 지역에 대한 모든 설명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 아래쪽에 하얗게 눈 덮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모형 위에, 다음 날 우리가 산행을 시작하는 맘모스레이크(Mammoth Lake)와 녹색의 점선으로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이 표시되어 있다. (이 곳에 대한 2012년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번 투어를 진행하시는 유니투어 홍사장님과 한국에서 온 HJ가 비지터센터의 편안한 소파에 앉아서 창밖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바로 미본토의 최고봉인 해발 4,421m의 마운트휘트니(Mount Whitney)로 가운데 멀리 보이는 뾰족한 바위산이다.

이 비지터센터에서는 395번 도로가 지나는 지역의 기념품은 물론, 주변 4개 국립공원의 기념품들도 한자리에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존뮤어트레일 티셔츠는 물론이고, JMT를 포함하는 멕시코에서 캐나다까지 이어지는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 기념품도 보인다.

점심을 먹기 위해 휘트니산의 관문인 론파인(Lone Pine)의 Pizza Factory라는 피자집에 들렀는데,

비쥬얼도 훌륭하지만, 정말로 맛있었던 이 집의 피자... 중(middle) 사이즈로 주문을 했는데도 3명이서 배불리 먹었다.

가벼운 산책으로 들린 알라바마힐스(Alabama Hills)의 뫼비우스아치(Mobius Arch) 위에 올라가서 포즈를 취한 HJ의 모습이다. (이 곳과 아래 페이스락에 대한 2012년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근처에 있는 페이스락(Face Rock)인데, 두 명이 올라가서 콧구멍에 손 넣으라고 위기주부가 시켰다...^^

그리고, 조금 북쪽으로 올라와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인 강제수용소였던 만자나 국립사적지(Manzanar National Historic Site)에 들러서 잠시 역사공부도 하게 된다. (이 곳에 대한 2012년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395번 도로의 중심 도시인 비숍(Bishop)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들린 곳은 마운틴라이트(Mountain Light) 사진전시관으로 위기주부가 안내해서 찾아간 곳인데, 5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약간 서둘러야 했다. (이 곳에 대한 2012년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미서부 대자연의 멋진 풍경들을 사진으로나마 먼저 감상하고 있는 HJ와

휘트니산 아래 호수의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긴 유니투어 홍사장님의 모습이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에 <휘트니산과 존뮤어트레킹>이라는 상품으로 존뮤어트레일 제일 남쪽 4구간을 종주한 후에 마운트휘트니 정상에 오르는 투어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음)

비숍 최고의 관광명소인 100년도 넘은 유명한 빵집인 에릭샤츠 베이커리(Erick Schat’s Bakkerÿ)를 마지막으로 살짝 둘러보고는 (이 곳에 대한 2012년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3명이서 고민을 한 끝에...

빵집 바로 맞은편에 있는 텍사스스타일 바베큐 전문이라는 Holy Smoke BBQ에서 저녁과 맥주를 사서, 숙소로 돌아가서 산행 짐정리를 하면서 먹기로 했다. 첫날부터 의견이 팍팍 일치!

우리의 저녁을 주문하고 계신 홍사장님... 숙소로 돌아가서 텍사스스타일 '돼지갈비'를 안주로 맥주를 마시면서, 다음날 존뮤어트레일 출정을 위한 배낭을 꾸렸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JMT투어 2일차, 맘모스레이크에서 퍼밋 받아서 데블스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 준국립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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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인근에 있는 국립공원으로 위기주부가 못 가본 거의 유일한 곳이었던 '악마의 기둥' 데블스포스트파일 내셔널모뉴먼트(Devils Postpile National Monument)를 이번에 둘러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다.

유니투어의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2일째 아침에, 비숍(Bishop)을 출발해서 395번 도로를 따라서 이스턴시에라 지역에서 가장 큰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휴양도시인 맘모스레이크(Mammoth Lakes)로 향하고 있다.

JMT투어에서 제일 먼저 들러야하는 곳은 여기 마을 입구에 있는 맘모스레이크 웰컴센터(Mammoth Lakes Welcome Center)로, 이 곳은 이제 펼쳐질 인요국유림(Inyo National Forest)을 관리하는 삼림청 관리소(Forest Service Ranger Station)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홍사장님이 1년전에 미리 예약해놓은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의 허가증 '퍼밋(permits)'을 수령하면서, 삼림청 여직원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듣고있는 모습인데, 산 속에서 지내는 4박5일동안 몇 명이 어디에 텐트를 칠 예정인지 등을 모두 꼼꼼히 확인을 한다.

이 마을 환영간판에는 존뮤어(John Muir) 할아버지의 말씀이 적혀 있었다. "The Mountains are calling..."산이 부른다~

산행을 위해서 빠진 물품이 있다면 여기 스포츠용품점인 Footloose에 들러서 구입을 하면 된다. 그런데 가게 이름의 뜻이 '발이 풀렸다'라는 것 아닌가? 등산하는데 힘이 들어서 발이 풀리면 안되는데...^^

그리고는 남가주(Southern California)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스키장인 맘모스마운틴 스키리조트(Mammoth Mountain Ski Resort)까지 올라왔다. 위기주부는 2012년 6월의 395번 로드트립에서 여기까지 왔다가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던 곳이라서 감회가 새로웠다. (여기를 클릭해서 인근 트윈레이크 캠핑장에서 숙박한 여행기의 마지막을 보시면 발길을 돌린 이유를 볼 수 있음)

벌써 해발고도가 8,000피트로 2,400m가 훨씬 넘는 곳이라서 하늘이 정말 푸르고 공기도 맑고 희박하다. 여기 스키장 주차장에서 여름철에는 유료 셔틀버스를 타고 데블스포스트파일과 레드메도우(Reds Meadow)로 들어가야만 한다.

지도에서 제일 오른쪽의 빨간점이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고, 데블스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 준국립공원은 녹색 사각형으로 표시된 지역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빨간선으로 표시된 도로가 여름철에는 셔틀을 타고 들어가야하는 길인데, 제일 마지막 10번 정류소에 PCT(Pacific Crest Trail)와 JMT(John Muir Trail)의 쉼터 역할을 하는 Reds Meadow Resort가 위치해 있다.

우리가 타고 들어갈 셔틀버스가 도착을 했다. 가운에 HJ와 왼쪽에 홍사장님, 또 오른쪽에 위기주부의 등산배낭이 보인다.

미국 삼림청과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에서 공동으로 관리하는 입구인 Minaret Vista Station을 지나서,

4번 정류소에서 내려 역시 미리 예약을 해둔 Pumice Flat Group Campground로 걸어가는 우리 '그룹'의 모습이다.^^

캠핑장에 도착해서 일인용 텐트를 설치하고 있는 홍사장님과 HJ인데, 다음날 JMT 산행에도 이 텐트를 짊어지고 갔다.

텐트 설치와 짐정리를 마친 다음에 '고지 적응훈련'을 위해 6번 정류소까지 걸어가서, 데블스포스트파일 준국립공원 안에 있는 짧은 트레일을 하면서 구경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진 찍은 자세가 왠지 80년대 유원지에 온 아저씨같은 느낌~

'악마의 기둥'이라 이름 붙여진 주상절리와 또 '무지개 폭포'를 볼 수 있는 트레일의 시작점으로, 지금은 홀가분하게 물 한 병씩만 들고 왔지만 다음날은 무거운 야영배낭을 메고 4박5일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을 시작하게 되는 곳이다! 그러나,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즐겁게 트레일을 따라서 가볍게 걷다가, 먼저 작은 언덕으로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니...

갑자기 이렇게 '6각형의 타일을 촘촘히 박은' 언덕 위에 도착을 했다.^^

빙하에 의해서 매끈하게 깍여나간 주상절리의 윗부분에 먼저 발을 딛은 것인데, 트레일 입구의 설명을 빌리자면 이 곳의 이런 특이한 지형이 만들어지기까지는 '3개의 강(Three Rivers)'이 필요했다고 하는데, 바로 용암(lava), 빙하(glacier), 그리고 물(water)의 강이라고 한다.

조금 전에 서있던 저 위에서 다시 내려와서 남쪽으로 더 걸어가면, 데블스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 준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모습인 수직의 까만 기둥들을 이렇게 올려다 볼 수가 있다.

자세히 보면 주상절리 '돌기둥'이 거의 수평으로까지 휘어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 그냥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의 힘이 참 신기하고 대단하고 오묘하다는 생각들 밖에는 들지않게 된다.

묵직한 야영배낭을 멘 상태로 이 곳의 생성원리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하이커들... 위기주부도 내일이면 저런 모습으로 산속을 헤메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두 분의 덥수룩한 수염은 빼고...^^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오면 수직의 주상절리를 보다 가까이서 자세히 올려다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바위와 같은 보호색으로 위장한 홍사장님 찾으셨나요?) 여기서 물 한모금 마시면서 쉬고, 우리는 계속해서 남쪽으로 트레일을 따라서 걸어서 '무지개 폭포'를 찾아갔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붉은 태양 '레드썬(red sun)'을 만난 산타모니카 산맥의 파커메사(Parker Mesa) 새벽 하이킹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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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새벽에, 몸이 근질근질거려서 혼자 가까운 곳으로 하이킹을 다녀왔다. 새벽 등산이라... 늙었나?

해 뜨기 전이라서 헤드랜턴을 켜고 찍은 등산로의 입구는 로스레오니스캐년(Los Leones Canyon)으로, 연초에 가족이 함께 와서 왕복 1시간 정도의 트레일로 가까운 언덕까지만 올라갔던 곳인데, 이번에는 왕복 3시간 코스로 파커메사(Parker Mesa) 정상까지 다녀올 생각이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지난 여행기로 등산로 입구의 지도와 설명을 보실 수 있음)

골짜기를 빠져 나오니까 보라색 빛으로 얼어붙은 것 같은 태평양 아침바다가 보이고, 그 위로는 아직 밝게 빛나는 달이 떠있었다.

정확히 아침 6시, 출발한 지 30분만에 산타모니카(Santa Monica) 바닷가와 피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도착을 했다. 여기서 토팡가 주립공원의 산악용 소방도로(fire road)로 만들어진 비포장 도로를 따라서 2마일을 더 걸어서 올라가야 파커메사가 나온다.

잠시 벤치에 배낭을 내려놓고, 물 한모금 마시면서 Roberta Hollander Rapier라는 여성분을 추억하고는 다시 출발~

"해가 떴을텐데 왜 이렇게 어둡지?"라고 생각하며 동쪽을 바라보니, 이미 떴다가 다시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붉은 해의 꽁무니를 발견했다. "날씨가 좋다고 했는데, 구름이 짙게 많이 끼었네..."

그런데 왼쪽으로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아침하늘이 보이는데, 오른쪽만 낮게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저게 구름이 아니라, 금요일 밤에 발생한 LA 북쪽 산타클라리타(Santa Clarita) 지역의 대형 산불의 연기라는 것을 나는 등산을 내려와서 집에 가서야 알았음)

해가 이렇게 높이 떠 올랐는데도 붉게 '레드썬(red sun)'으로 보이는 것이 그냥 신기하다고만 생각하면서 걸었다.

그리고, 또 하나 신기했던 것... 잘 다져진 비포장의 소방도로 위로 이렇게 수 많은 그물무늬가 만들어져 있었다. 문제는 이게 땅이 말라서 갈라진 금이 아니라, 발자국에 쉽게 지워지는 뭔가 지나간 자국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밤 사이에 개미들이 지나가면서 이렇게 많은 자국을 만들었다는 것일까?

내가 혹시 삼거리를 모르고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 쯤에, 소방도로 왼쪽으로 쓰레기통들과 함께 파커메사 전망대(Parker Mesa Overlook)까지 이 쪽으로 0.5마일이라는 표지판이 나왔다.

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방금 걸어온 소방도로와, 우리 동네 센츄리시티의 고층건물들이 오른쪽 너머로 살짝, 그리고 붉은 태양이 보인다. 이 때까지 위기주부 앞뒤로 사람을 한 명도 못 봤으므로, "내가 오늘은 여기 1등이다! 음무하핫~"이러면서 '평평한 언덕' 메사(mesa)끝으로 의기양양 걸어갔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언덕 끝의 벤치에 앉아서 붉은 태양을 배경으로 우아하게 사진을 찍고 계시는 두 여성분...T_T 하지만, 두 분이 있어서 멋진 모델이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하면서, 쿨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굳모닝!"인사를 한 번 날렸다~^^

해발 1,525피트(465m)인 파커메사(Parker Mesa) 정상에서는 사진처럼 센츄리시티부터 산타모니카까지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것은 물론, 해안선을 따라서 서쪽으로 말리부(Malibu)까지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지만, 아래쪽 언덕에서 여기까지 능선을 따라 올라왔다 내려가는 왕복 4마일의 소방도로가 그늘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땡볕이 될 한낮에는 별로 권하고 싶지않은 하이킹 코스이다.

UCLA 대학교가 있는 웨스트우드(Westwood)와 베벌리힐스 바로 옆의 센츄리시티(Century City) 고층건물들이 보이는 곳을 확대해서 보니, 그 뒤로 저 멀리 아스라히 '용가리 빌딩'을 포함한 LA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도 실루엣으로 살짝 보인다.

바로 아래쪽으로는 빨간색 기와지붕이 기다란 게티빌라(The Getty Villa)가 내려다 보인다. "LA에 게티센터는 들어봤지만, 게티빌라는 처음 들어본다"는 분이 혹시 계시면, 여기를 클릭해서 게티빌라에 대한 지난 포스팅을 보시면 된다.

저게 대형산불의 연기 때문에 '레드썬(red sun)'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무거운 DSLR 카메라를 들고 올라왔으니, 작품사진을 찍는 척 붉은 태양과 노란 꽃들을 이렇게 저렇게 몇 장 찍어봤다.

다른 벤치에 가방을 내려놓고, 물 한 모금과 이번에는 과자도 하나 꺼내서 먹고 그만 내려가려는데... "김성동 선생님, 왜 그러셨어요?"

모델이 되어주어서 고맙다는 말은 못하고 그냥 "Have a nice day!"라고 외쳐주고는 먼저 하산을 했는데, 나 보다 뒤에 따라 내려오기 시작한 이 두 여성분들!

여기 아래쪽 로스레오니스(Los Leones) 언덕에서 나를 추월해서 나와 같은 주차장으로 내려가셨다... 새벽에 내가 입구에 주차를 할 때 '버려진 것 같은(?)' 빨간 낡은 차가 딱 한 대 있었는데, 바로 이 분들이 타고 온 자동차였나 보다.

토요일 아침 8시... 산타모니카 해안의 작품사진을 찍기 위해서 '원두막에 아빠백통' 즉, Canon 1D Mark II에 하얀색 EF 70-200mm f2.8L 망원렌즈를 단 비싼 카메라를 들고 올라온 분들도 계시고, 또 직접 작품사진의 모델을 하고계신 분도 보인다.

Parker Mesa Overlook까지 왕복 7마일을 정확히 3시간만에 마치고 다시 표지판을 확인해본다. 표지판에 있는 Trippet Ranch와 Eagle Rock도 예전에 다녀왔으니, 이로써 토팡가 주립공원(Topanga State Park)은 거의 다 둘러본 것 같다. 집이 멀어지기 전에 산타모니카 산맥의 다른 트레일들도 주말마다 부지런히 다녀야겠는데...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JMT) 준비훈련 산행기부터 시작해서, 현재 연재하고 있는 JMT 산행기에다가 사이사이 LA 근교 산행기만 이렇게 계속 올리다가, 산악전문 블로그가 되는 것은 아닌지? 살짝쿵 걱정아닌 걱정도 된다~^^



레인보우 폭포(Rainbow Falls) 무지개와 PCT 하이커들의 쉼터인 레드메도우(Reds Meadow)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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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네바다 산맥 동쪽의 고산지대에 자리잡은 데블스포스트파일 준국립공원(Devils Postpile National Monument)에는 주상절리 말고도 또 하나의 멋진 볼거리로 '무지개 폭포' 레인보우폴(Rainbow Falls)이 있다.

'악마의 기둥(devils postpile)'이라는 별명의 주상절리를 구경하고는 계속 남쪽으로 트레일을 따라서 걸어가고 있는데, 폭포까지는 주차장 입구에서 편도 2.5마일, 약 4km로 짧지 않은 하이킹 코스이다. (여기를 클릭해서 전편을 보시면 공원의 소개와 트레일 지도를 보실 수 있음)

걸어가는 길 옆으로 나타난 제법 큰 검은꼬리사슴(mule deer)인데, 앞으로 만나게 될 여러 야생동물 사진들의 시작이다.

트레일을 따라 걷다보면 잠시 준국립공원 밖으로 나와서 인요국유림(Inyo National Forest)으로 들어가는데, 특히 이 지역은 미서부의 멋진 풍경을 전세계에 알린 사진작가 안셀애덤스를 기념해서 Ansel Adams Wilderness로 지정이 되어있다. 그런데, 왜 표지판에 머리를 박고 계시지?^^

이 곳은 1992년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큰 나무들은 찾아볼 수가 없는 모습이지만, 이런 새로 만들어진 초원과 덤불이 또 야생동물들에게는 좋은 서식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죽음과 삶의 순환에 대해 생각하며 계속 걷다보면, 다시 데블스포스트파일 내셔널모뉴먼트로 들어간다는 표지판이 나오고,

샌호아킨 강의 지류(Middle Fork San Joaquin River)가 30미터의 낙차로 깔끔하게 수직으로 떨어지는 레인보우 폭포(Rainbow Falls)를 만나게 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전망대 뒤쪽의 바위에 걸터앉아서 '무지개 폭포'를 내려다 보시는 유니투어의 홍사장님... 그런데, 왠지 사진에서 선녀와 나뭇꾼의 분위기가?

레인보우 폭포는 주변이 어두운 색의 바위로 둘러싸여 있고 또 물줄기가 남쪽을 향하고 있어서, 거의 항상 이렇게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에서 튕겨져 나오는 듯한 선명한 무지개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무지개가 다시 떨어지는 곳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전망대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으로 내려가는 트레일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 때는 안전상의 문제로 못 내려가게 한 상태였다. 그래도 이렇게 말 안 듣는 사람들은 어딜가나 꼭 있나보다.

조금 아래쪽의 다른 전망대에서는 무지개가 잘 보이지 않는데, 아마도 바라보는 각도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여기까지 오는데 1시간 가까이 걸린 트레일이 약간 지루하기도 했지만, 멋진 폭포의 모습을 구경한 것으로 모두 보상을 받은 것 같았다.

돌아갈 때는 출발한 6번 정류소로 가지 않고, 가까운 마지막 10번 정류소인 레드메도우 리조트(Reds Meadow Resort)로 향했다. 오른쪽에 마굿간과 말들이 보이고 '팩스테이션(Pack Station)'이라 되어있는 이 곳은, Pacific Crest Trail과 John Muir Trail을 하는 사람들에게 물자를 공급해주는 베이스캠프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리조트의 상점 건물벽에 붙어있는 이 곳 부근의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JMT)의 그림지도를 보고 있는 홍사장님과 HJ의 모습이다. (말이 '리조트'이지 그냥 통나무집 몇 개와 작은 상점과 식당이 있는 산장임)

그림지도 가운데에 RED'S MEADOW가 녹색으로 표시되어 있고, JMT가 빨간 점선으로 좌우(실제 지도상으로는 남북)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는 다음 날 빨간 점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걸어서 첫번째 나오는 큰 호수인 가넷레이크(Garnet Lake)에서 숙박을 하게된다. (사진을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시면 고해상도로 보실 수 있음)

상점의 문짝에 재미있는 그림들이 붙어있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옆에 있는 빨간통에는 여기서 보급품을 받고 배낭을 정리하는 PCT와 JMT 하이커들이 자신에게 불필요한 물품을 다른 사람이 쓰라고 놔두는 곳이라고 하는데, 맨발의 남자분이 와서 열심히 신발을 찾고 있었다.

맥주와 음료수를 사서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는데, 앞쪽에 커다란 하얀색 둥근통을 열어보고 있는 두 팀은 모두 그 통에 든 보급품을 받아서 배낭을 정리하고 있는 PCT나 JMT를 한 번에 종주하는 하이커들이다.

이렇게 2시간의 고지적응 훈련을 시원한 맥주로 마무리하고, 레드메도우 리조트에서 바로 셔틀버스를 타고 4번 정류소, Pumice Flat Group Campground로 돌아와서 저녁을 해먹었다.

모기장을 머리에 쓰고 캠프파이어를 하는 모습이 좀 썰렁해보이지만... "내가 이 좋은 것을 지금까지 왜 몰랐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저 모기장은 정말로 여름철 캠핑에 필수품으로 손색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우아하게 차(tea)를 한 잔 씩 마시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는데, 티백이 놓여있는 용기들이 우리 3명의 아침저녁 '밥그릇'이다. (점심은 그릇이 필요없고 물만 부으면 되는 즉석식품) 이제 저 밥그릇을 각자 야영배낭에 매달고 '먹기위해 걷고, 걷기위해 먹었던' 4박5일 JMT산행기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1일차, 데블스포스트파일 준국립공원에서 가넷 호수(Garnet Lake)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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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와 식량을 포함한 모든 짐을 넣은 배낭을 지고 여행하는 것을 미국에서는 '백패킹(backpacking)'이라고 하는데, 우리말 '배낭여행'과는 약간 다르게 백패킹은 주로 등산이나 트레킹을 하는 경우를 뜻한다. 그건 그렇고... 내가 마지막으로 백패킹, 즉 야영을 하며 등산을 한게 언제였던가? 아마 20년도 훨씬 넘은 것 같다~

데블스포스트파일 내셔널모뉴먼트(Devils Postpile Natonal Monument)의 캠핑장에서 아침을 해먹고 텐트와 침낭, 4박5일치의 식량을 모두 저 배낭에 넣었다. 이제 4번의 야영을 하면서 해발고도 2천~3천미터의 산길 약 90km를 걸어서 요세미티 국립공원까지 가는,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JMT) 1구간을 출발한다.

아침 7시반에 맘모스 스키장에서 출발한 셔틀버스를 캠핑장에서 타고 여기 트레일 입구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다. 아마도 지리산이었던 것 같은 20여년전의 마지막 백패킹에서 신었던 바로 그 등산화를 신고! 이제 출발이다~^^

JMT 1구간 4박5일의 1일차 트레킹 구간의 전체 등고선 지도로 파란선 제일 아래쪽에서 출발해서, Johnston Lake와 Trinity Lakes를 지나 Gladys Lake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Rosalie Lake와 Shadow Lake를 차례로 끼고 돈 다음에 '이름없는 고개'를 넘어서 Garnet Lake 북쪽의 호숫가에 텐트를 치고 첫번째 야영을 했다. 이 날의 총 이동거리는 약 17km, 소요시간은 12시간이었다.

존뮤어트레일, JMT 표지판을 따라서 20분 정도 걸으니 데블스포스트파일 준국립공원을 벗어나서, 이제 인요국유림(Inyo National Forest)으로 들어간다는 안내판이 나왔다.

미나리, 아니 미나렛 크릭(Minaret Creek)을 건너는 '쌍나무 다리'에서 만세를 하고 있는 HJ의 모습이다. JMT를 하는 동안에 정말 많은 물줄기를 건너야 하는데, 여러 다리를 중에서도 이렇게 통나무를 두 개 묶어놓은 쌍나무 다리가 제일 많았다.

JMT에서 만나는 다른 하이커들에게서는 우리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특히 홀로 한국에서 유니투어의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에 참가한 HJ에게는 혼자 트레일을 하는 다른 여자들에게서 더욱 그러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목에 성조기를 두르고 혼자 JMT를 종주한다는 여성 하이커와 HJ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부모와 함께 존뮤어트레일에 나선 딸과 아들... 이 트레일이 끝나도 자신의 짐은 자신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남자 1명에 여자 2명인 이 팀처럼, 전체 4박5일 동안의 존뮤어트레일에서 마주친 하이커들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았다! 그리고 잠깐, 여기서 우리는 가운데 여성분의 신발(?)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게 4시간 정도를 걸은 후에, 트레일 오른쪽으로 나타난 글래디스(Gladys) 호숫가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물이 있는 곳에는 항상 사람들이 쉬어간 흔적과 또 텐트를 친 자국이 남아있었다.

점심은 물만 끓여서 부으면 되는 '행동식'으로, 그 날 점심에 먹을 것 하나만 '곰통'에서 빼서, 배낭에서 꺼내기 좋은 곳에 미리 챙겨두었다. 카레, 짜장, 짬뽕, 비빔밥 등등의 다양한 메뉴들 중에서 위기주부는 짜장덮밥을, 홍사장님과 HJ는 해물짬뽕라밥을 아침에 골랐다.

점심을 먹고 작은 고개를 넘으면 나오는 로잘리(Rosalie) 호수에서 처음으로 우리와 같은 방향인 북쪽으로 트레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 팀도 남1여2 구성이었다.

2인용 텐트까지 꼭대기에 걸쳐놓은 90리터 야영배낭을 멘 위기주부... 몸통보다도 훨씬 두꺼운 배낭이 머리 위까지 올라왔는데, 저울이 없어서 무게를 재보지는 못했다.

Rosalie Lake 옆에서 처음으로 텐트를 친 가족을 지나쳤는데, 아빠는 나무 사이에 설치한 해먹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고 그 뒤로 수영복을 입은 딸이 보인다. 이 사람들은 여기서 몇일씩 야영을 하면서 낚시도 하고, JMT를 벗어나서 하이킹도 하는 식으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다시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 본격적으로 하이시에라(High Sierra)의 눈덮인 바위산들이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사진 제일 오른쪽에 나무들 사이로 푸르스름한 물빛이 보이는데, 바로 여기까지 오는 이정표에 계속 등장한 쉐도우레이크(Shadow Lake) '그림자 호수'이다.

쉐도우 레이크에 도착해서 나무 그늘에 깔개를 깔고 누워서 쉬는 홍사장님... "그냥 오늘은 이 호숫가에 텐트 칠까?"하지만, 시간도 오후 3시밖에 안되었고, Thousand Islands Lake까지는 못 가더라도 Garnet Lake까지는 가야할 것 같아서 다시 출발~

수목한계선이 보이는 왼쪽의 바위산들은 리터 산맥(Ritter Range)으로 시에라네바다 주능선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나온 '작은' 산맥이다. 지금 뒤로 보이는 저 봉우리는 무시해도 된다. 왜냐하면 저 봉우리의 이름이 Neglected Peak이기 때문에...^^ (맘모스 스키장의 정상이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주능선으로, 이미 우리는 전날 셔틀버스를 타고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서쪽으로 넘어온 것임)

Shadow Lake로 흘러가는 쉐도우크릭(Shadow Creek)의 물가에서 식수를 보충하면서 쉬었는데, 여기 삼거리에서 개울을 따라서 올라가면 아주 멋진 풍경의 Ediza Lake가 나온다고 하는데, 존뮤어트레일은 그 호수가 아니라 Garnet Lake를 향해서 가야한다.

풍경은 점점 더 멋있어 지고, 그에 비례해서 피로는 점점 더 몰려오고... 이제는 쉴 때 사진 찍기도 힘들어진다~^^

그리고는 첫날 산행의 가장 힘들었던 곳인 '이름도 없는' 바윗고개를 넘어간다. 그늘에 혼자 서서 멀어져가는 홍사장님과 HJ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힘든걸 왜 한다고 했을까?"

고갯마루에 도착해서 그냥 뻗어있느니까, 홍사장님이 내 카메라를 달라고 하더니 맛이 간 위기주부를 찍어줬다. 반면에 팔팔한 모습으로 높은 곳에 올라오니까 또 카톡이 된다면서 즐겁게 스마트폰을 하고있는 HJ이다~^^

"빨리 내려와~ 늦게 가면 텐트 칠데 없어..."마침내 우리의 첫날 야영지인 가넷 호수(Garnet Lake)가 모습을 드러냈다.

셀카를 찍어서 카톡으로 한국에 보내면 힘이 나는 HJ를 보니까, 나도 셀카를 찍으면 힘이 나는지 궁금해서, 무거운 DLSR 카메라로 몇장 찍어봤다... 차마 그 사진들은 블로그에 못 올리겠다~

♬점점 더 멀어져간다♪ 다 왔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렸는지 갑자기 추워지면서 몸에 힘이 쫙 빠지는게, 이 때 앞선 두 명을 따라가는게 정말 힘들었다. 가넷 호수가 흘러 나가는 동쪽 끝은 제법 물길이 넓어서 튼튼한 다리가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우리는 다리를 건너 사진에 그늘져 보이는 바위산 아래의 호숫가에 텐트를 치게 된다.

지금 서있는 Garnet Lake의 해발고도는 2,950m이고, 호수 너머로 저 멀리 두 개의 바위산이 겹쳐서 보인다. 오른쪽에 높게 보이는 것이 이미 여러번 언급한 배너피크(Banner Peak)로 3,945m이고, 왼쪽으로 더 뒤에 있어서 낮은 것처럼 보이는 봉우리가 리터산맥의 최고봉인 마운트리터(Mount Ritter)로 해발고도가 4,008m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좋은 자리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텐트를 쳐서 힘들게 좁은 곳에 자리를 잡았더니, 이렇게 텐트 너머로 사진이 찍혔다. 홍사장님이 정수를 해와서 밥을 하는 동안에, HJ와 텐트를 치는데 손이 부들부들거리고 앉았다가 일어나면 머리가 핑핑 도는 느낌이었다. 지금 저녁밥이 되기를 기다리는 위기주부와 HJ의 머리속에는 오로지 '먹어야 산다! 먹고 자야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밥풀떼기' 즉석쌀로 밥을 3인분 해서는 모두 먹고, 모자라서 말린 누룽지를 또 끓이는 중이다. 따뜻한 밥을 먹으니 좀 힘이 나서 이렇게 일어나서 사진도 한 장 찍었지만, 통조림 김치를 반찬으로 누룽지를 나눠먹고 그릇 정리하고 이만 닦고 침낭에 들어가서 자는데까지 30분도 안 걸렸다. "그래서, 20여년만에 백패킹을 한 첫날의 느낌이 어땠냐고?"이 날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 4박5일의 첫날밤은 누워서 좋다싫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잠들었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카바존 아울렛(Cabazon Outlets), 유명한 데저트힐(Desert Hills) 프리미엄아울렛과는 다른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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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살아도 아무 상관없는데, 괜히 알려고 하다가 더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혹시 그런 분들이 생길까봐 이 포스팅을 쓰면서 살짝 망설이기도 했는데, 미국 LA에서 '가장 유명한 아울렛의 옆에 있는 아울렛' 이야기이다.

미서부 로스앤젤러스를 방문하는 쇼핑객들의 성지(聖地)인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Desert Hills Premium Outlets)! (소개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반원형의 동관과 길쭉한 서관의 두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는데... 동관을 나와서 Millard 길 건너를 보면 컬럼비아(Columbia) 상호가 보이는 또 다른 아울렛 건물이 있다. "여기는 뭐지? 프리미엄 아울렛의 동동관인가?"

한적해보이는 주차장과 연결된 입구, Customer Entrance 위에는 카바존 아울렛(Cabazon Outlets)이라고 되어있다.

글의 제목에서 말씀드렸듯이, 여기 카바존 아울렛은 약 20개의 할인매장을 가진, 바로 옆의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과는 완전히 별개의 다른 아울렛이다. 늘 그렇듯이 친절하게 구글맵 위성사진으로 설명을 드리면,

위성사진 가운데 흰색 지붕이 Desert Hills Premium Outlets의 동관, 왼쪽 회색 지붕이 서관인 반면에, 위성사진 우측 아래에 갈색 지붕 건물만 Cabazon Outlets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구글맵에 Cabazon Outlets를 쳐보면 왼쪽 정보창에 주소와 위치는 정확하게 표시되는데, 나오는 사진은 프리미엄아울렛의 구찌(Gucci) 매장으로 잘못 표시된다. 또 190개의 review가 있다고 되어있는데, 클릭해보면 대부분이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의 후기들이다... 결론은 구글에서도 그냥 혼동해서 정보가 나오므로, 두 곳이 다른 곳인지 신경 안 쓰셔도 된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 포스팅의 주인공은 카바존 아울렛이므로 일부러 동쪽 끝의 입구까지 걸어가서 간판 사진도 찍어줬다~

모래바람이 엄청 심한 날이라서, 그냥 하늘이 아무것도 안 보이게 뿌옇게 나왔는데, 사진에 보이는 게 전체 매장이다.

여러 아울렛 포스팅에서 항상 등장하는 통로의 매장간판들 사진을 줌으로 당겨찍은 모습인데, RIPCURL과 sunglass hut 사이가 좀 썰렁한 이유는 그 사이 매장은 입점한 가게가 없어서 비어있기 때문이다. T_T

카바존 아울렛에서 가장 붐비는 매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의류 컬럼비아(Columbia)의 입구 모습인데, 여기서 컬럼비아 이외에 알만한 브랜드로는 오클리(Oakley), 푸마(Puma), 아디다스(adidas) 등이 있다. 여기서 당연히 예상하겠지만 이 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무려 180여개의 매장이 있는 바로 옆의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에는 없는 브랜드들이라는 것이다! 이제 뭔가 스토리가 슬슬 이해가 되시는지?

그리고, 카바존(Cabazon)은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이 있는 도시의 이름이다. 즉, LA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이 위치한 곳이 카바존이고, 실제 '카바존 아울렛'은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아울렛이다.

요즘 미국에서 가장 뜨는 스포츠브랜드인 언더아머(Under Armour)도 있고, 아웃도어 신발로 유명한 머렐(Merrell) 매장도 프리미엄아울렛에는 없다. 하지만, 여기 카바존 아울렛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은 매장은 따로 있으니...

바로 '별다방' 스타벅스(Starbucks) 매장이다. 옆집 프리미엄아울렛에는 스타벅스 가판대는 서관 푸드코트 앞에 있지만, 와이파이가 되는 시원한 실내 매장은 없기 때문에,

이 날 위기주부는 여기 카바존 아울렛(Cabazon Outlets)을 찾았던 것이다.^^ LA 쇼핑의 성지인 데저트힐 프리미엄아울렛에서 컬럼비아, 오클리, 푸마, 아디다스, 언더아머 등의 브랜드가 없다고 실망하셨다면? 프리미엄아울렛에서는 절대로 알려주지 않는, 바로 옆의 카바존 아울렛으로 가면 된다.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2일차, 가넷레이크를 출발해 '천섬호수'를 지나서 도노휴 패스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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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의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 산행의 둘쨋날은 트레일 코스의 대부분이 해발 3천미터 이상으로, 전체 일정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보고, 가장 높은 고개를 넘고... 그래서, 가장 힘들었지만 또 보람도 있었던 하루로 기억된다.

해발 2,950m의 가넷레이크(Garnet Lake) 호숫가에 대충 자리를 잡은 우리 일행의 텐트 모습이다.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오니까 아주 상쾌하고 말짱했다. 죽을 것 같았던 전날 저녁과는 다르게 말이다...^^

아침 햇살이 아직 들지않은 호숫가에서 세수를 하는 유니투어 홍사장님... 호수 건너편 왼쪽 언덕 중간에 노란 점으로 보이는 것은 다른 하이커의 텐트인데, 전날 우리는 그 오른쪽으로 보이는 고개를 넘어와서 호수를 빙 돌아서 여기 텐트를 친 것이다.

산행 2일차의 전체 트레킹 코스의 지도로, 오른쪽 아래 Garnet Lake 야영지에서 아침을 해먹고 8시쯤에 출발을 해서, '천섬호수' Thousand Island Lake의 절경을 구경했다. 그 다음에 Island Pass와 Donohue Pass를 차례로 넘게 되는데, 두 고개가 모두 시에라네바다(Sierra Nevada) 산맥의 주능선을 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이 구간은 전체 JMT에서 유일하게 산맥의 동쪽을 걷는 것이라고 한다. 지도에서 왼쪽 상단에 작은 빨간 화살표로 표시된, Donohue Pass를 넘어서 첫번쩨 물을 만나는 곳에 오후 5시반 정도에 텐트를 쳐서, 이 날은 9시간반 동안에 약 13km를 걸었다.

가넷레이크(Garnet Lake) 야영지를 출발해 호수의 북쪽 언덕을 오르고 있다. 호수 너머로 가운데 보이는 두 봉우리는 전편에서 설명한 마운트리터(Mount Ritter)와 배너피크(Banner Peak)로 호수면에서 수직으로 1km를 솟아있다. (산행 1일차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언덕을 넘어가면 트레일 왼쪽으로 작은 루비레이크(Ruby Lake)가 먼저 나오고,

오른쪽으로는 에머랄드레이크(Emerald Lake)가 나오는데, Garnet부터 시작해서 Ruby, Emerald로 모두 보석 이름이다.

언덕을 넘어서 호숫물이 흘러나가는 넓은 물줄기를 가로질러 만들어진, 가운데 교각까지 있는 기다란 쌍나무 다리를 건너면,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전체 340km 구간에서도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천섬호수' 싸우전드아일랜드레이크(Thousand Island Lake)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는 더 높은 Mount Ritter의 정상은 앞쪽의 배너피크(Banner Peak)에 가려서 보이지 않게 된다. 또 데블스포스트파일에서 JMT와 갈라져서 동쪽 주능선을 따라서 Agnew Meadows를 지나는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이 JMT와 다시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Thousnad Island라고 해놓고는 섬이 하나도 안 보이네?"

천개의 섬들을 보기 위해서는 호숫가를 지나서 고개를 올라가야 한다. 호수 저 멀리까지 사진에도 보이는 작은 바위섬들이 무수히 많아서 '천섬호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정확히 1천개가 되는지는 헤아려보지를 못했다~^^

"이야~ 저기 좀 보세요!"하이킹스틱으로 HJ가 가리키고 있는 곳의 풍경이 궁금하면... 직접 저렇게 무거운 배낭을 메고, 최소 1박 이상을 하면서 여기까지 걸어와서 보는 수 밖에는 없다.^^

Thousand Island Lake를 지나면 그리 급하지 않은 경사의 아일랜드패스(Island Pass)를 넘게 된다. 고개를 넘다가 뒤를 돌아보니 마운트리터(Mount Ritter)의 정상이 이제는 배너피크의 오른쪽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잘 있어라, Ritter & Banner... 또 볼 수 있을까?"

아일랜드 고개를 넘어서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더 급했는데, 그 오르막을 여자 아이가 나무지팡이를 짚으며 볼이 빨개지도록 힘들게 올라오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니 요세미티에서 출발해서 엄마아빠와 함께 340km 전체를 종주해서 휘트니산(Mount Whitney)까지 오를거라고 한다. 하도 예쁘고 대견해서 뭐라도 한마디 해주고 싶어서 "You'll be a great person!(넌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라고 했더니만, 옆에 엄마가 대답하기를... "She's already great."란다~

고개를 다 내려가면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동쪽으로 흘러서 결국은 '파리호수' 모노레이크(Mono Lake)로 흘러들어가게 되는 Rush Creek을 만나게 된다. 개울물을 만나서 점심을 해먹고 있는 모습인데, 사진 가운데 파란색으로 보이는 홍사장님의 새로 산 CamelBak 물주머니가 배낭안에서 새는 바람에, 옷과 침낭을 모두 꺼내서 말리는 중이다. 다행히 옷과 침낭도 비닐로 한 번 쌌기 때문에 많이 젖지는 않았는데, 새로 산 장비를 검증없이 JMT에 가지고 오면 이렇게 몇 일 동안 고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오래된 표지판에는 우리가 이제 넘어야 할 고개의 이름이 '도나휴패스(Donahue Pass)'로 되어있지만, 올바른 이름은 도노휴패스(Donohue Pass)이다. 그런데, 뭐 도나휴나 도노휴나... 어떻게 부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JMT 1구간에서 가장 높고 넘기 힘든 고개라는 사실은!

표지판을 지나고 잠시 동안은 이렇게 하이시에라(High Sierra)의 평탄한 초원을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돌아보고 있는 HJ의 머리 위쪽으로 솟아있는 바위산이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주능선에 속하는 도노휴피크(Donohue Peak)이고, 우리가 넘어야 할 고개는 저 봉우리의 왼쪽에 있다.

1시간 정도 걷고나니, 어느새 우리가 걸어 온 길은 점점 바위투성이로 변해가고 있었다. 해발 3천미터가 훨씬 넘는 희박한 공기속에서는 쉬어도 쉰 것 같지가 않았지만, 저기 올라오는 분은 숨소리도 거의 내지않고 우리 옆을 총총걸음으로 사뿐히 지나갔다~

"헉~ 헉~"약 22시간 전과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틀 연속으로 이게 무슨 짓이지?

그런 우리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살찐 다람쥐' 마못(marmot)...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의 이름이기도 하다.

전편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위기주부가 쉬는 모습이 사진에 등장하면 DSLR 카메라를 들 힘이 없을만큼 맛이 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배낭을 저렇게 걸쳐놓은 이유는 다시 매야할 때 조금이라도 편하게 힘을 덜 들이고 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올라온 쪽을 돌아보니 멀리 스키장의 슬로프가 보인다. 당시에는 전전날 출발한 맘모스마운틴(Mammoth Mountain) 스키장인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그 곳이 아니라 더 북쪽에 있는 쥰레이크(June Lake)의 스키장이었다. (395번 국도 로드트립에서 들렀던 쥰레이크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이 때가 7월초라서 저 스키슬로프에는 눈이 하나도 없었지만,

내 발밑에는 이렇게 하얀 눈이 아직도 가득 쌓여 있었다! 미끄럽게 얼어버린 눈 위를 걷는 것이 어렵기는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이렇게 눈길이 등장해서 신기한 마음에 힘들다는 생각도 별로 없이 고개를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해발 3,373m의 도노휴패스(Donohue Pass)의 정상에 도착을 했다. 오른쪽 바위에 붙여놓은 안내판은, 우리가 지금 입장료도 내지않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포함된 Yosemite Wilderness에 들어섰음을 알려주고 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바람불고 추워서 고갯마루에 오래 있을 수가 없어서 빨리 내려가기로 했다. 그런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푹푹 빠지는 눈길~ 역시 처음에는 내리막이니까 재밌을거라는 생각으로 눈길을 걸었는데, 금방 힘들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옆으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었다. T_T 결국은 사진에 보이는 눈길의 거의 끝까지 힘들게 걸어가서야 맨땅을 밟을 수가 있었다.

우리가 넘어온 도노휴패스(Donohue Pass) 쪽을 돌아보고 있는 홍사장님의 모습이다. 이 때가 오후 5시로 어두워지려면 아직 2시간 이상이 남았지만, 체력이 고갈되어 가는 위기주부와 HJ를 위해서 (HJ는 아닌가?^^), 첫번째 물이 있는 곳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호수라고는 부르기 어렵지만, 저 바위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넓고 잔잔하게 흐르는 이 곳이 우리의 야영지이다. 바위산들 중에서 가장 오른쪽에 뾰족한 봉우리가 해발 3,997m의 라이엘산(Mount Lyell)으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속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바위산들 아래에는 태고적부터 녹지 않은 얼음인 라이엘빙하(Lyell Glacier)가 있는데, 이 빙하가 바로 투올럼니강(Tuolumne River)의 발원지로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Bay Area) 주민들의 식수원이 시작되는 곳인 셈이다.

Lyell Creek 물줄기를 건너서 텐트를 치기로 한 이 곳의 높이는 정확히 10,500피트로 무려 해발 3,200m나 되는 곳이다! 사진은 아주 평화로워 보이지만... 기온 뚝뚝 떨어지고 바람 엄청 불고, 무엇보다도 고산병 증상으로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 사진이 둘쨋날의 마지막 사진임) 텐트를 치고는 일단 30분 정도 누워서 휴식을 한 다음에, 텐트 바람막이 안쪽에서 버너로 저녁을 해서는 2인용 텐트 안에 3명이 옹기종기 앉아서 밥을 먹었다. 침낭에 들어가서는 "몇일을 더 이렇게 텐트에서 자야되다니... 그냥 내일 오후에 투올럼니메도우에 도착하면, 버스 타거나 히치를 해서라도 그냥 하산하고 그만둘까?"이런 생각이 순간순간 들었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3일차, 라이엘계곡 따라 투올럼니메도우(Tuolumne Meadows)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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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의 2일차 산행기 마지막의 '고산병 증상'에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2명 이상이면 많은거임^^),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씩씩하게 시작하기로 한다.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 4박5일 중의 가운데 3일차 산행기로, 이 날은 거의 평지만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편안한 하이킹을 한 '회복의 날'이었다.

라이엘 빙하(Lyell Glacier) 아래의 해발 3,200m에서 밤을 보낸 우리 텐트와 곰통(bear canister)의 모습이다. (곰통은 텐트로부터 30m 이상 멀리 떨어진 곳에 두고 자는 것을 권장하지만, 이 추운 곳에는 곰도 안 나타날 것 같아서 그냥 텐트 근처에 두고 잤음) 간밤에 하도 바람이 세게 불어서, 혼자 자는 HJ의 빨간 텐트가 찢어지거나 날아가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모두 무사히 밤을 보냈다.

하지만, 아침 햇살이 비춰도 캠프사이트는 너무 추웠기 때문에, 텐트만 철수해서 바로 하산을 해서 내려가다가 아침을 해먹기로 하고, 7시반 정도에 출발을 했다.

3일차 트레일 지도로 제일 아래쪽 빨간 작은 화살표가 야영지인데, 전체 구간의 처음 1/5 정도인 하산하는 구간을 빼면 나머지는 Lyell Fork 물줄기를 따라서 거의 평탄한 초원을 걷는 것이었다. Tuolumne Meadows Campground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반 정도로, 이 날은 8시간 동안에 19km를 별로 힘들이지 않고 걸었다.

산사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여러 차례 건너면서, 저 아래 강물이 굽이 흐르는 초원으로 내려가고 있다.

1시간 정도 걸려서 다 내려와서, 뒤를 돌아보는 두 분의 모습이 마치 사지(死地)에서 살아 돌아온 산악인들 같다~

"우리가 저 위의 고개를 넘어와서, 눈 쌓인 곳 근처에 텐트를 치고 잤단 말이지... 음~"

방금 우리가 건너온 제법 폭이 넓은 Lyell Fork 물줄기를 3명의 남자 하이커가 건너가고 있다. 첫번째 사람은 크락스를 신어서 풍덩풍덩, 두번째 사람도 '쪼리'를 신어서 퐁당퐁당, 그러나 세번째 사람은 "우쒸~ 나는 운동화인데..."

잘 만들어진 나무다리로 다시 물줄기를 건너는 곳에는 여러 팀이 야영을 마치고 출발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위의 지도에 빨간 캠프사이트 표시가 있는 곳), 거기서 우리의 유일한 미국산 행동식이었던 이 비프스튜(Beef Stew)를 아침으로 먹었다. 위기주부는 국물까지 다 먹기는 했지만, 결론은 역시 한국사람은 한국식이 입맛에 맞다는 것...^^

아침을 먹고 또 1시간 정도는 약간의 경사가 있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정말로 이렇게 넓은 평지만 계속 이어진다. 지도에는 Lyell Canyon, 즉 '협곡'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라이엘밸리(Lyell Valley)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트레일에서 국립공원의 여성 레인저를 마주쳤는데, 어김없이 '입산허가증' 윌더니스퍼밋(Wilderness Permit)을 보여달라고 해서 꼼꼼히 검사를 했다.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이 하산을 한 할머니 두 분도 퍼밋을 꺼내고 있고, 유니투어 홍사장님도 퍼밋을 꺼내기 위해서 배낭을 내려놓았다. 레인저들이 순찰(?)하는 정해진 일정이나 구간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정해진 것은 없고 보통 4~7일의 일정으로 그냥 도노휴패스 서쪽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하이커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자기 일이라고 한다. 물론 퍼밋 검사도 하고...^^

Lyell Fork로 합류하는 제법 큰 물줄기에 가로놓여진 외나무 다리를 건너갈 준비를 하는 HJ의 모습이다.

아까 할머니 두 분이 지켜보는 가운데 뒤뚱뒤뚱 건너고 있는 위기주부... 예상보다 중심을 잡는게 어려워서 힘들었다.

쇠판을 뚫어서 만든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이정표를 배경으로, 재미있는 표정의 셀카를 찍고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Vogelsang High Sierra Camp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서, 강물을 다시 만나는 곳에서 시원하게 발을 씻은 다음에 점심을 해먹었다. 이런~ 내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사시는 분들의 식수원에 발을...^^

대규모 캠핑장이 있는 투올럼니 초원(Tuolumne Meadows)이 가까워지니까 당일 하이킹을 하는 하이커들도 만나고,

Lyell Fork의 강물에서 낚시를 하는 부녀도 볼 수가 있었고,

이렇게 말을 타고 트레일을 지나가는 사람들도 볼 수가 있었다. 마지막 1마일을 남겨놓은 삼거리에서는 Tuolumne Meadows 쪽으로 가면 안되고, Campground라고 된 곳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바로 투올럼니메도우 캠핑장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3일만에 보는 문명세계의 자동차들이 참 신기했다! ^^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에는 '캠프4(Camp 4)'라고 백패커들의 캠핑장이 따로 있는데, 여기 Tuolumne Meadows Campground 가운데에 Backpackers Section이 따로 만들어져 있어서, 예약없이도 선착순으로 캠핑이 가능하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삼각대를 세워놓고 있는 분들은 한국 KBS방송국에서 제작하는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acific Crest Trail)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PCT팀이었다.

운좋게 빈 사이트를 구해서 텐트를 치고는 저녁을 먹기위해 캠프스토어로 가고 있는데, 백패커섹션 게시판에 JMT와 PCT 하이커들에게 'Free Pasta Dinner'를 준다고 골판지에 써놓았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이 날은 일요일이었다. 흑흑~

홍사장님은 캠프스토어에서 맥주를 사고, 위기주부는 여기 옆의 그릴에서 햄버거를 주문했다.

그래서 3일만에 처음으로 동물성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거기에 시원한 맥주까지...^^

투올럼니메도우 캠프스토어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 같았던 여성 하이커들... 여기서는 요세미티밸리나 맘모스레이크 쪽으로 가는 버스와 셔틀도 있고 또 히치하이킹도 가능하기 때문에, JMT와 PCT를 하는 하이커들의 집결지라고 할 수 있다.

장작 한박스를 어깨에 짊어지고 캠프사이트로 돌아가는 홍사장님의 뒷모습 너머로, 투올럼니메도우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뾰족한 바위산인 렘버트돔(Lembert Dome)이 보인다.

저녁도 편하게 배불리 먹었고, 잘 곳도 마련되었고, 샤워장은 없지만 수도꼭지 틀어놓고 편하게 씻기도 하고...

또 빨래도 해서 이렇게 나무 사이에 널었다.^^ 결국은 계속해서 캠핑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전체 JMT 1구간 4박5일 중에서 3박째는 문명인처럼 보낼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수세식 화장실도 이용하고...^^

캠프스토어에서 사온 소세지를 장작불 '돌판구이'로 구워서 맥주와 먹으면서 (커다란 나무젓가락은 장작박스에 들어있던 불쏘시개를 쪼개서 만든 것임),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함께 (그래봐야 3명^^) 남은 2일간의 JMT 1구간 종주를 끝내기로, 즉 요세미티밸리까지 같이 걸어서 내려가기로 만장일치로 결정을 하고는... 즐겁게 잠자리에 들었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말리부 솔스티스캐년(Solstice Canyon), 산타모니카산맥(Santa Monica Mountains) 국립휴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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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 새벽등산으로 다녀온 곳은 말리부(Malibu) 바닷가에서 멀지 않은 솔스티스캐년(Solstice Canyon)으로, LA지역의 추천 하이킹코스로 산타모니카 산맥(Santa Monica Mountains)에 있는 5곳중에서 위기주부가 아직 가보지 못한 마지막 트레일이었다.

산타모니카산맥 국립휴양지(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에서도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에서 직접 관리하는 곳이라서 주차비가 없는 것은 알고 갔는데, 문제는 너무 일찍 가서 주차장 게이트가 닫혀있다...T_T 안쪽의 안내판을 보니 아침 8시에 연다고 되어있어서, 두 시간을 기다릴 수도 없으니까 다시 차를 돌려 바닷가 Pacific Coast Hwy의 주유소 옆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왔다.

주차장 옆에 멋지게 자리잡은 Education Shelter 건물과 안내판으로, 안내판 옆에는 트레일 지도가 무료로 준비되어 있다.

이 날 위기주부는 TRW Loop Trail로 올라가 Rising Sun Trail을 따라서 Roberts Ranch House까지 갔다. 그 다음에는 Sostomo Trail을 따라서 Deer Valley Loop Trail을 절반만 돈 다음에 다시 돌아내려와서, Solstice Canyon Trail로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 소요시간은 딱 3시간에 하이킹 거리는 13.3km 였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주차장에서 게이트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TRW Loop Trail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는데, TRW는 1970년대에 이 언덕 위에 있던 우주연구소의 이름으로, 금성탐사선 파이오니어12호(Pioneer 12) 프로젝트에 참가한 곳이라고 한다.

TRW 연구소 건물은 남아있지 않고, 대신에 코랄캐년(Corral Canyon) 너머로 말리부 언덕의 집들이 보인다. 왼쪽에 보이는 툭 튀어나온 초현대식 건물은 마치 '아이언맨' 토니스타크의 집을 실제로 보는 것 같았다.

연구소 언덕에서 라이징선 트레일(Rising Sun Trail)이 시작되는데, 이름과 달리 짙은 바다안개 때문에 뜨는 해를 볼 수는 없었다. 여기서 산등성이를 따라 1.5마일을 가서 계곡으로 다시 내려가면 '트로피컬 테라스(Tropical Terrace)'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Roberts Ranch House를 만나게 된다.

낮은 구름에 덮여있는 메마른 언덕들, 그 가운데에 나무들이 자라는 녹색의 솔스티스캐년(Solstice Canyon)이 보인다.

산등성이에서 지그재그 트레일을 따라 내려가면, 일부러 심은 야자수와 빨간 벽돌로 만든 굴뚝 등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 골짜기 안에 1952년에 지어서 Fred and Florence Roberts 부부가 실제 살았던 이 집은, 현재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LAX를 상징하는 Theme Building을 설계한 흑인건축가 Paul Williams가 설계했는데, 식당에서 계곡의 폭포가 정면으로 보이는(안내판 안의 작은 사진) 등 자연과 조화된 건축으로 당시 대표적인 건축잡지에 소개된 유명한 건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흑백사진과 거의 똑같지만... 1982년에 발생한 화재로 건물이 모두 불타서 지금은 벽돌로 쌓은 벽채 일부와 벽난로, 화로의 기둥들만이 쓸쓸하게 남아있다.

Roberts 부부가 요리를 했을 것 같은 화로의 굴뚝이 쓸쓸해 보인다... 이 집에서 계곡을 따라서 올라가면 작은 폭포와 함께, 또 폭포 옆에는 석굴을 만들어서 그 안에 마리아 석상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폭포에 물도 없을 것이고 해서 그 곳들은 다음에 다시 오면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래도 국립공원청에서 관리를 하는 곳인데, 이렇게 스프레이 낚서를 누군가가 했다는 것이 좀 씁쓸했다. 여기서 주차장으로 바로 돌아가기에는 새벽에 말리부까지 차를 몰고 온 것이 아까워서, 좀 더 운동을 한다는 생각으로 소스토모 트레일(Sostomo Trail)을 따라서 더 위쪽으로 계속 올라갔다.

Sostomo Trail은 계곡을 두 번 건너면서 계속 올라가는데, 중간에 이렇게 다른 건물의 잔해들도 만날 수가 있었다.

그렇게 해서 디어밸리 루프트레일(Deer Valley Loop Trail)의 절반 정도를 돌았는데, 더 위쪽으로 돌아봐야 바다에서 멀어지는 것이 되어서 그냥 왔던 길로 돌아서 내려가기로 했다. 왼쪽에 살짝 보이는 계곡이 솔스티스캐년(Solstice Canyon)이고 언덕 너머가 바로 말리부 바닷가인데, 아직도 아침 바다안개가 그대로라서 경치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트레일 중간에 계곡을 건너는 곳에서, 계곡을 따라서 내려가면 거리는 더 가까울테고 또 사람들이 걸어간 흔적도 약간 보이지만, 국립공원청에서 정해진 트레일로 돌아서 가라고 표지판을 세워놓았다.

정해진 트레일을 따라서 다시 언덕을 오르니, 이제서야 낮은 구름이 걷히면서 산타모니카 산맥의 바위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산맥에서 그래도 못 가본 트레일이 두세개 더 있는 것 같은데... 멀어지기 전에 빨리 다 가봐야겠다~"

평탄한 Solstice Canyon Trail을 따라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제 산을 오르고 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니까 8시에 문을 연 주차장이 9시가 안되었는데도 모두 찰 정도로 인기가 있는 하이킹 코스이다. 위기주부는 주차장을 나가서 Corral Canyon Rd를 따라서 바닷가까지 걸어 내려갔다.

LA에서 캘리포니아 1번 도로 Pacific Coast Hwy를 따라서 말리부를 지나서, 76주유소를 만나서 우회전을 하면 솔스티스캐년(Solstice Canyon) 입구를 만나게 된다. 언제 비가 많이 내린 후의 날씨 좋은 맑은 날에, 가족과 함께 다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4일차, 캐서드럴(Cathedral) 피크와 선라이즈(Sunrise) 하이시에라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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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의 우리 가족 첫번째 요세미티 국립공원 여행에서, 투올럼니메도우(Tuolumne Meadows)에서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까지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고, 그게 바로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의 제일 북쪽 구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로부터 8년 후... LA지역 여행사 유니투어의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에 참여해서 이제 그 32km의 산길을 직접 걸어내려간다~

존뮤어트레일 1구간 90km의 4박5일 트레킹의 넷째날 아침을 투올럼니메도우 캠핑장(Tuolumne Meadows Campground)에서 맞았다... ♬ 모닥불 피워놓고 '나란히' 앉아서~ "아침 하기 귀찮은데, 그냥 출발해서 또 그릴에 가서 사먹고 가자!"

캠프를 철수해서 식당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온다고 8시 좀 지나서 도착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모닝샌드위치를 받아들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니 거의 9시가 다 되었다. 베어먹은 샌드위치와 사과의 모습이 좀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내린 커피와 샌드위치가 정말 맛있어서 꼭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4일째 트레일 코스의 지도로 위쪽에 보이는 Tuolumne Meadows에서 출발해서 마지막 고개인 Cathedral Pass를 넘고, Sunrise High Sierra Camp를 지나서 내리막을 열심히 걸어서 지도 제일 아래쪽에 Sunrise Creek을 다시 만나는 곳에서 마지막 야영을 했는데, 이 날은 9시간반 동안에 22km를 걸어서 가장 많이 이동한 날이었다.

아침을 편하고 맛있게 잘 먹고는 캠핑장의 서쪽 끝으로 돌어오면 이렇게 다시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JMT가 시작되는데, 안내판에 씌여진 것처럼 Cathedral Lakes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지도 이리 줘봐~ 내가 길을 안다니까!"등산화까지 제대로 갖춰신은 꼬마가 이렇게 말을 하는 것 같다.^^ 아빠가 맨 어마어마한 등산배낭을 보니 그냥 하루 하이킹 나온 것이 아닌데, 그렇다면 저 꼬마도 벌써 JMT를?

투올럼니메도우 캠핑장에서 당일치기 하이킹을 나온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 어린이도 자신에게 주어진 제법 무거운 배낭을 메고 힘들어서 쉬고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HJ의 배낭에는 덜 마른 빨래들이 나풀나풀~^^

이 두 명은 우리가 막 출발했을 때 우리를 추월해서 달려갔는데, 2시간쯤 지나서 이렇게 다시 돌아서 뛰어오면서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어디까지 무슨 이유로 뛰어갔다가 오는 것일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이 날 오전에 만났지만, 그 중에서 가장 반가웠던 하이커는...

한 명은 우리와 같은 LA에 살고 다른 한 명은 한국에서 온 친구라는 왼쪽의 여성 두 분! 이번 4박5일 JMT 1구간에서 만나서 인사한 유일한 한국사람들도 이렇게 여성분들이었다. 오른쪽에 HJ와 함께 3명이 찍은 사진을 '유명인사' 위기주부 블로그에 꼭 올려드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반가웠던 만남을 뒤로 하고 조금 더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작은 호수가 보이는데, 두 개의 Cathedral Lakes 중에서 위쪽에 있는 것이었다. 호수 너머로 보이는 봉우리는 트레시더피크(Tresidder Peak)로 남북으로 길게 보이는 정상부 양쪽 사이의 거리가 800미터나 된다고 한다.

340km의 JMT 전체 구간에는 이름이 있는 '고개(pass)'가 10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낮은 고개인 9700피트(2,957m)의 Cathedral Pass의 마지막 돌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헉헉대면서 다 올라가서 쉴 곳 부터 찾으려는데, 홍사장님이 하이킹 스틱으로 조용히 뒤쪽 하늘을 가리켜서 돌아보니...

그 곳에는 '대성당 봉우리' 캐서드럴피크(Cathedral Peak)가 우뚝 서 있었다! 지금 서있는 고갯마루에서도 280m가 더 높은 해발 3,327m의 봉우리 끝은 정말 대성당의 첨탑을 보는 것 같았는데, 고개를 올라오면서 전혀 보이지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돌아서서 처음 봤을 때 정말 감동이었다.

고개를 넘어오는 모습을 일부러 연출하면서 '인생 하이킹 사진' 한 장 찍고 싶었는데 잘 되지가 않았다. 사실 여기는 바닥도 흙길이고 주변에 나무들도 있어서 별로이고, 조금 더 걸어내려가서 초원이 나오는 아래 위치에서 뒤돌아보고 찍었어야 했다.

"다시 가면 꼭 여기서 인생사진을 찍어야지~" (정말로 또 그 고생을 하려고? 처음 이틀의 고통은 벌써 잊었나? ㅋㅋ)

마지막 고개를 넘었으니 우리가 걸어내려가는 쪽으로도 하이시에라(High Sierra)의 바위산과 계곡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만세를 하고 있는 HJ의 뒤로는 면도칼같은 바위능선의 길이만 1마일이라는 Matthes Crest가 솟아있다.

저 멀리 이어지는 눈 덮인 바위산들은 클라크 산맥(Clark Range)의 3,500m가 넘는 봉우리들로 생각된다. 그나저나 어깨에 '天安'이라고 씌여진 저 스포츠 티셔츠... 공짜로 받아서 참 오래도 입는다~^^

고개를 내려와서는 Long Meadow라는 비교적 평탄한 초원을 걷게 되는데, 이렇게 짐을 실은 노새들의 무리를 끌고 고개를 넘어가는 사람을 만났다. 아마도 투올럼니메도우에서 선라이즈캠프까지 물자를 운반해주고 돌아가는 길로 생각된다.

아침을 잘 먹어서 그런지 배 고픈 줄을 몰랐는데 2시가 훨씬 넘었다. 배가 고프기 전에 먹어줘야 된다는 원칙에 따라서 작은 개울을 만나는 곳에서 발을 씻고 점심을 해먹고 다시 출발했다.

인공적인 것이라고는 사람들이 걸어간 트레일 말고는 없는 초원을 다시 걷다가, 오른쪽으로 갑자기 화장실 건물과 돌로 쌓은 축대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바로 요세미티 국립공원 백패커들의 쉼터인 선라이즈 하이시에라캠프(Sunrise High Sierra Camp)에 도착을 한 것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축대의 계단을 따라서 올라가면 이렇게 제법 큰 규모의 막사와 또 그 뒤로 연결된 돌로 만들어진 건물이 나타났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렇게 아주 작은 진열대의 매점(?)도 있고, 왼쪽에는 책들이 꽂혀있는 서가도 있었다. 차가운 음료수 캔을 1불에 판다고 해서 하나씩 사마시려고 했는데, 다 팔리고 남은게 없단다.

예약을 하면 여기 막사에서 숙박을 하거나 식사를 사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서 야영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아서 더 내려가기로 결정을 했다. 이후로는 약 2시간동안 여기 해발 2,900m에서 2,400m까지 어두워지기 전에 텐트 칠 곳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내려갔다.

급하게 내려가고 있는 우리 옆을 더 급하게 겁먹은 표정으로 모른척 지나가던 코요테 한 마리~

마침내 사진 왼쪽 끝에 하프돔(Half Dome)이 보이는 탁 트인 곳까지 내려왔는데, 나무들의 색깔이 좀 이상하다?

이 지역의 나무들은 모두 불타거나 병충해로 죽은 나무들이었는데, 석양을 받아서 검은 나무둥지와 갈색으로 말라버린 솔잎들이 이상하게 보였던 것이다.

나무들은 죽은체 검게 서있었지만, 그 덕분에 바닥까지 햇볕이 닿아서 아래에는 이렇게 야생화들이 피어있었다.

저녁 7시가 되어서야 Sunrise Creek을 다시 만나는 곳에 이렇게 텐트를 쳤다. 저녁을 해먹고 정리를 하니까 금방 어두워졌는데, 다른 하이커들도 전혀 없고 무엇보다도 작년에 홍사장님이 여기 부근에서 야영을 할 때 밤에 곰이 나왔던 곳이라고 해서 엄청 긴장되었다.

치약과 쓰레기 등등 모든 냄새나는 것들을 곰통에 넣은 다음에 텐트에서 멀리 떨어진 나무 아래에 이렇게 두었다. 곰통 위에 코펠 그릇들을 올려놓은 이유는 곰이 와서 이걸 건드리면 소리가 나서 알 수 있게하기 위함이다. 혹시 텐트로 곰이 접근하면 시끄러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빈 가스통과 삽을 문밖에 두고, 머리맡에는 곰퇴치 스프레이까지 준비해놓고는 존뮤어트레일 1구간 4박5일 야영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유타주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산타모니카 산맥 말리부 지역의 카스트로크레스트(Castro Crest)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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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서쪽 바닷가에 솟아있는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가장 특색이 있는 능선 하이킹코스라는 말리부 지역에 있는 카스트로크레스트 트레일(Castro Crest Trail)을 지난 주 새벽등산으로 다녀왔다.

직전에 다녀온 솔스티스캐년(Solstice Canyon)으로 들어가는 Corral Canyon Rd를 따라서 산 위로 끝까지 올라오면, 이렇게 도로가 끝나면서 비포장의 산길이 나온다. 조심해서 비포장도로를 자동차를 몰고 아주 조금만 들어가서는,

제법 넓게 만들어 놓은 주차장에 1등으로 해 뜨기 전에 주차를 했다. 여기는 산타모니카 산맥을 동서로 종주하는 109km의 백본트레일(Backbone Trail)과 소방도로인 Castro Peak Motorway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오늘 직선 트레일의 가운데에 위치한 곳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먼저 동쪽으로 바위 능선을 따라서 만들어진 Backbone Trail로 방향을 잡았는데, 입구부터 큼지막한 글씨로 "Corral Canyon Cave, Closed to Public Entry, Violators will be Subject to Citation"이라고 씌여있는게 눈에 띈다.

조금 걸어가다가 보면 트레일 왼쪽으로 땅속에 파묻힌 뭔가가 보이는데, 이렇게 건너와서 보면 옛날 자동차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에 여기저기 스프레이로 낚서를 해놓았는데, 여기를 시작으로 해서...

버려진 물탱크에도 이렇게 '약간은 예술적인' 스프레이 낚서를 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해 뜨기전 혼자라서 약간은 으시시...)

트레일은 작은 바위산 하나를 넘어서 이어지는데, 여기도 스프레이로 화살표를 그려놓은 것이 보인다.

하트 모양으로 구멍이 뚫린 바위에도 이렇게 낚서를 해놓았는데... 이 곳에 이렇게 스프레이 낚서들이 많이 있는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처음 트레일 입구의 표지판에 등장했던 '코랄캐년 동굴(Corral Canyon Cave)' 때문이다.

저기 보이는 바위 안쪽으로 문제의 Corral Canyon Cave가 있는데 (사실 동굴도 아니고 그냥 바위가 움푹 파진 곳임), 전설적인 록그룹 '도어즈(The Doors)'의 짐 모리슨(Jim Morrison)이 그 동굴에서 작사를 했다는 헛소문이 몇 년 전부터 퍼져서 "Jim Morrison Cave"로 갑자기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 결과 히피들과 그래피티를 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동굴 전체가 스프레이 낚서로 도배가 되었고, 결국은 지난 5월에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에서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시킨 것이라고 한다. (구글에서 'Corral Canyon Cave'를 검색하면 관련뉴스와 동굴의 낚서들을 보실 수 있음)

조금 더 동쪽으로 걸어가면 아주 넓고 평평한 땅이 나오는데, 여기도 누군가가 바닥에 돌들을 나선형으로 만들어 놓았었는데 지금은 볼 수가 없다. 주변의 바위들은 얼핏 보기에는 깨끗해 보이지만, 바위 위에 올라가서 뒤쪽면을 보면...

여러군데 이렇게 스프레이로 낚서를 해놓은 것이 보이는데, 최근에 동굴을 폐쇄한 주립공원 관리소에서 이 부근의 낚서들을 계속해서 지우는 작업을 하고 있단다.

바위산 위에서 붉은 일출을 구경하고는 왔던 길로 돌아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중간에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아치(arch)의 모습인데, 얼핏 유타주 아치스 국립공원의 느낌이 살짝 떠올랐다~^^

처음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 여전히 차는 1대뿐...^^ 이제는 차 위쪽으로 하얀 게이트가 보이는 산타모니카 산맥의 주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Castro Peak Motorway를 따라 서쪽으로 가볼 생각이다.

원래 계획은 능선을 따라서 카스트로피크(Castro Peak) 아래까지 걸어간 다음에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이 백본트레일(Backbone Trail)로 돌아오는 순환코스를 계획을 했는데, 그것은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불가능했다...

카스트로크레스트(Castro Crest)라 불리는 능선을 따라서 서쪽으로 걸으면, 오른편 아래로는 6년전에 후배가족과 함께 방문했던 말리부크릭 주립공원(Malibu Creek State Park)이 바로 내려다 보인다.

0.8마일을 걸으면 말리부크릭 주립공원으로 내려가는 Bulldog Motorway를 만나게 되는데, 위기주부는 구글맵에서 본 백본트레일로 연결되는 Newton Motorway를 찾아서 계속 직진을 했다. 하지만, 안내판에는 직진하면 '사유지(Private Property)'가 나온다고만 표시가 되어 있다.

트레일 정면에 라디오타워(Radio Tower)가 살짝 보이는 봉우리가 해발 861m의 카스트로피크(Castro Peak)로 여기서 산타모니카 산맥의 동쪽으로는 더 높은 곳이 없다고 한다. 저 봉우리 꼭대기는 사유지라서 못 올라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래쪽 백본트레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은 만들어 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더 걸어갔는데,

길은 이렇게 무지막지한 게이트로 막혀있었다! 어떤 등산안내 사이트에 "당신은 여기처럼 '출입금지(No Trespassing)'라는 말이 많이 붙어있는 곳을 다른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라고 해놓았는데, 조사를 해보니까 이 라디오타워를 소유한 땅주인과 산타모니카산맥 국립휴양지(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를 관리하는 국립공원청 간에 분쟁이 있어서 땅주인이 이렇게 해놓은 것이라고 한다. "뭐~ 나야 그럼 왔던 길로 돌아가는 수 밖에는..."

2시간이 걸리지 않은 왕복 7km의 산타모니카 산맥의 카스트로크레스트 트레일(Castro Crest)은 양쪽 끝에서 벌어진 일들이 좀 희안하기는 하지만, 한적하고 (여전히 주차장에는 한대 뿐!) 재미있는 하이킹 코스임에는 틀림없었다.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5일차, 하프돔 및 네바다와 버날 폭포를 지나서 요세미티 밸리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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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을 갈 때마다, 밸리나 주변 트레일에서 가끔 커다란 야영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은 어디 갔다 오는걸까? 어디 가는걸까?"이런 궁금증을 가졌었는데... 이 날 누군가는 위기주부를 보고 똑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미서부 트레킹 전문 LA지역 여행사인 유니투어의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에서 JMT 1구간 4박5일 백패킹의 마지막 날 아침이다. 여기는 오래전에 산불이 났던 해발 약 2,400m의 요세미티 깊은 산 속 어딘가로, 우리 일행 3명 말고는 주변에 텐트를 친 사람이 지난 밤에 전혀 없었다.

야영배낭의 부피야 노란 '곰통' 때문에 변화가 없지만, 4일 동안 부지런히 꺼내 먹어서 무게는 많이 줄어들었다. 아니면 5일째가 되니까 그냥 배낭이 등짝에 착 달라붙어서 적응이 된 것일지도...^^

마지막 5일차의 지도로 제일 오른쪽 Sunrise Creek 물가의 야영지를 출발해 Half Dome Trail이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고, Merced River의 Nevada Falls와 Vernal Falls를 차례로 구경하고는 지도에 [Start]로 표시된 Happy Isles Trailhead에 도착해서 존뮤어트레일 1구간 90km를 '역방향'으로 마쳤다. 이 날 위기주부는 5시간반 동안에 10km를 걸었는데, 수직으로는 해발 2,400m에서 출발해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까지 1,200m를 한 번의 오르막도 없이 내려간 것이다.

출발해서 10분정도 걸어내려왔을까? 불에 탄 곳을 지나서 다시 녹색의 숲으로 들어와 인적없는 산길을 우리만 걷고 있는데, 제일 앞에 가던 유니투어의 홍사장님이 갑자기 하이킹 스틱으로 앞쪽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나를 돌아본다. 빨리 사진을 찍으라는 뜻이다!

곰이었다! 사진에는 한 마리만 찍혔지만, 앞쪽에 있던 홍사장님의 말에 따르면 새끼곰 2마리가 더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 트레일 왼쪽으로 흐르는 개울에서 물을 마시고는 다시 산쪽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멀어서 사진이 너무 흐리게 나왔는데, 더 가까이서 마주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불행이라고 해야하나?

티오가 고개를 넘어가는 도로변에 있는 테나야호수(Tenaya Lake)에서 출발해서, 구름도 쉬어간다는 클라우드레스트(Clouds Rest)를 지나서 내려오는 트레일과 만나는 삼거리의 표지판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아래쪽 안내문에는 빨간 글씨로 "WARNING, You are entering an area with high bear activity, Bears are active day and night"라고 적혀있다. "그래요~ 방금 곰 보고 오는 길이에요..."

HJ가 하프돔을 가리키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HJ가 이번 여행전까지 미서부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다는 사실! 즉, 남들 다 보는 요세미티밸리와 하프돔의 정면 모습은 직접 본 적도 없는 HJ가 하프돔의 뒷모습부터 보고는 이제 그 하프돔 정상에 올라간다는 것이다~^^

하프돔으로 올라가는 길이 시작되는 삼거리에서 홍사장님과 HJ가 포즈를 취했다. 두 명은 여기서 왕복 4시간정도 소요되는 하프돔 정상 등반을 하고, 위기주부는 따로 할 일이 있어서 바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나는 예전에 올라가봤으니까..." (위기주부의 2009년 하프돔 등정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후로 하프돔을 향하는 많은 등산객들을 마주치면서 1시간 정도 내려오면 미스트트레일(Mist Trail)과 만나는 삼거리를 만나고, 거기서 일단 JMT 표지판을 따라서 직진을 하면 여기 네바다폭포(Nevada Falls) 바로 위에서 머세드강(Merced River)을 건너는 다리를 만나게 된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절벽 아래로 사라지는 물줄기! 사진 왼쪽에 보이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그늘에서 혼자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사진 찍어 줄 사람이 없으니, 제일 유치하다는 '신발샷' 하나 찍고는 고민에 빠졌다... 엄밀히 말해서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은 지금 있는 쪽에서 강에서 멀어져 Clark Point를 지나 내려가는 등산로이지만, 잠시 고민한 끝에 그냥 다시 다리를 건너서 삼거리로 돌아가 폭포와 강을 따라서 내려가는 미스트트레일(Mist Trail)로 내려가기로 했다. 일단 사진 속의 급류 건너편으로 보이는 난간이 있는 곳부터 들렀다가 말이다~

약 200미터의 높이를 수직으로 떨어지는 네바다 폭포의 포말인데, 정말로 계속 보고 있으면 물이 아니라 하얀 가루가 날리는 느낌이다. 7년전 하프돔에 올랐다가 내려오던 5월말에 비하면 약하지만 (당시 모습은 여기를 클릭), 7월 치고는 이 정도면 굉장히 물의 양이 많은 편이다.

Mist Trail로 내려가는 삼거리에는 간이 화장실도 있고, 또 좀 전의 사진에 등장했던 말들을 쉬게 하는 곳도 있다.

네바다 폭포 바로 옆의 절벽을 깍아서 만든 지그재그 등산로를 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인데, 폭포와 사람들을 한 번에 담으려고 하니 그냥은 다 들어오지 않아서 삐딱하게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삼거리에서 45분 정도를 걸어내려와서 이번에 그 아래에 있는 버날폭포(Vernal Falls)의 상류에 도착을 했다.

난간 너머로 내려다 본 버날 폭포에는 어김없이 무지개가 걸려있었다. 여기 버날 폭포와 바로 위의 넓은 에머랄드풀(Emerald Pool)에서는 인명사고가 많이 발생을 했었기 때문에, 옛날보다 난간도 훨씬 강화되었고 경고문도 굉장히 많이 만들어 놓았다.

저 아래 미스트트레일(Mist Trail)의 많은 사람들을 보니, 내가 정말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다시 와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자~ 나도 이제 저 아래로 내려가자!"

그런데, 폭포 바로 옆 절벽에 만들어진 이 곳은 커다란 야영배낭을 메고 내려가기에는 폭이 너무 좁았다.T_T 꺽이는 곳 직전에서 여성 한 분이 다른 사람들을 막고 기다려줘서 겨우 내려갈 수 있었는데, 아마 그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했을거다... "어디 갔다 오는걸까?"

사진도 한 장 부탁해서 찍었는데, 폭포의 높이가 딱 위기주부의 키만큼 되어 보이지만, 버날폭포(Vernal Falls)는 높이가 100미터이고 물이 가장 많을 때는 폭도 30m가 넘는 큰 폭포이다.

미서부 국립공원의 여러 트레일들 중에서 가장 높은 습도를 자랑하는 미스트트레일(Mist Trail)... 사진을 다시 보고 있으니 '물방울(mist)'들이 모니터 화면을 뚫고 나와서 얼굴을 때리는 느낌이다~^^

지난 겨울에 가족과 함께 눈덮인 길을 걸어서 여기 하류의 다리까지 왔다가는 엉덩이 눈썰매를 타면서 밸리로 돌아갔었는데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 한여름에 4박5일 산길을 걸어서 여기에 다시 서니 감회가 새로웠다.

물론 내가 휘트니산(Mount Whitney)부터 340km를 걸어서 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증명사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 순환도로와 만나는 Happy Isles Trailhead에 도착함으로써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 90km를 모두 마쳤다. 이제 위기주부가 셔틀버스를 타고 Yosemite Village로 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Sierra Nevada Pale Ale 맥주 '식스팩'을 빌리지스토어에서 사고, 그 앞의 그릴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사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저 맥주는 그랜드캐년 토로윕 여행기(여기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음)에 이어서 독사진만 벌써 두 번째이다~^^

햄버거와 맥주로 '황홀한 점심'을 잘 먹고 (식스팩 6병중에서 몇 병을 마셨을까?), 비지터센터로 가는 길에 백패커들의 퍼밋업무를 담당하는 윌더니스센터(Wilderness Center) 앞을 지나는데 왠지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오시는 분 머리 위로 보이는 저 사진 속의 바위산은 바로...!

비지터센터 한 쪽에서 국립공원 쥬니어레인저(Junior Ranger)가 되기 위해서, 자기 물건은 자기가 정리하고 내 방 청소도 잘 하겠다는 내용의 선서를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한 어린이들이다. 데블스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을 출발해 4박5일 동안 해발 3천미터가 넘는 산길 90km를 걸어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에 도착해서 비지터센터를 찾은 이유는, 전시관 뒤쪽에 지팡이를 짚고 앉아있는 '그 분'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은 1892년 시에라클럽(Sierra Club)에서 민간주도로 만들기 시작해서, 시에라클럽의 창시자인 존 뮤어가 사망한 다음해인 1915년부터 캘리포니아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건설이 시작되었다. 이 후 대공황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미연방정부 산림청과 국립공원청의 노력으로 1938년에 모든 구간의 공사가 끝나서, 요세미티밸리에서 휘트니산까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능선을 따라가는 340km의 등산로가 46년이 걸려서 완성되었는데 이를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이라고 한다. "너희들 그 할아버지가 누군지 알어?"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지혜와 함께 새벽등산을~ 토팡가 주립공원 테메스칼캐년(Temescal Canyon)의 스컬락(Skull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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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새벽등산 포스팅이 LA지역의 하이킹 코스를 소개해주는 것은 좋은데, 그냥 다 비슷비슷한 풍경사진만 나와서 너무 밋밋하다는... 자체 검열 결과에 따라서, 지난 새벽에는 자고있는 모델 한 명을 깨워서 데리고 갔다~

아직 해 뜨기 전, 테메스칼캐년 공원(Temescal Canyon Park)의 멋진 회의장 건물 앞에선 오늘의 모델~^^ (Temescal Canyon에 대한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6년전에 가족이 함께 하이킹을 한 포스팅을 보시면 됨)

계곡을 따라 하이킹을 시작하면 처음 나오는 이 큰 나무를 보면서 6년전의 기억이 날듯말듯 하다던 지혜는,

협곡을 건너는 철제 다리를 보더니, 이 곳에 엄마와 함께 왔던 기억이 완전히 돌아왔다. 명색이 '테메스칼 협곡(Temescal Canyon)'이라서 이렇게 깊은 골짜기에, 다리에서 바라보면 폭포(?)도 하나 보였던 것 같은데...

6년전 6월에는 그래도 벨기에 '오줌 누는 소년의 동상'을 떠오르게 하는 물줄기라도 있었는데, 지금 8월에는 아래에 고여있는 거무튀튀한 물이 여기가 계곡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계곡을 건너서 능선(ridge)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하니, 딱 맞춰서 해가 떠오른다. 6년전에는 여기서 바로 능선을 따라서 공원 주차장으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능선을 따라 반대쪽으로 '해골바위'를 찾아가기로 했다.

새학년 개학을 앞둔 모델과 그 학부모에게는 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 왠지 '새학년 소원'을 빌어야 할 것 같았다.^^

모델께서 능선을 따라 걷는 것을 약간 지루해 할 때를 딱 맞춰서, 저 멀리 뭔가 둥그스름한 바위가 나타나 주셨다.

산타모니카 산맥 국립휴양지(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에 속한 토팡가 주립공원(Topanga State Park)의 '해골바위' 스컬락(Skull Rock)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스컬락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이렇게 트레일 옆으로 난 바위를 기어서 올라가야 했다. 추억의 스파이더맨 놀이...^^

해골바위에 뚫린 콧구멍(?)을 통해서 바라보는 말리부 주택가와 태평양 바닷가~

바로 밑에서 올려다 본 스컬락은 눈코입이 불분명해서 약간 실망스러웠는데 (정면으로 보이는 뭉툭하게 튀어나온 것이 코?), 아마도 매끈한 바위에 두 눈과 코가 분명하게 구분되었던 유명한 조슈아트리(Joshua Tree) 국립공원의 스컬락(Skull Rock)과 비교가 되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지만, 이러한 실망감을 바로 잊게 해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오른쪽 나무 뒤로 보이는 뾰족한 바위의...

꼭대기에 올라간 것이엇따! 사진으로 좀 위험해 보이는데, 실제로도 약간 위험...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아빠와 딸의 스파이더맨 놀이...

아직 아침 안개가 다 가시지 않은 산타모니카 피어(Santa Monica Pier)와 바닷가의 모습이다.

뾰족한 바위 꼭대기에서 다시 둥그스름한 스컬락을 내려다 보면서 처음에는 이게 해골의 뒷모습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시 사진을 찬찬히 보니까 아침 햇살의 그림자 때문인지, 두 눈과 좀 튀어나온 입을 가진 원숭이의 해골을 앞쪽에서 비스듬히 바라본 모습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능선을 따라서 공원입구로 돌아간다. "모델한다고 수고했어~"

돌아가는 테메스칼리지 트레일(Temescal Ridge Trail)의 단점은 이렇게 으리으리한 저택들 때문에, 집을 보는 눈이 너무 높아진다는 것... 사실 높아져봐야 소용도 없지만 말이다~

트레일 입구의 안내판에는 스컬락(Skull Rock)까지 1.5마일(=2.4km)이라고 되어있지만, 우리는 캐년으로 스컬락까지 가서 돌아오니까 총 하이킹 거리가 8km가 넘었고 소요시간은 2시간반 정도였다.

토팡가 주립공원(Topanga State Park) 안에 주차를 하면 자율적으로 $10의 주차료를 내야한다. 또한 주차장 입구의 스톱(STOP) 표지판에는 동영상 감시카메라가 있으므로, 반드시 3초간 확실하게 정차를 해야 한다. 주차비와 스톱싸인 모두 신경쓰지 않으려면... 위기주부처럼 새벽같이 와서 공원 입구의 선셋대로(Sunset Blvd)나 테메스칼캐년길(Temescal Canyon Rd)에 주차를 하면 된다~^^



요세미티 티오가(Tioga) 고갯길의 테나야레이크(Tenaya Lake)와 올름스테드포인트(Olmsted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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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뮤어트레일 1구간 90km 4박5일 산행을 마치고 요세미티 밸리에서 숙박한 다음 날, 원래 유니투어의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프로그램에서는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하이킹을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위기주부는 역시 4년전에 온가족이 함께 올라가봤기 때문에(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이 날 하루는 아직까지 못 가본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구석구석을 혼자 찾아 다녀보기로 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의 동쪽입구인 티오가패스(Tioga Pass)의 고도는 9945피트로 해발 3,031m나 된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어가는 120번 도로인 티오가패스로드(Tioga Pass Rd)를 따라서 공원으로 들어가면, 비지터센터와 캠핑장 등이 있는 투올럼니메도우(Tuolumne Meadows)가 나오고, 조금만 더 달리면 이 고갯길에서 꼭 들러봐야 하는 두 곳이 차례로 나오게 된다.

'하이시에라(High Sierra)'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서쪽으로 달리면 도로 바로 왼쪽으로 호수가 나오는데, 도로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저 아래 여자분이 계신 곳으로 가서 호수를 바라보면,

파란 하늘을 담고있는 테나야 호수(Tenaya Lake)를 만날 수 있다! 백인들이 이 호수를 발견했을 때, 당시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 Tenaya인데, 원래 원주민들은 이 곳을 '빛나는 바위의 호수(Lake of the Shining Rocks)'라는 뜻의 Pie-we-ack으로 불렀다고 한다.

호숫가에는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어서, 이런 천상의 경치를 보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데,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반쯤 물에 잠긴 통나무가 수면에 반사되어서, 마치 파란 하늘에 떠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호수 구경은 이 정도로 간단히 하고, 다시 차에 올라서는 두 번째 필수 포인트로 향했다.

올름스테드 포인트(Olmsted Point)는 티오가패스로드에서 꼭 들러야 하는 전망대로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이 곳은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서 요세미티 국립공원 보호에 기여한 '옴스테드(Olmsted)' 가문의 이름을 딴 것인데, 특히 아버지 Frederick Law Olmsted, Sr.는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조경사(landscape architect)로 유명하다고 한다.

잠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빛나는 바위들로 둘러싸여 있는"테나야레이크(Tenaya Lake)가 눈에 들어온다. 호수 바로 뒤에 볼록 솟아있는 작은(?) 바위산이 원주민들의 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Pywiack Dome이다.

주차장 바로 옆의 잘 만들어진 전망대에서도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까지 이어지는 테나야크릭(Tenaya Creek)이 만든 협곡과 그 너머로 우뚝 솟은 하프돔(Half Dome)이 보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300m 정도의 산책로를 따라 걸어서 탁 트인 오버룩(overlook)까지 나가서 보는 것이 훨씬 좋다.

그렇게 걸어가서 다시 바라본 모습인데, 계곡 너머로 보이는 능선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가 해발 3,027m의 '구름도 쉬어간다'는 클라우드레스트(Clouds Rest)이다. 테나야 호수에서 출발해서 클라우드레스트 정상을 지나서 요세미티밸리까지 내려가는 트레일이 있다는데... 언젠가는 저 정상에서 "구름과 함께 쉬면서"하프돔을 내려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쪽에서 바라보면 하프돔(Half Dome) 정상으로 올라가는 '케이블(cable) 구간'이 보이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올라가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쇠줄을 붙잡고 하프돔을 올라가는 모습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여기에 하나씩 덩그러니 놓여있는 저 커다란 바위들은, 옛날에 빙하를 타고 멀리서 여기까지 와서 자리를 잡은 빙하표석(Glacial Erratic)이라고 한다. 즉, 지금 이 땅이 수백만년 전에는 빙하로 덮여있었다는 증거를 지금 보고있는 것이다.

또 흙이라고는 거의 없는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이렇게 수백년을 살아왔을 나무들도 참 대단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올려다보니, 아슬아슬하게 쌓아놓은 축대 아래의 배수구를 누군가가 들여다보고 있었다. 저 축대 위로 만들어진 타이오가로드(Tioga Road)는 1961년에 개통되었는데, 겨울에는 폭설과 눈사태의 위험 때문에 통행을 할 수가 없다.

올름스테드 포인트(Olmsted Point)는 120번 도로를 넘어서 요세미티로 들어가는 관광버스도 잠시 정차하는 곳이라서, 버스가 들어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게 된다. 위기주부는 다시 차에 올라서 요세미티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존재도 모르는 '물에 잠긴 또 하나의 요세미티 밸리'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직접 지휘하는 스타워즈(Star Wars) 주제곡! 헐리우드보울 야외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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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의 첫번째 주말 일요일 저녁에, 우리 가족은 전날의 이삿짐 박스들을 풀지도 않은 상태로 집을 나왔다.

우리가 향한 곳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야외 원형극장들 중의 하나인 LA의 헐리우드보울(Hollywood Bowl) 이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공연시작 3시간 전부터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들이 밀리고 있다. 헐리우드보울 안에는 DSLR 카메라가 반입이 안되어서 들고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날 찍은 사진들은 모두 아이폰으로 찍은 것이다.

오늘 공연의 제목은 <Maestro of the Movies>로 바로 영화음악의 거장인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의 지휘로, 그가 작곡한 스타워즈, 인디아나존스 등의 주제곡을 LA필(LA Phil)의 연주로 들을 수 있는 날이다!

공연시작 거의 3시간 전에 도착한 이유는... 바로 여기 좋은 자리의 피크닉테이블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였다~ (헐리우드보울 피크닉에 대한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2년전 포스팅을 보시기 바람)이 날은 레드와인과 함께, 작년에 위기주부가 생일선물로 받은 빨간색 광선검! 라이트세이버(lightsaber)도 들고왔다. 그리고 지혜가 입고있는 셔츠에도 다스베이더와 R2-D2가 그려져 있다.^^

아이엠 유어 빠다~ "I am your father"

맥스네 가족이 커다란 초밥셋트와 치킨을 준비해 오셔서,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우리들의 야외피크닉 모습이다.

공연시작을 30분 정도 남겨놓고 저녁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잡으로 올라가는 길인데,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빈 테이블이 우리가 앉았던 곳이다. 검표소를 지나서 처음 나오는 여기 피크닉 사이트에 자리를 잡으려면 여유있게 공연 3시간 전에는 도착을 하셔야 한다.

야외극장으로 들어가는 곳곳에서 이렇게 광선검을 연습하고 있는 어린 파다완(Padawan)들을 볼 수 있었다~^^

3번째로 방문하는 헐리우드보울(Hollywood Bowl) 야외 원형극장의 우리 자리에 앉아서 바라본 무대의 모습인데, 뒤 쪽 언덕 사이로 멀리 헐리우드사인(Hollywood Sign)이 보이는 것이 절묘하다.

모처럼 커플(?) 셀카도 한 번 찍어보고...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인데 크게 보니까 상당히 부담스러움^^)

앞쪽에 서있는 커플은 제다이 복장을 하고 왔는데, 그 왼쪽에 보이는 금발여성의 하얀 원피스 디자인... 클론병사의 얼굴이다! 이외에도 곳곳에서 다스베이더와 클론병사의 복장을 한 사람들은 물론, 최신의 카일로렌(Kylo Ren)과 레이(Rey)의 의상을 입은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1부는 David Newman의 지휘로 여러 영화음악을 영상과 함께 보여주었는데, 특히 마지막 순서로 2013년에 개봉했던 <스타트랙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에서 원시외계행성의 화산폭발을 막는 인트로 장면 전체를 화면과 함께 생음악으로 연주를 했다. 1부가 끝나고 어두워진 하늘에 광선이 비추고,

지혜가 들고있는 아빠의 광선검에도 불을 켜고, 모든 사람들이 그를 맞을 준비를 했다...

정말로 각양각색의 광선검 물결 속에 2부를 지휘할 오늘의 주인공 84세의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등장을 해주신다.


존 윌리엄스가 등장할 때의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얼굴은 이렇게 스크린에 비친 모습으로 흐릿하게 볼 수 밖에는 없었지만 스타워즈, 인디아나존스, E.T.를 포함해서 수 많은 영화음악을 작곡한 전설적인 인물을 직접 보고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이었다.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가 화면에 나오면서, 작년에 개봉했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Star Wars: The Force Awakens의 영화음악 메들리가 시작되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눈 내리는 숲속에서 카일로렌과 레이의 광선검 결투 장면의 동영상이다.


그리고, 마지막 곡으로 전체 스타워즈 시리즈를 대표하는 다스베이더 주제곡(Darth Vader's Theme)인 The Imperial March를 연주하는 동영상인데, 광선검을 준비해 온 모든 관객들이 박자에 맞춰서 라이트세이버를 흔들어서 일종의 경건함(?)마저 느껴졌던 순간이다!

이후로 무려 3번의 기립박수와 앵콜곡이 연주되었는데, 해리포터, 인디아나존스, 그리고 E.T.의 주제곡이 차례로 이어졌다. 작년을 포함해서 중간에 몇 번 빠지기는 했지만, 1980년부터 시작해서 36년째 헐리우드보울에서 자신이 작곡한 스타워즈 주제곡을 지휘하고 있다는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언제까지 여름밤에 그의 모습을 여기서 볼 수 있을까? 내가 또 라이트세이버를 들고 헐리우드보울에 올 수 있을까?



750조각 직소퍼즐(750 Piece Zigsaw Puzzle) "Butterfly Ballet"이사 온 집 전주인의 선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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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서 위기주부의 블로그 포스팅이 뜸했던 이유는... 9월초에 이사를 한 이유가 첫번째지만, 이 것의 영향도 컸다~

이사 온 집의 작은 방 벽장 제일 위에서 발견한 작은 박스! 먼지를 털어내고 보니 750조각 직소퍼즐(750 Piece Zigsaw Puzzle)이었다. 예전부터 이런 것 한 번 맞춰보고 싶었는데... 전주인이 선물로 놔두고 간 걸로 생각하고, 이삿짐 정리가 거의 끝난 후에 맞춰보기 시작했다.

처음 맞추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렇게 매일 한 장씩이라도 찍어놨다면 더 재미있는 포스팅이 됐을 텐데, 아쉽게도 중간에 찍은 사진은 하루 1~2시간씩 씨름해서 거의 일주일쯤 지난 다음인 70% 이상 맞춘 상태의 모습 이 것 뿐이다. 처음에는 지혜가 조금 도와줬고, 이 때부터는 아내가 더 열성적으로 해서... 어제 낮에 내가 없는 사이에 치사하게 혼자 완성을 시켜버렸다!^^

완성된 750피스 직소퍼즐의 그림으로 가로 30줄과 세로 25줄인데, 조각 하나하나의 모양이 굉장히 특이하게 잘 만들어진 제품으로 전체 맞추는데 10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볼 수 있다. Robert Lyn Nelson's Seascapes라고 바닷속 그림인데, 노란 물고기나 갈색 산호초와 뒷 푸른색 배경이 다 비슷비슷해서 정말로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또 그래서 그 만큼 더 재미있었다.

피카소의 <책 읽는 여인> 그림의 프린트가 걸려있던 액자에 딱 맞춰 넣어서, 거실의 화장실 들어가는 쪽 벽에다 이렇게 멋지게 걸어두었다. 그나저나 아내가 나 없을 때 혼자서 완성해서 미안하다고, 다른 더 복잡한 직소퍼즐 하나 선물로 사줄테니 혼자 또 맞추라고 하는데... 사달라고 해야되나?^^



물에 잠긴 또 다른 요세미티, 오셔그네시댐(O'Shaughnessy Dam)과 헤츠헤치(Hetch Hetchy)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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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4백만명 이상의 전세계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그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폭포와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 요세미티밸리를 방문하기 때문에, 여름 성수기에 요세미티밸리는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데... 만약 그런 요세미티밸리가 국립공원 안에 하나 더 있다면?

그 잃어버린 '또 하나의 요세미티밸리'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120번 도로를 따라 공원 북쪽 출입구 밖으로 나가야 한다.

출구를 조금 지나서 나오는 좁은 에버그린로드(Evergreen Rd)로 우회전을 하면, 낮시간 동안만 개방을 한다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헤츠헤치 지역(Hetch Hetchy Area)의 안내판들을 볼 수가 있다.

먼저 숙박시설과 캠핑장 등이 있는 캠프매더(Camp Mather)가 나오는데, 이 곳은 그냥 지나간다고 따로 둘러보지는 못했다. (나중에 나올 때 여기 매점에서 얼음과 맥주를 샀음) 좀 전에 요세미티 북쪽 출구로 나왔으니 여기는 국립공원은 아니고, 계속해서 '상록수길' Evergreen Rd를 따라 우회전해서 좀 더 들어가면,

이렇게 직원이 지키고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입구가 다시 나온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련번호와 주의문이 적힌 출입증을 일일이 나눠주면서 설명을 하게 되는데, 출입증은 나올 때 반드시 반납을 해야 한다. 주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7월 성수기의 오전 11시반 정도에 내가 받은 차량출입증의 일련번호는 29번이었다.

입구 사무소의 벽에 붙여놓은 화이트보드의 그림도 멋있고 해서, 그냥 사진 한 장 찍겠다고 말씀을 드리니까 파크레인저 할아버지가 한 발 물러서서 포즈를 취해주셨다. 사진을 찍을 때도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인 '포스'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사진을 보니 바로 그 엄청난 무공의 소유자인 이 분이셨다!

일본만화 드래곤볼의 무천도사! (정말 닮지 않았나요?^^)

입구를 지나서 숲을 빠져나와 산사면을 따라 만들어 놓은 좁고 꼬불한 길을 조금 달리면 국립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Hetch Hetchy를 대부분은 그냥 '헤치헤치' 또는 '헤치헤취'로 많이 쓰시던데, 위기주부는 '헤츠헤치'로 불러본다~

그리고, 최근에 산불이 발생했던 지역에 들어서면 저 멀리 계곡을 가로막고 있는 댐과 저수지가 보이는데, 바로 물에 잠긴 또 다른 요세미티의 계곡인 헤츠헤치밸리(Hetch Hetchy Valley)이다.

도로는 마지막에 원형의 일방통행으로 바뀌는데, 꿋꿋하게 계속 들어오면 여기 댐과 바로 붙어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다. (구글맵으로 이 곳의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환영간판의 지도를 보면 달걀 모양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짙게 칠한 거의 위쪽 절반이 투올럼니(Tuolumne) 강이 흘러가는 헤츠헤치 수역(Hetch Hetchy Watershed)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강의 제일 상류에 Tioga Pass Rd가 지나는 투올럼니 초원(Tuolumne Meadow)을 빼고는 일반인들이 거의 찾지를 않는 지역들이다. (사진을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시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음)

미국 국립공원 역사상 최악의 실수라는 오셔그네시 댐(O'Shaughnessy Dam)... 1913년 윌슨 대통령의 특별법과 미국 의회의 승인으로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의 계곡에 1923년에 처음 완성 후 1938년에 지금의 130m 높이로 증축이 되었다.

투올럼니 강(Tuolumne River)의 맑은 물을 약 270km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지금도 미국에서 가장 깨끗한 수돗물을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중요한 공급원이란다. 따라서, 이 헤츠헤치 저수지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서 일체의 물놀이가 금지되어 있으며 낮동안만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한 것이다.

지금 댐 위에서 바라본 헤츠헤치 저수지(Hetch Hetchy Reservoir)의 모습이지만, 100여년 전에 댐이 만들어지기 전인...

1908년 헤츠헤치밸리(Hetch Hetchy Valley)의 모습은 이랬다고 한다! 이 곳에 댐을 만드는 법안이 통과된 후에 존뮤어(John Muir)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반대운동을 하고 의회도 실수를 인정했지만, 건설이 강행되어서 이 '또 하나의 요세미티밸리'는 깊이 약 100m의 물 속에 잠겨서 잊혀지게 된 것이다...

Restore Hetch Hetchy단체를 중심으로 댐을 허물고 계곡을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자는 운동이 계속 진행중이지만, 당장 물을 빼고 댐을 없앤다고 해도 지금의 요세미티밸리와 같은 모습으로 되돌아가는데는 100~150년이 걸릴거라고 한다. 즉, 빨라야 저 엄마품에 안긴 아기가 100살은 되어야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 2012년에 샌프란시스코 주민투표에, 2025년까지 다른 식수원을 만들고 2035년에 헤츠헤치 저수지를 비우고 댐을 없애는 방법을 8백만불 예산으로 '일단 연구라도 해보자'는 법안이 상정되었으나 77%의 반대로 부결이 되었다고 함)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의 계곡을 막고있는 이 커다란 콘크리트 댐이 언젠가는 없어지는 날이 올까?"

헤츠헤치밸리를 상징하는 두 개의 폭포가 있는데, 다행히 두 폭포들이 물에 잠기지는 않았다. 왼쪽에 검게 물흐른 자국만 보이는 트위울랄라 폭포(Tueeulala Falls)는 7월이라서 말라버렸고, 가운데 아래쪽 부분의 낙차만 보이는 것이 와파마 폭포(Wapama Falls)인데, 댐의 반대쪽 끝에서 시작되는 터널을 통과하면 왕복 5.5마일의 트레일로 폭포가 떨어지는 곳까지 갔다올 수가 있다.

'잃어버린 세계'의 출입구 같았던 바위를 그대로 뚫어서 만든 터널... 와파마폴 트레일(Wapama Falls Trail)은 다음 편에서 이어진다~^^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해외에서 데이터 고플 땐? 와이드모바일 포켓와이파이의 새 이름 '와이파이도시락' 할인예약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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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에서 인터넷 사용을 위한 가장 편리한 방법은 포켓와이파이(WiFi)인데요, 한국에서 이 분야 1등 기업인 와이드모바일에서 포켓WiFi의 새 이름으로 '와이파이도시락'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아래의 사진을 클릭하시면 와이드모바일의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소개와 함께, 위기주부 블로그를 통해서 전세계 여행지에서 사용 가능한 와이파이도시락을 약 10%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해서 이용하시는 특권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위기주부는 미국 LA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직접 사용기를 올릴 수는 없어서, 대신에 포켓와이파이로 여행지에서 인터넷을 빵빵하게 사용하실 수 있는 분들을 위한 미국여행의 필수 스마트폰 앱 5개를 아래에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구글맵(Google Maps)

지도가 여행의 필수품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요, 예전에는 여행안내서나 실제 종이지도를 들고 다녔다면, 요즘은 그 지도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이 차이입니다. 구글맵은 현재 교통상황에 따른 최적의 운전 경로를 보여주기 때문에 자동차로 여행을 하시는 분들께도 좋지만, 오른쪽 화면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하는 방법과 예상 소요시간까지 정확히 안내해주기 때문에 '뚜벅이' 여행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있는 곳의 주변 맛집이나 여행지 정보들도 아주 편리하게 링크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2.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가장 유명한 '여행도우미' 앱이라고 할 수 있는 트립어드바이저는 각 여행지의 숙박과 음식점, 볼거리 등등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순위에 따라서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특히 실제 해당지역을 여행한 전세계인들의 평점에 의해서 결정되는 인기있는 볼거리들인 "Things to Do"의 순위를 참고하시면, 여행지에서 꼭 가보거나 해봐야 하는 것들을 쉽게 정하실 수 있고, 또 한국의 여행안내서에서는 놓치고 있는 숨은 명소를 찾으실 수도 있답니다.

3. 옐프(Yelp)


​여행에서는 구경도 좋지만,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필수앱은 옐프입니다. 원하는 지역이나 주변의 음식점들을 아주 세분화해서 검색이 가능하고, 이용한 사람들의 평점은 물론이고, 가격대와 영업시간과 메뉴판도 확인이 가능하며 바로 예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리뷰의 갯수가 아주 적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관광지의 레스토랑들은 리뷰가 수백개씩 모여서 순위가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전세계에서 가장 신뢰성이 있는 음식점 평가 사이트로 믿고 이용하셔도 됩니다.

4. 개스버디(GasBuddy)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주요소 가격비교 앱입니다. 터치 한 번으로 주변 주유소들의 현재 가격을 바로 찾아보고, 그 중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지도상에서 바로 찾아갈 수 있는 미국 자동차여행의 필수앱입니다. 오른쪽 캡쳐화면의 지도상에 주유소 상표 아래 표시된 숫자들이 가격인데요, 미국에서 2.59달러라고 하는 것은 1 갤런의 가격으로, 1 갤런(gal)은 약 3.8 리터(ℓ)이므로 현재 1달러를 1,200원이라고 가정하면, 리터당 818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5. 우버(Uber)

미국여행의 마지막 필수앱은 요즘 너무나도 유명한 우버입니다. 위 화면은 LA 한인타운에서 차량을 부르기 위한 모습인데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같은 대도시의 경우에는 맨 아래에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선택할 수 있는데, 가장 저렴하게 많이 이용하는 uberX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목적지를 선택하고 차량을 부르면 가격과 차량의 종류가 표시가 되고, 도착한 차량을 이용해 목적지에 내리면, 회원가입시에 입력한 신용카드에서 자동결재가 되기 때문에 영어를 할 필요도 돈을 꺼낼 필요도 없어서 누구나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따로 운전자에게 팁을 줄 필요도 없음) 최초 회원가입시에는 프로모션코드(promo code)를 입력하면 첫번째 이용시 $15까지 무료탑승도 가능한데요, 필요하시면 위의 'uberchadue'를 입력하시면 됩니다.우버채듀...^^

위기주부 블로그의 위의 링크를 클릭하셔서 와이드모바일 홈페이지로 들어가시면,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 여행지에서 사용가능한 포켓와이파이 '와이파이도시락'을 약 10%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을 하실 수 있습니다.할인예약을 해주신 분들은 아래에 덧글 남겨주시면 따로 감사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헤츠헤치 지역 와파마폭포(Wapama Falls) 트레일과 의 마지막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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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초에 다녀왔던 유니투어의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9박10일여행기의 마지막 편으로, 투어 8일차에 위기주부 혼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외딴 헤츠헤치(Hetch Hetchy) 지역에서 한 트레일과 요세미티밸리 캠핑장의 마지막 밤을 보낸 이야기이다.

(헤츠헤치 지역에 대한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전편을 보시면 됨)오셔그네시댐(O'Shaughnessy Dam) 상부와 바로 연결된 터널을 지나면, 이렇게 의외로 넓은 비포장도로가 헤츠헤치 저수지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만들어져 있다.

헤츠헤치 저수지(Hetch Hetchy Reservoir) 부근의 트레일 지도로 위기주부는 물가를 따라서 잘 만들어진 코스를 따라서 와파마 폭포(Wapama Falls)가 떨어지는 곳까지 다녀왔는데, 왕복거리는 5마일(8km) 정도로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조금 걸어가는데 파크레인저 2명이 도로 바로 옆의 바위 위쪽을 심각하게 쳐다보고 있어서, 뭐가 있나 봤더니...

제법 큰 갈색의 곰이었다! 그런데 채식주의자 곰인지, 나뭇잎을 열심히 뜯어먹고 있다~^^

이렇게 트레일 바로 옆에까지 낮에 내려오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파크레인저도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고있다. 계속 그대로 두는 것 같아서 위기주부는 지나쳐서 계속 걸어갔는데, 잠시 후에 공포탄 소리가 크게 들린 것으로 봐서 산 속으로 쫓아버린 것으로 생각된다.

Lake Eleanor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서 트레일은 호숫가 급경사 바위의 옆면을 따라서 잘 만들어져 있는데, 이렇게 샛파란 맑은 물이 고인 저수지를 보면서 걸을 수가 있다.

50분 정도 걸려서 호숫가 절벽에 멋지게 만들어 놓은 나무다리에 도착을 하면, 목적지인 와파마 폭포(Wapama Falls)의 전체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금 꼭대기부터 보이는 와파마 폭포의 전체 높이는 330m나 되는데, 트레일을 출발한 댐에서는 위쪽 대부분은 바위에 가려서 보이지를 않았던 것이다. 7월초에도 이렇게 많은 폭포수가 흐르는 와파마 폭포는 1년 내내 거의 마르지 않으며, 수량이 많은 경우에는 지금 서있는 다리가 침수되어서 통행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계속해서 돌계단을 지나서 조금 더 걸어가면 이번에는 철제난간의 다리들이 또 나오는데, 여기가 와파마폴 트레일(Wapama Falls Trail)의 끝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맵 지도로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여기서는 폭포의 위쪽은 다시 가려져서 보이지가 않고, 제일 아래쪽의 낙차 60m 정도와 폭포수가 다리 밑으로 흘러서,

저수지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 계곡에 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여기서 또 급류를 만들며 흘러서 저 아래 헤츠헤치밸리(Hetch Hetchy Valley)의 초원을 구불구불 흐르는 투올럼니 강(Tuolumne River)과 합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

다리를 다 지나와서 댐이 있는 쪽으로 돌아 본 모습이다. 그래도 이 '물에 잠긴 또 하나의 요세미티 밸리'를 잊지않고 찾아와서 여기 와파마 폭포까지 트레일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이 지점에서 헤츠헤치 저수지는 오른쪽에 우뚝 서있는 Kolana Rock을 끼고 돌면서 계곡 깊숙히 10km 이상 수면이 이어진다. 저수지 위쪽으로 투올럼니 초원까지 계속 이어지는 협곡은 '요세미티의 그랜드캐년'이라고 할 수 있는 Grand Canyon of the Tuolumne River라고 불린다고 한다.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참가를 위해 한국에서 온 HJ가 공수해온, 2016년 히트상품이라는 오리온 바나나맛 초코파이 3개를 간단한 점심으로 맛있게 먹고는 주차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폭포수 옆에 서서 증명사진도 한 장 남겼는데, 다음에는 수량이 좀 더 많을 때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하루 일정으로 더 안쪽에 있는 란체리아 폭포(Rancheria Falls)까지 갔다오는 것도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

100년 가까이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강물을 막고 있는 오셔그네시댐(O'Shaughnessy Dam)과 그 왼쪽 순환도로에 차를 세워둔 주차장이 보인다. 돌아가는 길에 캠프매더(Camp Mather)에서 맥주와 얼음을 사서는, 다시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요세미티밸리의 캠핑장으로 돌아갔다.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 90km 4박5일동안 매일 10시간 가까이 내 등에 달라붙어 있었던 그레고리(Gregory) 90리터 백팩과 노란색 2인용 텐트를... 트레일을 모두 끝내고 요세미티 캠핑장에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잠시 후에 유니투어 홍사장님과 HJ가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 꼭대기까지의 하이킹을 가볍게! 6시간만에 아주 가볍게 마치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며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최후의 만찬은 자동차 트렁크에서 5일동안 숙성된(?) 김치로 만든 김치찌게... 정말 맛있었다!^^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투어의 마지막 캠핑을 밝히는 캠프파이어~ 내일은 홍사장님과 HJ는 일정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관광을 계속하고, 위기주부는 혼자 먼저 LA로 버스를 타고 돌아간다.

으리으리한 캠핑카들이 즐비한 요세미티밸리의 오토캠핑장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백패킹 장비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또 다시 등장한 소세지 돌판구이! 위기주부의 미국에서의 첫번째 백패킹은 요세미티 Upper Pines Campground에서 이렇게 '불타는 소세지'와 함께 끝났다~

다음 날 오전에 우리 일행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서쪽 출구로 나와서는, 여기 99번 도로가 지나는 머세드(Merced)의 그레이하운드 터미널... 쉽게 말해서 시외버스 정류소에 도착을 했다.

미국에 와서 처음 타본 그레이하운드(Greyhound) 시외버스인데, 깔끔한 외관과 달리 내부의 상태는 역시 소문대로 별로였다. 무엇보다도 오전 11시에 출발해서 중간에 다른 작은 도시의 정류소들을 다 거쳐서, 예정보다 1시간 이상 지연된 저녁 7시가 넘어서 LA 다운타운에 있는 터미널에 도착을 했었다.

버스 차창밖으로 보이는 LA 다운타운... 약 일주일동안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몸과 마음이 정화되어서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 끝 -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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